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리 체험] 카리스
[동아리 체험] 카리스
  • 장민주 수습기자
  • 승인 2016.06.17 1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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_ 예솜관 계단을 한 계단씩 오를 때마다 정겨운 수다소리가 들려왔다. 왠지 이 소리를 따라가면 그들이 있을 것 같다는 직감이 드는 순간, 문 앞에 도착했다. 떨리는 마음으로 문을 열자, 활짝 핀 웃음으로 기자를 반겨주는 그들. 아름다운 목소리로 하나님을 찬양하는 해상선교 여성 중창단 카리스다.

식탐과 미모만 있다면 언제든, 누구든 환영!
_ 여성 동아리라는 편견 때문이었을까? ‘여자여자’할 것 같았던 기자의 예상과는 달리, 그들은 오히려 편한 체육복 차림과 수수한 민낯이었다. 처음의 낯가림도 잠시, 격 없이 편한 대화가 오갔다. 카리스에 들어가기 위한 조건을 묻는 기자의 질문에, “미모와 식탐만 갖춘다면 누구든 환영한다”고 설명했다. 한 학생이 “잘 먹으면 돼요! 선배님들이 시켜주신 거 남기지 말고 다 먹기만 하면 이쁨 받아요”라고 말하자, 다른 학생은 “보다 시피 모두 외모를 보고 뽑았다”며 너스레를 놓았다. 또한 “함께 찬양하고 싶은 한국해양대학교 여학생이라면 누구에게나 열린 동아리이다”고 덧붙여 말했다.

△ 졸업하신 선배님의 축가를 부르고 있는 카리스


바다에서 선교를 외치다
_ 기독교 동아리다보니 모여서 찬양하고 예배하는 것이 주된 활동이다. 뿐만 아니라 ‘해양대’라는 특수성을 반영해 직접 방선사역까지 나선다. 방선사역이란 부산 신항에 정박한 배에 승선하여 외국인 선원들과 함께 찬양하고, 이국땅에서 외로움을 겪는 그들의 마음을 어루만져주는 활동이다. 영어가 미숙해 깊은 대화를 나누기에는 어려움이 있지만, 생활 속에서 음악의 힘이 크다고 하지 않는가? 함께 ‘still’이라는 외국 찬양을 부를 때면 말은 잘 통하지 않아도 눈빛과 표정만으로도 상호 교감이 되는걸 느낀다. 또한 외국인 선원들은 본인의 쉬는 시간을 어렵게 쪼개서 만나 준 것임에도, 돌아가는 그들로 “Thank you”라는 인사를 받을 때면 짧은 인사말임에도 그 의미는 상당하다.

 

△ 화음의 아름다움이 느껴진다

하모니, 함께하는 감동
_ 장난도 잠시, 찬양이 시작되자 차분해진 분위기에 압도되었다. 기독교 동아리답게 찬송가를 주로 불렀으나 무교인 기자에게도 부담 없는 발라드 같은 느낌으로 다가왔다. 그들이 한 학기 동안 연습하고 있다는 ‘주님과 같이’, ‘When you believe’, ‘누구도 부인 못해’, ‘예수를 위하여’와 같은 노래를 한 곡 한 곡 불러나갔다. 식탐과 미모만 있으면 언제든 환영이라더니, 실력은 기본이라서 언급하지 않았나 보다. 모두가 각자의 목소리를 내지만 튀는 사람은 전혀 없었다. 오히려 제 역할을 다 해내며 깨끗한 음색들이 모아져 화음이 나뉘는 순간 더 풍요로워진 소리가 기자의 귀를 감싸왔다. 서로의 음을 따라가거나 간섭하는 순간 화음이 흐트러져 버리듯 상대를 나에게 맞추기 보다는 다름을 인정하는 것. 서로를 이해하며 함께 걸어가는 것이 진정 아름다운 삶이 아닐까 생각하며 기자도 조심스레 화음에 목소리를 얹었다.

△ 동아리방에서 연습 중인 카리스

 

여자들만의 끈끈한 정
_ 연습이 어느 정도 마무리되자 카리스의 OB, 온누리(해양플랜트 운영학과·11)씨가 동아리방을 찾아왔다. “후배들에게 치킨도 사주고 좋은 이야기를 해 주기 위해 종종 방문한다”는 그녀. 그녀도 얼마 전까지는 이들과 함께 웃으며 노래했을 것이다. 이렇듯 카리스는 졸업 후에도 서로를 끈끈하게 챙겨주고, 연락을 이어가며 교류하는 것 또한 하나의 매력으로 꼽힌다. 시험기간 선배가 후배를 응원하는 의미에서 상자에 과자를 가득 넣어 주기도 하고, 성년의 날엔 여성들만의 세심함으로 립밤과 바디 미스트를 주고받기도 한다. 동아리라는 제한된 의미를 벗어나 해양대 안에서 진심으로 의지하고, 서로에게 힘이 되어 줄 수 있는 사람들을 얻게 된다는 의미에서 카리스는 충분히 매력적이다.

_ 카리스의 회장 김성영(항해학부·13)학생은 “카리스가 보수적 동아리라는 편견이 있고, 무언가 베일에 감춰져 있는 느낌이 있는 것 같다”며 “꼭 해사대만의 동아리가 아님에도 해상선교라는 말이 붙어서인지 지금까지는 해사대 여학생들이 주로 들어왔다”고 말한다. 이어 “타단대 학생들도 찬양에 뜻만 있다면 문은 활짝 열려있기에 함께 모여 이야기하고 노래했으면 좋겠다”며 여학생들을 유혹했다.

△ 선배님의 사랑이 느껴지는 역코카스

 

장민주 기자  129alswn@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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