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파헤치기] 총여학생회, 존폐 논란
[이슈파헤치기] 총여학생회, 존폐 논란
  • 김효진 기자
  • 승인 2016.04.13 20:0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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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총여학생회, 저 마음에 안들죠?

_ 1980년대 대학가에 사회운동 바람이 불면서 하나둘 자리 잡기 시작했던 총여학생회, 하지만 지금은 다시 하나둘 자취를 감추고 있다. 지난 306호 해대리서치 우리대학 학우를 대상으로 한 설문에서는 무려 66%가 총여학생회의 폐지를 지지한다고 답했다. 그 이유에 대해 학우들은 ‘특정 성별을 위한 학생회가 존재한다는 것 자체가 차별’, ‘반성폭력운동과 같은 것들은 여성국 산하에서도 충분히 해결 가능’ 등 총여학생회의 역할에 대한 의문이었다. 또한 학내에 총여학생회 존폐의 문제가 아닌 후보자가 나오지 않는 이유와, 그 이유에 대한 해결책이 우선이라는 의견도 적지 않다. 가장 큰 문제로 총여학생회가 여학생들만의 리그라는 인식과 동시에 대학사회 내에서 총여학생회를 향한 시선이 부정적으로 이어져 설 자리는 점차 줄어들고 있는 실정이다.

 

 

 

 벌써 3년째 이 자리는 공석인girl


_ 우리대학에서 총여학생회가 공석인지도 벌써 3년째다. 13년도 총여학생회 ‘LadyFirst’를 마지막으로 후보자가 나오지 않으면서 자연스레 총여학생회의 자리가 불투명해지고 있다. 심지어 신입생들은 총여학생회의 존재 여부까지 모르는 지경에 이르렀다. 이전까지 진행해온 총여학생회의 대표적 사업은 ▲매달 여학생을 위한 이벤트 진행 ▲SNS 개설을 통한 여학우들과의 소통 ▲여학생 휴게실 물품구비 ▲여자화장실 위생관리 등의 역할로 일방적인 여학생 복지에 가깝다는 평을 면치 못하고 있다. 반면 타대학의 경우 자궁경부암 단체 접종이나 여성용품의 공동구매, 혹은 자궁경부암, 성 문제 제대로 알기 등의 활동으로 긍정적으로 평가받는 경우도 있다.

 

 

 

 

 "총여학생회 존폐 논란 의 재구성"

 

 

 ☞ “총여학생회가 없다고 해서, 여학생들의 의견이 묵살된 적이 있나?”

_ 14년도부터 부득이하게 총학생회 산하의 여성국이 총여학생회의 업무를 맡고 있지만 딱히 총여학생회의 부재로 문제가 생기지 않았다. 부재한 지도 벌써 3년 이라니, 이미 기억 저편에 희미해졌을 뿐더러 학우들이 필요성을 느끼지 않는 기구가 가치가 있는지 묻고 싶다.

└ Re : 여성국이 총여학생회의 역할을 모두 커버할 수 있다고 확신할 수 있는가?
└ Re : 여성만을 대변하는 자치기구는 이미 힘을 잃었다. 여성은 더 이상 약자가 아니다.

 

 

 

 ☞ “총여학생회 폐지는 아직 섣부른 이야기, 대학 내 성문제 여전히 심각해”

_ 총여학생회가 폐지되어야 한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의 전제 조건은 ‘대학 내 성평등이 이루어졌다’는 것이다. 과연 그렇게 생각하는가? 국가인권위원회가 2012년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전국 280개 대학당 성범죄 발생 건수는 09년도 평균 0.6건에서 10년도 0.8건, 11년도 1.2건으로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대학 내 성문제 발생 빈도는 옛날과 비교해 전혀 줄지 않고 있다. 생각하는 것 이상으로 성문제는 전혀 나아지고 있지 않으며 이런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 별도의 기구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또한 자궁경부암주사 같은 경우, 남녀를 가리지 않고 모두 접종을 해야만 예방할 수 있다고 들었다. 오히려 남성의 성기를 통해 감염되는 경우가 더 많은데, 총여학생회가 이런 캠페인 활동을 통해 대학 내 성에 대한 인식을 바꾸는 일을 하는 기구라고 생각한다. 총여학생회의 폐지는 아직 두고봐야 할 일이다.

└ Re : 여러 성평등 캠페인을 이끌 수 있다는 것 인정한다. 하지만 총여학생회만이 할 수 있는 일인지는 의문이다.

 

 

 ☞ “총여학생회의 존재 자체가 성불평등의 징표가 될 수 있다”

_ 여학우만을 위한 기구라는 것 자체가 구시대적 발상이다. 여성만을 대변하는 자치기구는 이미 힘을 잃었다. 여성은 더 이상 약자가 아니다. 그런 식으로 따지자면 총여학생회가 있는 것 처럼 많은 소수자들을 위한 자치기구가 필요하다는 셈이다. 이것은 또 다른 역차별의 예가 아닌가 생각한다. 중앙대의 경우 전학대회를 통해 총여학생회를 폐지한 뒤 총학생회 산하에 ‘성평등위원회’를 만들었다. 오히려 총여학생회가 아닌 성평등위원회로 활동했을 때 학생들의 반응이 더 좋았다고 들었다. 다른 대학도 마찬가지로 총여학생회의 후보가 나오지 않는다는 것은, 그만큼 시대적 흐름이 총여학생회가 폐지되는 분위기가 충분히 만들어졌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 “여학생들만의 총여학생회가 된 것이 지금의 논란을 만든 가장 큰 이유,
       하지만 총여학생회가 변한다면 아직 가능성 있어”

_ 총여학생회 존폐 이전에 가장 큰 문제는, 지금의 총여학생회가 정체성을 잃었다는 것이다. 이름처럼 여학우만을 위한 자치기구라는 느낌이 강하지만, 본디 총여학생회의 역할은 여학우들뿐 아니라, 모두가 평등하다는 인권 보호의 개념이 담긴 학생회라고 생각한다. 시간이 지나면서 여학우에 의해, 여학우를 위한, 여학우만의 총여학생회가 된 점이 아쉽다. 총여학생회의 ‘여’는, 여자 여(女)가 아니라 같을 여(如)이다. 그렇기에 여학생들만을 위한 지금의 총여학생회의 역할과 내세운 공약들이 아쉽게 느껴진다. 총여학생회도 변할 필요가 있다. 여학생들의 복지를 위한 누구나 할 수 있는 공약이 아니라, 대학사회 전체적인 성 문제·인권 문제에 발 벗고 나서는 모습으로 변한다면 아직까지는 총여학생회의 행보를 지켜볼만하다 생각한다.

└ Re : 뜻은 좋지만, 총여학생회라는 이름 자체가 오해의 소지가 크다고 생각한다. 자치기구의 이름을 다르게 바꿔보는 것도 역할 쇄신에 있어 좋은 방법인 것 같다.-

 

 

 

 

 그래서, 앞으로 총여학생회의 행방은 어디로?

_ 16년도 자치기구선거에서도, 재보궐 선거에서도 총여학생회 후보가 나오지 않으면서 올해 역시나 총여학생회의 행방이 묘연해졌다. 총학생회에서는 이번 전학대회에서 총여학생회에 대한 안건을 상정하고 전학대회 결과에 따라 총여학생회의 존폐 여부가 결정할 예정이다. 지금처럼 이름뿐인 총여학생회를 유지하든, 총여학생회가 폐지되든 씁쓸함이 남는다. 그것은 어쩔 수 없는 총여학생회의 위기에 대한 시대적 흐름 때문일 것이다. 총여학생회가 올바른 자리를 찾아가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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