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교재 그 진부함의 가치에 대하여
매년 새 학기가 시작하면 바쁜 일상이 시작된다. 학사일정은 빠르게 돌아가고 학생과 교수는 새로 짠 시간표에 맞춰 수업가기에 바쁘다. 그리고 또 한 가지 대학 내 서점은 책을 사기위해 몰려든 학생들로 몇 주 동안이나 북적인다. 전공교재 한 권 두 권 다 합쳐서 네 권. 이번 학기 기자가 산 교재는 총 네 권으로 다 합해서 10만 4천원을 지불했다. 필요에 의해 구매했지만 비싼 건 비싼 거다. 그럼에도 대학생과 교재를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로 보는 시각이 사회전반에 걸쳐 있다. 우리대학 구성원들은 과연 어떻게 생각할까
빌북(BilBook),
대학교재를 공동으로 소유하다.
_ 지난해 4월 대학내일 20대연구소가 대학생 364명을 대상으로 전공서적 이용실태를 조사한 결과 그들은 한 학기에 평균 6.4권의 전공서적을 사고 이에 9만4천원을 썼다. 그들 중 83.5%는 "책값이 비싸다"고 답했다. 응답자들이 ‘비싸다’고 답한 이유는 가격 자체가 부담되기도 하지만 책 한 권을 다 보지도 못하고 한 학기를 마치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학생들은 책을 구매하기보단 인쇄실로 찾아가 단체로 제본하기도 한다.
_ 이러한 대학생들의 고충을 반영하여 대학교재에 공유경제를 접목시킨 빌북이 최근 이슈화되고 있다. 빌북은 학생들이 안 쓰는 교재를 맡기면, 이를 필요한 학생에게 대여해주고 수익금을 공유하는 서비스이다. 올해 첫 시작으로 현재 전국에서 서비스가 이루어지고 있다. 서울 소재 사립대학에 재학 중인 한 경영학과 학생은 "빌북 서비스로 한 학기만 듣는 교양과목 교재를 빌렸는데 원래 가격보다 훨씬 싸게 책을 얻을 수 있었고 책 상태도 매우 깨끗했다"고 말했다. 또한 몇 년 전부터 시작된 교수들의 원론형 교재저작권 기부운동인 빅북(Big Book) 운동도 전국적으로 바람을 타고 있다.
_ 이렇듯 굳이 ‘내 교재’를 소유할 필요까진 없다는 가치관이 점점 확산되고 있다. 물론 비용의 문제가 첫 번째 이유겠지만 비용의 문제만이 유일한 이유인 건 아닐 것이다. 대학생들에게 과연 교재가 꼭 필요할까
대학교재를 공동으로 소유하다.
_ 지난해 4월 대학내일 20대연구소가 대학생 364명을 대상으로 전공서적 이용실태를 조사한 결과 그들은 한 학기에 평균 6.4권의 전공서적을 사고 이에 9만4천원을 썼다. 그들 중 83.5%는 "책값이 비싸다"고 답했다. 응답자들이 ‘비싸다’고 답한 이유는 가격 자체가 부담되기도 하지만 책 한 권을 다 보지도 못하고 한 학기를 마치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학생들은 책을 구매하기보단 인쇄실로 찾아가 단체로 제본하기도 한다.
_ 이러한 대학생들의 고충을 반영하여 대학교재에 공유경제를 접목시킨 빌북이 최근 이슈화되고 있다. 빌북은 학생들이 안 쓰는 교재를 맡기면, 이를 필요한 학생에게 대여해주고 수익금을 공유하는 서비스이다. 올해 첫 시작으로 현재 전국에서 서비스가 이루어지고 있다. 서울 소재 사립대학에 재학 중인 한 경영학과 학생은 "빌북 서비스로 한 학기만 듣는 교양과목 교재를 빌렸는데 원래 가격보다 훨씬 싸게 책을 얻을 수 있었고 책 상태도 매우 깨끗했다"고 말했다. 또한 몇 년 전부터 시작된 교수들의 원론형 교재저작권 기부운동인 빅북(Big Book) 운동도 전국적으로 바람을 타고 있다.
