[동아리 체험] 영혼을 치유할 한 줄기 리듬_피아노 Forte
[동아리 체험] 영혼을 치유할 한 줄기 리듬_피아노 Forte
  • 김수영 기자
  • 승인 2016.04.12 17:2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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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말할 수 없는 비밀’은 내 마음 한켠 피아노에 대한 동경을 키웠다. 영화 속 수많은 클래식, 그 중에도 남녀 주인공의 사랑을 이어주는 메인 테마곡 Secret을 연주해 보고 싶었다. 피아노 치는 남자의 모습이 저렇게 멋있을 수 있을까? 생각하며 나도 그러하고 싶었다. 그런데 오늘 아무나 그렇지는 않다는 걸 깨달았다.

 

동방은 없어도 피아노는 있다! 
 작년 10월 만들어진 동아리의 짧은 역사에 현재 ‘피아노 포르테’는 총동아리 연합회에 가등록된 상태이다. 이에 아직까지 마음 놓고 연습할 수 있는 장소하나, 동아리방 하나 없다는 슬픈 현실이다. 그렇다고 무시하면 섭하다. 동아리원들의 사비로 구입한 디지털 피아노 2대가 치고자하는 그들의 욕구를 해소시켜 준다. 이근영(제어자동화공학부·15) 회장은 “입학 전 벌었던 자금을 투자해 디지털 피아노 1대를 구입하였고, 다른 하나는 마침 한 친구의 국가장학금 수령으로 구입하게 되었다”고 설명했다. 그들은 매주 월요일 7시, 어울림관 4층 음악감상실에 모인다. 이 뿐아니라 학교 피아노가 있는 국제대학관 101강의실에 수업이 없는 시간때 함께 모여 자유롭게 연주하며 실력을 키워 나가고 있다.

 

▲ 동방이 없는 현실에 고된 디지털 피아노의 운반과 수고로움
장르 불문의 장인들이 기다리는 곳
 동아리의 첫 시작은 ‘학반모’였다. 중리 모 학원의 열약한 환경에 반기를 든 모임에서 출발한 그들은 학내에서 자유롭게 연주하며 활동하기를 원했다. 이렇게 시작한 동아리는 현재 40명이 활동하고 있다. 조현정(건설공학과·15)학생은 “본래 피아노를 배웠었는데, 그간 자취 및 기숙사 생활로 통학할 때를 제외하고는 피아노를 칠 수 있는 기회가 없었다”며 “동아리 활동으로 언제든지 피아노를 연주할 수 있는 기회가 생겼다”고 말했다.
 많은 학생들이 모인 만큼 갖가지 장르의 피아노 장인들이 신입 동아리원을 기다리고 있다. ‘월광’, ‘Kiss the Rain’, ‘금요일에 만나요’의 클래식, 뉴에이지, 가요 등 익히 우리의 귀에 익은 멜로디를 손쉽게 배워 볼 수 있다.

 

좌, 우의 복잡한 계산 속 삑사리
 처음 피아노 앞에 앉은 기자에게 브라이언 크레인의 Butterfly Waltz 악보가 놓여졌다. 바로 입문자를 위한 첫 악보인 셈이다. 악보를 보는법, 음악에 대한 지식이 전혀 없었기에 음표는 소위 말하는 콩나물 줄기의 나열이었다. 결국 계이름이 한자, 한자 적힌 악보를 손에 쥐고서야 연습을 시작했다. 우선 왼손 반주가 손에 익을 무렵, 오른손 반주의 적응훈련도 뒤를 이었다. 줄곧 익혀간 개별 연주에 힘입어 시작한 양손 연주는 한마디를 채 넘기지 못하고 뒤엉켰다. 꼬이는 손가락 만큼이나 마음도 급해져 간다. 좌, 우의 복잡한 계산 속 삑사리에 기죽으랴? 기어코 만들어낸 양손 연주의 조화는 익히 들어봤던 리듬을 만들고 있었다. 피아노라는 악기의 매력이 바로 조화되는 하나의 음을 만들며 연주자 스스로가 느끼는 만족에 있지 않을까? 라는 생각이 들었다.

 

▲입문자용 Butterfly waltz를 한음, 한음 따라 연주하는 기자

길다고 전부는 아니다

▲ 합주는 또 다른 재미를 선사해준다

 ‘피아노를 잘 치기위해선 손가락이 길어야 한다’는 말을 자주 들었다. 그렇기에 짧기로 둘째가면 서러울 기자의 손에 잘 할 수 있을까? 하는 의구심도 들었다. 그러나 길고 짧음은 대봐야 했던가? 동아리원들의 연신 끊이지 않는 칭찬에 몸을 맡겼다.(사실 과도할 정도의 칭찬을 받은 터라 그 어느 동아리체험 보다도 글을 잘 쓰려고 한다)
 손동우(항해학부·13) 부회장은 “자세와 호흡이 피아노의 기본이라 생각한다”며 “음을 누르는 것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소리를 듣는 것이 중요하다”고 이야기 한다. 또한 최한세(해운경영학부·15)학생은 “연주하고자 하는 음악을 자주 반복해서 듣는 것이 무엇보다도 큰 도움이 된다”고 조언했다. 마지막으로 이근영 회장은 “학교생활에 활력을 불어 넣어 주고, 지쳐가는 영혼을 치유할 수 있는 무언가를 찾고 있다면 피아노를 권하고 싶다”며 “이렇듯 피아노를 통해 느꼈던 고마운 위로와 벅찼던 감동을 다른 학생들도 함께 경험했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앞으로도 멈추지 않는 ‘피아노 포르테’의 힘찬 연주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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