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리 체험] 영혼과 가슴을 울리는 깊은 목소리 D.M.B
[동아리 체험] 영혼과 가슴을 울리는 깊은 목소리 D.M.B
  • 윤종건 기자
  • 승인 2016.10.17 22:1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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_ 흑인음악(black music)이라 하면 무엇이 떠오르는가? 어둡고 칙칙한 곳에서 사회에 대한 불만을 직설적으로 표현하는 갱스터 문화, 신나는 재즈 음악에 몸을 맡기는 흑인들의 그루브. 지금의 우리와는 다소 거리가 있다고 생각할지 모르겠다. 하지만 오늘날 우리가 듣는 대부분 대중음악은 바로 이 흑인음악에서 비롯된 것이다. 현재 대한민국을 이끄는 주류 대중음악 또한 특유의 강한 비트감과 그루브감을 특징으로 R&B, 힙합, 재즈, 소울 등으로 영역을 확장해 나가고 있다. 그리고 여기 이러한 트렌드를 이끄는 부산 최고의 음악동아리가 있다! 한국해양대학교 유일의 흑인음악 동아리 디엠비(DMB)다.

 

▲영혼과 가슴을 울리는 깊은 목소리 D.M.B

CHAPTER 1.
우리와 함께 … 갑시다! (Feat. 쇼미더머니)

_ 찾아간 날은 마침 10월 11일에 있을 공연을 위해 중간평가가 있던 날이었다. 비와이의 <The time goes on>를 부른 학생의 노래가 끝나자 박수 소리와 함께 “잘한다”는 칭찬이 여기저기서 쏟아졌다. 노래를 부른 김상태(조선․해양시스템공학부․16) 학생도 뿌듯하다는 듯이 미소를 지으며 제자리로 돌아갔다. 그러나 다음 학생이 나와 어쿠스틱 버전의 노래를 부르자 분위기는 사뭇 달라졌다. 노래를 모두 들은 디엠비 회장 정명관(국제통상학과․13) 학생은 “박자도 음정도 정확하지 않아 차라리 노래를 바꾸는 편이 낫겠다”며 직설적으로 조언했다. 혹여나 노래 부른 학생이 상처를 받진 않을까 걱정했지만, 디엠비 부회장 서은주(전자소재공학과․14) 학생은 “공연에 올라가서 망신을 당하는 것보다 여기서 제대로 고쳐서 올라가는 게 훨씬 낫다”며 “동아리원 대부분이 이런 것에 상처받지는 않는다”고 웃었다. 이후에 노래를 부르는 학생들에게도 따가운 조언들이 계속되었지만, 흑인음악 동아리여서인지 모두가 쿨(Cool)하게 넘기는 자세는 그야말로 할리우드급이었다.

CHAPTER 2.
Drop the Beat!

_ 디엠비는 매 학기 정기공연과 새내기 배움터, 우리 대학 축제까지 일 년에 총 4번의 공연을 진행한다. 사실 공연을 준비하는 것이 동아리의 목적이라고 해도 과언은 아니다. 공연할 때는 흑인음악 장르인 R&B와 힙합을 주로 하지만, 어쿠스틱과 같은 가벼운 노래도 한두 곡 넣어 관객의 참여를 유도한다. 특히 이번 공연은 힙합 중에서도 싸이퍼(Cipher)를 진행하는 등 더욱 다채로운 공연을 준비 중이다. 싸이퍼란 래퍼 여러 명이 비트에 맞춰 돌아가면서 랩을 하는 것이다. 대개 프리스타일로 이루어져 래퍼의 진솔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다. 이번 공연에서 싸이퍼 멤버 중 한명인 박진영(에너지자원공학부․16) 학생은 “남의 노래가 아닌 자신만의 이야기를 할 수 있다는 게 랩의 가장 큰 매력이라고 생각한다”며 “일단 무대에 오르면 심장이 터질 것 같고 비로소 살아있다는 느낌을 받는다”고 말했다.

▲싸이퍼를 위해 가사를 쓰는 박진영 학생

CHAPTER 3.
디엠비 무대, 저도 가능한가요?

_ 동아리 체험을 위해 이곳까지 온 기자또한 한 곡 불러보지 않을 수 없었다. 힙합가수 중에서도 ‘슈퍼비’를 가장 리스펙(respect)하는 기자가 고른 노래는 그의 신곡 <냉탕에 상어>였다. 평소 여러 차례 듣던 노래여서 자신 있게 골랐으나, 듣는 것과 부르는 것은 천양지차였다. 다른 동아리원들이 그랬던 것과 마찬가지로, 모두의 시선이 기자에게로 쏠려 있으니 사시나무 떨 듯 떨 수밖에 없었다. 노래가 시작되고 “내가 초등학교도 들어가기도 전에”하며 랩을 줄줄 읊자 옆에서 들려오는 키득키득한 소리에 기자마저 웃음이 터졌다. 여자저차 “백상아리~ 청상아리~”하며 부르니 모두가 하나 되어 안무를 맞출 때는 내가 진짜 가수가 된 듯한 착각에 흥을 주체하기 어려웠다. 2절까지 하려고 했는데, 1절에서 끝내서 아쉬웠지만…

CHAPTER 4.
쿨하지 못해 미안해

_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디엠비에서 노래를 불렀지만, 기자도 평가에서 자유로울 수 없었다. 디엠비 힙합부장인 하연화(기계시스템공학부․14)학생은 “일단 가사가 많이 씹히고 힘이 부족해 플로우(flow)*도 없었다”며 “너무 줄줄 읊기만 읊고 높낮이가 없었다”는 나름 냉혹한 평가를 내려주었다. 평가를 내리는 동안 주위에서 “우~ 우~”하는 소리에 흑인음악의 쿨(Cool)함이란 얼마나 어려운지 몸소 체험했다. 옹졸한 기자의 성격 탓에 다시 태어나도 디스 랩(dis-rap)*은 절대 못할 것 같았다. 한편 정명관 학생은 “노래에 맞춰 안무를 할 때는 흡사 목사님의 집회현장을 보는 것 같았다”며 안무에 대한 지적도 빼놓지 않았으니, 디엠비와는 오늘로써 안녕을 고해야겠다고 속으로 다짐했다.

▲안무와 함께 흥이 오른 기자와 디엠비

CHAPTER 5.
자유롭고 즐거운 우리들, 함께할래?

_ 자유롭고 즐거운 분위기에서 노래를 듣고, 부르고, 웃으며 얘기를 나누다 보니 어느새 시간이 훌쩍 지나있었다. 비로소 디엠비 동아리원들의 얼굴에 미소가 사라지지 않은 이유를 알 것 같았다. 정명관 학생은 “자유롭고 즐거운 분위기에서 노래 부르기를 좋아하는 학생이라면 누구든지 좋다”며 “학내 최고의 음악동아리 디엠비에 언제나 많은 관심을 가져달라”고 말했다. 이어 “조만간 있을 공연에도 많은 학생들이 와줬으면 좋겠다”고 웃으며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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