_ 이렇듯 굳이 ‘내 교재’를 소유할 필요까진 없다는 가치관이 점점 확산되고 있다. 물론 비용의 문제가 첫 번째 이유겠지만 비용의 문제만이 유일한 이유인 건 아닐 것이다. 대학생들에게 과연 교재가 꼭 필요할까
모든 수업에 교재가 필요할까
_ <시사경제영어>를 강의하는 우리대학 신학승 교수(국제무역경제학부)는 수업에 교재를 들고 오지 않는다. 학생들도 마찬가지. 대신 스승과 제자 모두 5편에서 10편 분량의 영문 경제 기사를 출력해온다. 이는 기사를 보며 기존의 경제지식을 적용해보고 빠르게 변화하는 현장을 시시각각으로 파악하기 위해서다. 또한 실무에선 어떤 영어를 쓰는지도 함께 배울 수 있다. 이 강의를 수강하는 서제민(국제무역경제학부·10) 학생은 “학문적인 성격보다는 현실성이 강해 실제 현장에서 어떻게 일들이 진행되는지 알 수 있다”며 “취업을 앞둔 학생에게는 유용한 것 같다”고 전했다. 수업 컨텐츠가 경제 신문인 것에 그는 “실용적인 것 같고 만약 수업 컨텐츠가 교재였다면 지나치게 학문적인 과목이 되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신학승 교수는 “빠르게 변화하는 경제 분야를 반영하기 힘들다는 점 때문에 교재가 아닌 신문으로 수업을 하게 되었다”며 “전공필수가 아닌 전공선택 수업에서 기초지식을 배우는 것보다 한 단계 더 나아가서 적용을 하는 수업이 있고 이러한 수업의 경우 대학 교재보다 얼마든지 더 좋은 수업 컨텐츠가 있을 수 있다”고 전했다. 또한 <전파전자항해학>을 강의하는 채양범 교수(해사수송과학부)도 학생들에게 책을 사게 하지 않는다. 그는 “학문적으로 파고들어야 하는 분야는 교재가 꼭 필요하지만 전파항해와 천문항해의 경우 이론보단 실제 현장에서 ‘안전한 항해’를 하기 위한 실무를 중요시한다”며 “때문에 교재로 수업하지 않고 따로 자료를 만들어 필요한 부분 위주로 수업을 한다”고 말했다. 교재가 아닌 다른 수업 컨텐츠로 더 좋은 강의를 만들 수 있다면 반드시 ‘책’일 필요는 없다는 것이다.
_ <시사경제영어>를 강의하는 우리대학 신학승 교수(국제무역경제학부)는 수업에 교재를 들고 오지 않는다. 학생들도 마찬가지. 대신 스승과 제자 모두 5편에서 10편 분량의 영문 경제 기사를 출력해온다. 이는 기사를 보며 기존의 경제지식을 적용해보고 빠르게 변화하는 현장을 시시각각으로 파악하기 위해서다. 또한 실무에선 어떤 영어를 쓰는지도 함께 배울 수 있다. 이 강의를 수강하는 서제민(국제무역경제학부·10) 학생은 “학문적인 성격보다는 현실성이 강해 실제 현장에서 어떻게 일들이 진행되는지 알 수 있다”며 “취업을 앞둔 학생에게는 유용한 것 같다”고 전했다. 수업 컨텐츠가 경제 신문인 것에 그는 “실용적인 것 같고 만약 수업 컨텐츠가 교재였다면 지나치게 학문적인 과목이 되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신학승 교수는 “빠르게 변화하는 경제 분야를 반영하기 힘들다는 점 때문에 교재가 아닌 신문으로 수업을 하게 되었다”며 “전공필수가 아닌 전공선택 수업에서 기초지식을 배우는 것보다 한 단계 더 나아가서 적용을 하는 수업이 있고 이러한 수업의 경우 대학 교재보다 얼마든지 더 좋은 수업 컨텐츠가 있을 수 있다”고 전했다. 또한 <전파전자항해학>을 강의하는 채양범 교수(해사수송과학부)도 학생들에게 책을 사게 하지 않는다. 그는 “학문적으로 파고들어야 하는 분야는 교재가 꼭 필요하지만 전파항해와 천문항해의 경우 이론보단 실제 현장에서 ‘안전한 항해’를 하기 위한 실무를 중요시한다”며 “때문에 교재로 수업하지 않고 따로 자료를 만들어 필요한 부분 위주로 수업을 한다”고 말했다. 교재가 아닌 다른 수업 컨텐츠로 더 좋은 강의를 만들 수 있다면 반드시 ‘책’일 필요는 없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대학교재가 우리 앞에 존재하는 이유는
_ 많은 학생들이 매 학기마다 대학교재를 구매하는 것을 부담스러워한다. 하지만 전공서적만큼은 물려받거나 도서관에서 책을 빌리거나 보수동 책방골목에서 책을 찾는 등 어려운 경로를 통해서라도 교재를 마련하려는 학생들이 대부분이다. 국제무역경제학부에 재학 중인 새내기 A학생은 “가끔 수업을 집중해서 잘 들었는데 내용이 이해가지 않을 때가 있다”며 “그땐 책을 통해 교수님이 설명하지 않은 부분까지 읽는 데 그러면 맥락이 잡히고 이해할 수 있다”고 전했다. 이처럼 전공서적은 수업의 이해를 돕는 역할을 하지만 보다 중요한 것은, 특히 전공서적과 같은 경우, 어떤 수업이라도 그 근본은 교재에 뿌리를 두고 있기 때문이다.
_ 항해학부의 한 부교수는 교재를 사는 것을 학생 자율에 맡겼고 PPT로 수업을 진행한다. 그는 “결국은 PPT 자료도 교재를 토대로 만든 것이다”며 “설명을 쉽게 하기 위해 따로 수업자료를 제작하였지만 교재 없이 공부해서는 시험은 잘 볼지 몰라도 그 이상의 수준에는 도달할 수 없다”며 대학교재는 반드시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기관공학부 이재현 교수는 “과목의 특징에 따라 교재가 필요한 수업이 있고 필요 없는 수업이 있겠지만 적어도 대학에 공부를 하기 위해 왔다면 교재를 사지 않고선 목적을 이룰 수 없다”며 “대학교재는 중고등학교 때 보던 교과서가 아니다. 공학과 관련된 전공서적은 지금도 내 서재에 꽂혀있을 만큼 평생토록 읽는 책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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