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팩트체크] 물 반, 쓰레기 반 해수천. 수질상태는 어떨까?
[팩트체크] 물 반, 쓰레기 반 해수천. 수질상태는 어떨까?
  • 김효진 기자
  • 승인 2016.10.21 16:0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3_11호 팩트체크

* 팩트체크란? 통설과 사실의 경계선에 있는 애매한 이야기들을 속 시원히 탈탈 털어주는 코너입니다.

 

 

 물 반, 쓰레기 반 해수천
 수질 상태는 어떨까?

_조도의 우리대학과 영도를 이어주는 800m의 방파제. 그리고 그 방파제를 따라 강 주제에 바다 내음이 물씬 풍기는 작은 천(川), 이름하야 ‘해수천’이 흐르고 있다. 만약 맑고 깨끗한 물을 기대했다면 오산이다. 열심히 헤엄치고 있는 건 물고기가 아닌 쓰레기와 기름이기 때문이다. 그 속에서 간신히 살고 있는 물고기를 마주하기라도 하면 “괜찮아요? 어디 다친 덴 없어요?” 소리가 절로 나온다. 우리는 모두 한번쯤 궁금했다. 방파제 옆의 해수천이 얼마나 더러운 상태인지, 그 속에 생물이란 게 살 수 있는 환경인지 말이다. 딱 보기에도 거무튀튀한 물색과 뜰채로 뜨면 가볍게 사과 한 박스를 채울 수 있을 것 같은 쓰레기의 양. 해수천, 살아있는 하천이 맞을까?

 

 


해수천, 강인 듯 강이 아닌 강 같은 바다

_`14년, 우리대학에 바다가 아닌 작은 천이 생겼다. 방파제의 절반을 따라 흐르는 이 천의 이름은 ‘해수천’. 여느 강과는 다르게 바다에서 일부 물이 흘러들어와 바닷물이 흐르는 하천이라는 것에 그 특별함이 있다. 우리대학 해수천의 물줄기는 영도구가 `06년 동삼혁신지구를 조성하며 만들어진 동삼 해수천 친수공간으로 이어져, 영도구청의 관할로 관리되고 있다. 하지만 우리대학 해수천이 생기자마자 사라질 위기도 있었다. 우리대학 정문인 ‘르네상스 게이트’를 세우기 이전 방파제 4차선도로 확장 공사를 진행하며 해수천을 매립하거나 복개하는 방향으로 검토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영도 인근주민들의 반대여론 등 여러 외부 요인으로 일부만을 매립했고 지금의 해수천 형태로 살려두게 되었다. 때문에 해수천 옆의 4차선도로는 기존 앵카탑으로 부터 시작되는 4차선도로보다 노폭이 약 9.5m가량 좁게 완공되기도 했다.

 

 

 

 

 물 반 쓰레기 반

▲ 쓰레기가 즐비한 우리대학 해수천

_날씨 좋은 날 해수천 옆을 산책하거나, 가볍게 동삼 해수천을 따라 조깅을 뛰는 것은 영도 주민들의 새로운 낙으로 자리 잡았다. 하지만 듣기 좋은 해수천의 역할이 보기 좋은 해수천 수질로 이어지진 않는다. 동삼동 주민 김 모 할머니는 “참 걷기 좋게 만들어 놓았지만 쓰레기를 좀 걷어냈으면 좋겠다”며 “눈에 보이는 물보다 쓰레기가 더 많을 때도 있다”고 전했다. 또한 해수천이 만들어 지면서 숭어를 풀어두는 정성까지 보였다는 소문이 무성하지만, 학생들 대부분이 ‘물고기가 어디에?’라는 반응이다. 우리대학 특성상 조류에 의해 밀려온 해양쓰레기들이 파도를 타고 넘어 해수천까지 밀려들어오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바다와 연결된 하수구에 ‘거름망’을 설치하기도 했지만, 자주 터지는 거름망이 제 역할을 하고 있을지는 의문이다. 그야말로 해수천은 ‘물 반 쓰레기 반’의 경지에 이르렀다.
 우리대학 해수천과 맞닿아 있는 동삼 해수천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동삼동에서 유입되는 생활하수와 부유물뿐 아니라 바닷물이 드나들며 쌓인 부유물 찌꺼기가 순환이 제대로 되지 않아 악취가 나는 등 오히려 더 심각한 수준이다. 영도구에서 순환을 돕기 위한 수차를 설치했으나 주변 부유물로 고장이 잦아 제 기능을 못하고 있다. 또한 주민들의 민원으로 오염된 부유물을 걷어내는 등의 처리를 했지만 일시적인 처방으로 아쉬움을 자아내고 있다.

