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가 만난 선배] Carpediem 현재를 즐겨라
[기자가 만난 선배] Carpediem 현재를 즐겨라
  • 김현지 수습기자
  • 승인 2016.11.30 19:5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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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rpediem
현재를 즐겨라

임민지 동문 (해양체육학과·10)

 

▲ 영도구 생활 체육회 맞은 편 마린 축구장 내 임민지 동문

 

_이번 312호 <기자가 만난 선배>에서는 영도구 생활 체육회 지도자 임민지(해양체육학과·10) 동문을 만났다. 어린 시절부터 체육계에 몸담기를 꿈꿔왔을 뿐만 아니라 자신을 포함한 삼남매 모두가 체육학과를 목표로 할 만큼 "체육"과는 떼려야 뗄 수 없는 그녀의 이야기를 들어보자.

남다른 열정으로 꿈꿔온 체육이라는 세계
_ 임민지 동문이 체육계를 동경하게 된 것은 중학교 부터였다. 그녀가 중학교 1학년 때 교내에는 스포츠클럽이 생겼다. 체육에 단순히 흥미가 있었던 그녀는 스포츠 클럽에서 언니들과 함께 육상을 하다 여자 축구부로 들어가게 되었다. 축구부에서 임민지 동문은 많은 경험을 했다. 서구여자축구대회 준비를 하며 동료들과 해가 질 때까지 축구를 하던 그녀는 더더욱 체육의 매력에 빠져들었고, 체육만큼은 누구에게도 지지 않겠다고 마음먹었다. 경기를 통해 얻는 성취감과 동료 간의 끈끈한 우정, 건강한 몸은 그녀가 운동을 즐기는 원동력이 되었다. 또한 운동으로 내성적이고 소심했던 성격이 활발하게 변하는 기회가 되었다.
_ 그런 그녀가 정확히 체육학과를 목표로 하게 된 건 고등학교 때였다. 고등학교 2학년이 되어 체대 입시 학원을 다니기 시작한 후부터 고된 날들이 이어졌다. 등산부터 계단 뛰기 같은 온갖 근력 운동과 부상의 위험까지 무엇 하나 빠지지 않도록 주의를 기울여야 했다. 예체능은 실기 시험이 있어 수능이 끝난 뒤부터가 시작이라는 말처럼 임민지 동문은 수능 후에도 혹독한 훈련을 버텨냈다. 모든 훈련과 실기 시험이 끝나고 합격 아니면 재수를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을 때 우리대학 해양체육학과에 합격했다는 통보를 받았다. 어릴 때부터 꿈꾸던 세계에 한발자국 발을 내딛은 순간이었던 것이다.

동고동락한 동기들 덕에 버틸 수 있었던 지난날
_ "해양체육학과"라는 이름에 걸 맞춰 임민지 동문의 첫 수업에는 입수식이 있었다. 원체 물을 무서워하던 그녀에게는 생소한 경험이 아닐 수 없었다. 입수 전 몸을 풀기 위해 무거운 슈트를 입은 채로 태종대 구보를 하고, 4년간의 각오를 말하는 시간을 시작으로 해과기대 뒤편 바다로 뛰어드는 입수가 이어졌다. 죽을 고비를 넘길 정도로 물을 얼마나 먹었는지 몰랐다. 임민지 동문은 "모든 관례가 끝나고 간식으로 받은 초코파이의 짠 맛은 잊을 수 없는 수준이었다"고 그 때를 회상했다.
_ 해양체육학과는 웬만한 체대 못지않은 군기와 규칙도 많았다. 염색이나 화장은 물론 옷차림도 제제가 있었다. 치마도 금지였으며 달라붙는 바지도 입지 못했다. 대학생이 되면서 기대했던 모든 것들은 할 수 없었다. 이러한 학과에 적응하기가 힘들어 나간 동기도 많았다. 하지만 함께 힘든 시간들을 견뎌낸 동기들과는 아직도 강한 유대감을 이루고 있다. 한 번은 수업에 사용할 배를 동기끼리 내려야 했던 적이 있었다. 동기 한명이 먼저 배 위에 올라타고 두, 세 명이 배를 내리는 밧줄을 잡아당기는 방식이었다. 임민지 동문도 밧줄을 잡아당기는 쪽이었다. 그러나 급한 물살에 빠르게 내려가는 배는 굉장히 무거웠다. 배가 선착장에 잘 안착하지 못하면 배 위에 탄 동기가 다칠 수도 있는 상황이었다. 밧줄을 있는 힘껏 당긴 임민지 동문과 동기들 덕에 배는 무사히 내렸지만 임민지 동문을 비롯한 밧줄을 잡은 동기들의 손바닥은 다 까져 있었다. 이제는 그마저도 웃으며 얘기하는 추억이 되었다고 한다.

