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혼저옵서예, 자유로운 너
[사회] 혼저옵서예, 자유로운 너
  • 해양대신문사
  • 승인 2016.06.03 2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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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즈음 혼자인 ‘나’는 편하다


_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전체 가구 중 1인 가구가 차지하는 비중이 26.5%이며, 2035년에는 34.3%까지 증가할 전망이다. 이른바 ‘혼족’, 즉 나홀로족의 시대가 도래하고 있다. 1인 가구가 신흥 소비자층으로 떠오름에 따라 국내 유통업계들도 1인 가구 중심의 생활패턴에 맞춰 실속형 제품개발에 노력하면서 관련 유통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다. 주로 원룸이나 좁은 단칸방에서 살아야 했던 혼족들의 늘어나는 요구에 따라 생겨난 맞춤형 싱글주택과 1인을 위한 식당, 미용실, 노래방에 각양각색의 도시락까지. 이렇듯 지금 사회는 점차 ‘혼자’도 편해지는 사회로 향해가고 있다.

혼자 뭐 하세요?
_ 혼자 있으면 주로 무엇을 할까. 혼자 집에서 영화를 보거나 텔레비전을 보는 모습은 이제는 일상이 되었다. 좋아하는 만화를 보고 혼자 온라인 쇼핑을 즐기고 책을 읽는 등 나 홀로 시간을 보낼 때에는 꼭 누군가가 곁에 있어야 할 필요가 없다. 때때로 장소는 카페나 도서관, 심심할 때는 혼자 걷기 좋은 명소를 찾아 시간을 보낸다. 우리대학 전현우(기계공학부·13)학생은 “혼자서는 주로 영화를 보거나 페이스북 등을 한다"며 “남는 시간에는 주로 잠을 잔다”고 한다.
_ 하지만 이것도 옛말이다. 이제 혼족은 방구석에 틀어박힌 집순이의 대명사가 아니다. 직장인 김민수씨(31)는 “업무상 다른 직원들과 점심시간이 달라 혼자 밥을 먹을 때가 많다”며 “혼자 영화관에 가거나 밥을 먹을 때면 따로 약속잡지 않아도 되고 자유롭게 일정을 짤 수 있다”고 말한다. 이렇듯 내 할 일도 많고 누군가와 시간 맞추기도 어려운 요즘 더 이상 혼자서 시간을 보내는 것은 이상한 일이 아니게 되었다. 이에 방안에서만 혼자의 시간을 보냈던 이전과는 달리 점점 혼자서 하는 활동무대의 스펙트럼도 넓어지고 있다.

 

점차 1인 활동의 범위나 종류가 다양해지고 있는 요즘,
서울, 대전 등 여러 지역에서는 1인을 위한 장소가 생겨나고 있다.
그렇다면 부산은? 부산에는 어디 혼자 밥도 먹고 문화생활 할 만한 곳, 없을까?

든든한 혼밥 한상

▲ 나홀로 즐긴다는 표현이 인상적인 서면 ‘우미*’

_ 보통 혼자가 되면 무엇을 먹을까? 주로 집에서 라면을 끓여 먹거나 편의점에서 도시락을 사 먹지는 않는가? 우리대학 김운형(조선기자재공학부·13)학생은 “자취 시절 매일 한 두번씩 꼭 도시락을 먹었었다”며 “혼자 무언가 해먹기 번거로운데 도시락은 재료를 사오고 설거지하는 시간도 들지 않고 간편해서 자주 찾았다”고 한다. 이렇듯 혼자가 되면 인스턴트 음식으로 간단하게만 끼니를 해결하는 경우가 많다. 그렇다고 음식점에 혼자 가기엔 다른 사람들의 눈치가 보인다. 이른바 혼밥 레벨이 수준급인 당신이라면 어디서나 먹을 수 있겠지만 아직 혼자가 익숙지 않은 이들은 고기 한 번 혼자 먹기 힘들다. 하지만 최근 부산에서도 혼밥을 위한 식당이 점점 생겨 나고 있다. 남천동에 위치한 ‘우미*’나 1인 전용석이 있는 북구의 ‘면*움’, 부산대 인근의 ‘코*루’와 같은 음식점이 생겼다. 이 밖에 1인용 한식이 쟁반에 정갈히 담겨 나오는 ‘집*이 *다’도 있다. 이제는 주변 눈치 없이 혼자서도 고기, 밀면과 같은 제대로 된 음식을 먹을 수 있는 것이다.

 

귀가 즐거운 어쿠스틱 공연, ‘혼자’ 보러 오세요~

▲ 공연자의 노래를 경청하고 있는 여러 혼객

_ 한편 부산에서는 매 두 달에 한 번 혼객을 위한 맞춤형 공연이 열린다. 이름도 대놓고 혼자 보는 공연(이하 혼공)인 이곳은 부산의 숨겨진 가치를 알 수 있도록 매번 장소가 바뀐다. 작년에 처음 선보인 ‘혼공’은 1년간 장전, 남포동, 수영 등지에서 5번의 공연을 성공리에 마쳤다. ‘혼공’의 청년 기획자 이대한, 노현애씨는 “가끔 혼자 어쿠스틱 공연을 보고 싶거나 남는 시간을 보내고 싶을 때 혼자 부담 없이 공연을 보러 왔으면 좋겠다”고 말한다. 혼자서 어떤 것도 하기 힘든 것에 의문을 품고 혼공을 기획하는 데에까지 이르게 되었다는 그들은 “혼공이 ‘혼자’서도 당당히 밥도 먹고 공연도 볼 수 있는 시발점이 되었으면 한다”고 이야기한다. 인테리어도 아기자기하고 저마다의 스타일대로 음악을 즐기는 다른 혼객이 있어 혼자 오기 부담스럽지 않다. 평소 혼자 공연을 보기 어려웠다면 7월 중에 열리는 6번째 공연을 찾아보는 것은 어떨까?

 

더 나은 ‘혼자’도 편한 사회로

_ 요즈음 떠오르고 있는 핫이슈인 만큼 어느 때보다 혼자에 대한 관심은 넘쳐난다. 곳곳에도 혼자=아싸, 사회부적응자로 보던 이전과는 달리 혼자인 것을 인정해주는 분위기다. 혼자를 보는 인식이 변하는 게 느껴지냐는 질문에 직장인 한지윤씨는 “혼자 밥먹는 사람들을 보면 그냥 ‘밥 먹는가보다’에 이어 ‘어떤 때는 대단해 보이기까지 한다’”며 “더 이상 외로워 보이거나 친구 없는 사람으로 보지 않는다”고 답했다. 그러나 우리대학 김대성 외래교수(동아시아학과)는 "예전보다 혼자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많아진 것은 사실이다"고 말했다. 덧붙여 "하지만 '왜 혼자면 안되는가'를 설명할 사회적 논의가 이루어지지 않았다"며 혼자에 대한 성숙한 인식으로의 개선의 필요성을 언급했다.

▲ 화기애애한 사람들에 비해 대조적인 분위기의 혼밥족

_ 사실 인식이 변해가고 있다고는 하지만 아직까지도 혼자가 꺼려지는 것은 사실이다. 우리대학 김효영(해운경영학부·16)학생은 “혼자란 말을 들으면 외로워 보인다는 생각이 든다”며 “제일 먼저 혼자 밥을 먹는 모습이 떠오르기 때문이다”고 말했다. 아직은 부족한 혼자에 대한 인식을 고쳐나가는 것은 앞으로도 계속될 1인 가구의 증가에 따라 사회가 풀어야 할 중요한 숙제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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