 

 

 

해수천 수질 상황, 어때? (사진3 첨부->작게 사진속 숫자만 잘 보이도록 해주세요) (사진4 첨부)

▲ 해수천 물을 채취하는 기자
_10월 6일, 태풍으로 인한 흙탕물이 잠잠해지고 난 뒤 재차 해수천을 찾았다. 태풍으로 한바탕 씻겨나간 잔해들 덕분에 평소보다 더 많은 쓰레기가 떠다니고 있을 것이란 예상과 달리, 청소로 쓰레기가 어느 정도 줄어든 상태였다. 하지만 여전히 떠다니는 부유 쓰레기들 사이로 *헤드스페이스(head space)를 최대한 줄이기 위해 병을 푹 담근 뒤 뚜껑을 닫았다. 물 자체만을 채취해 육안으로 보았을 때는 나쁘지 않았다. 육안으로 가늠할 수 있는 탁도(수중의 부유물질 등에 의하여 물이 혼탁한 정도)는 일반 담수화 비교했을 때 조금 탁한 정도였다. 더 자세한 해수천 수질 정보를 얻기 위해 영도구청에 정보를 요청했지만 해수천의 수질 정보를 함부로 줄 수 없다는 답변이었다. 또한 따로 하천의 모니터링 시스템이 마련되어 있지는 않아 수질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얻을 수 없었다. 대신 우리대학 환경공학과 학생이 `15년 실험한 ‘한국해양대 진입도로 확장공사에 따른 해수천 수질조사’자료를 살펴볼 수 있었다.

 

▲용존산소량 측정 결과, 9.05ppm

 수중 생물이 살기에 적합한 산소량이 들어가 있는지 판단하기 위해 우선 용존산소량(DO; Dissolved Oxygen)을 측정해야 한다. 용존산소량 측정기로 측정한 해수천 속 용존산소량은 9.05ppm이었다. 환경정책기본법 시행령에 따른 수질 기준에 따라, 용존산소량이 기준인 5ppm이상이므로 해수천 속 녹아있는 산소량은 생각보다 좋은 상태였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수천의 수질이 좋다고 결론 내릴 수 없다. 총인(T-P)의 경우 총인 분석 실험을 통해 0.6ppm으로 추정할 수 있었다. 이는 총인의 수질 적합 기준인 ‘0.05pm 이하’보다 월등히 높았다. 해수의 경우 해수 속 여러 성분들에 의해 실험값이 흔들리는 경우가 있지만, 기준보다 월등히 높아 해수인 것을 감안하고도 눈에 보이지 않는 오염도가 높은 것을 알 수 있었다.

수소이온

농도

(pH)

화학적산소요구량

(COD)(mg/L)

용존산소량(DO)

(mg/L)

총대장균군

(총대장균군수/100mL)

용매추출유분

(mg/L)

총 질소

(mg/L)

총 인

(mg/L)

6.5-8.5

2 이하

5 이상

1,000 이하

0.01 이하

0.6 이하

0.05 이하

                          ▲등급Ⅱ "해양에서의 관광 및 여가선용과 숭어 및 김 등 등급"의 해역에서 
                             서식·양식에 적합한 수산생물 외의 수산생물의 서식·양식에 적합한 수질 기준


 깨끗한, 혹은 눈에 보이지 않는 오염?

_육안으로 본 해수천 수질의 경우 떠다니는 쓰레기만 일부 걷어낸다면 크게 심각한 오염은 없어 보인다. 가끔 조류에 의해 기름때가 유입되는 등 특수한 경우를 제외하고, 부유 쓰레기만 자주 걷어주고 거름망을 견고히 한다면 눈살이 찌푸려지는 경우는 없을 것으로 생각된다. 하지만 해수천에 동삼동의 하수가 섞여 흘러가는 만큼 이로 인한 총인, 총질소의 농도가 높아지는 등 눈에 쉽게 띄지 않는 오염은 계속해서 모니터링이 필요해 보인다.

 

  |해수천 수질 분석 자료 김태남(환경공학과·12)학생 제공|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