해양체육학과 자매의 웃지 못할 이야기
_ 임민지 동문의 가족 내력도 흔치 않다. 임민지 동문은 1남2녀의 장녀로 4살 터울인 여동생과 6살 터울인 남동생이 있다. 젊은 시절 멀리뛰기 선수를 하던 어머니를 따라 삼남매 모두가 체육을 전공으로 하고 있는 체대 집안이다. 또한 임민지 동문이 졸업하던 2014년, 그녀의 여동생이 같은 과에 입학했다. 둘의 외모가 닮은 탓인지 군대를 다녀와 복학한 후배들이 여동생을 자주 임민지 동문으로 착각했다고 한다. 임민지 동문은 개강 총회나 행사 때 후배들이 여동생을 자신으로 착각해 인사하거나 술을 권하기도 하고 둘이 함께 걸어가면 여동생에게 인사를 하는 후배들도 많다고 전했다. 웃음을 자아내는 상황도 있었지만 동생이 자신과 비교 당하는 경험도 적지 않게 있기 마련이었다. 언니가 이렇게 잘 해왔는데 너도 잘해야지, 같은 부담감을 떠안고 있는 여동생에게 그녀는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 그녀의 소소한 노력 덕인지 임민지 동문과 여동생 모두 제자리를 잘 지키고 있다.

 

▲ 임민지 동문이 파라슈트로 아이들을 가르치는 모습


가르치는 보람과 뒤따라오는 행정업무
_ 생활 체육회 지도자는 각 시군구에 속한 주민들의 체육 활동을 지도하고, 체육 동호인 활동을 조사, 지도 및 관리하며 체육 프로그램을 보급·지도하는 역할을 한다. 그녀가 이 영도 생활 체육회를 알게된 것은 작은 계기였다. 동기애와 선후배간의 유대가 깊은 해양체육학과에는 1년에 한 번씩 실시하는 '해체인의 날'이 있다. 해양체육과 재학생과 졸업생이 모여 요트대회, 윈드서핑대회, 족구 등을 즐기는 행사다. 임민지 동문은 그곳에서 만난 여자 선배에게 체육회를 소개 받았다고 한다. 일반적인 대학교 4학년생이 그렇듯 취업에 걱정이 많던 그녀에게는 단비같은 말이었다. 그 후 필요한 자격증을 준비하고 시험 공부, 면접을 통해 들어온 체육회는 이제 3년 가까이 함께해 온 그녀의 직업으로 자리 잡았다.
_ 임민지 동문은 영도구 주민들을 대상으로 한 요양원이나 어린이집, 초등학교 등에 주로 외근을 간다. 이는 중앙 체육회에서 내려온 교구로 주민들을 가르치는 역할인데, 아이들을 좋아하는 임민지 동문은 어린이집으로 교육을 가는 것을 선호한다고 한다. 대표적으로 비닐로 된 '파라슈트'가 있다. 아이들이 빙 둘러 앉을 수 있을 만큼 큰 비닐을 이용해 아이들이 체육에 익숙해질 수 있도록 하는 놀이다. 대부분 5~7세 아이들을 가르치는 그녀는 그 나이대 어린이들의 특성을 잘 알고 있었다. 그 덕인지 어린이들을 가르칠 때 지친 기색을 보인 적이 없을 정도라니 얼마나 이 직업에 애정이 있는지 알 수 있었다.
_ 체육회 지도자로서 실습만이 있는 것이 아니다. 웬만한 사무직과 같은 행정 업무도 책임져야 한다. 생활 체육회 지도자는 영도 내에 있는 운동 동호회 경기, 시외 행사 등의 관리도 맡고 있다. 그녀는 실습과 사무 업무의 균형이 중요하다며 자신의 일에 자부심을 표했다.

 

걸어온 길을 되돌아보며
_ 마린 축구장에 위치한 사무실로 매일 출근하는 임민지 동문은 학교와 직장이 가까울 뿐만 아니라 체육회가 진행하는 사업이 우리대학 레포츠센터 수영장에서 진행되어 학교로 가는 일이 잦았다. 임민지 동문은 "학교를 다닐 때에는 수업과 과 특유의 군기 탓에 긴장하고 다녔는데 지금은 내 집 마냥 편하게 느껴진다"며 "업무로 간 학교에서 동기나 선후배, 교수님들을 만나면 괜히 더 반갑다"고 학교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가끔씩 학교 학식이 그리워 점심을 먹으러 가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_ 임민지 동문이 들려주는 이야기는 체육학과라는 점만이 다를 뿐이지 같은 대학생들이 충분히 공감하기에 부족함이 없었다. 특히 그녀는 대학교 4년이라는 인생의 한 부분은 가장 즐길 수 있는 시간이라 강조했다. 임민지 동문은 동기들과 함께 즐거운 학과 생활을 보낸 것은 맞지만 대학생으로서 즐길 수 있는 경험을 다양하게 하지 못했던 점이 아쉬웠다며 후배들이 아쉬움 없이 대학생활을 즐겼으면 바란다고 전했다.

김현지 기자
KMOUkhj0126@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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