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 모를 재정 추락, 돌파구는 없는가?
끝 모를 재정 추락, 돌파구는 없는가?
  • 김현지 수습기자
  • 승인 2017.03.21 18:5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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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 모를 재정 추락, 돌파구는 없는가?
_올 한 해 우리대학은 허리띠를 졸라매야 될지도 모르겠다. 우리가 알건 모르건 조금씩 줄어들고 있었던 예산이 올해 급격히 동강이 난 것이다. 학생자치활동예산은 반으로 줄었고 대학 재정 지원 사업은 여전히 저조한 성적이다. 들어올 돈은 없고 나갈 경비는 증가한다. 재정난 앞에 우리대학은 진정 아무것도 할 수 없는 것일까?
 

키워드로 알아보는 대학 재정구조
_지금은 사라진 이름의 국립대학 ‘기성회비’. 그 유래는 1960년대 한국 전쟁 이후부터다. 열악한 국립대 지원 탓에 대학이 학생과 학부모를 대상으로 자발적 기부금을 받게 된 것이 시초였다. 국가경제가 발전하면서 국가의 지원이 늘어나 더 이상 기성회비를 받지 않아도 되는 상황이 왔지만, 국가에서 이를 시정하지 않았으며 그렇게 2013년까지 의무적으로 이어져 내려왔다. 하지만 법적 근거가 없는 기성회비의 반환을 요구하는 학생들의 소송과 반발로 교육부는 ‘재정회계법’을 고안했다. 일반회계와 기성회계로 이루어진 전 회계제도를 삭제하고 대학자체의 독립회계인 교비회계를 만든 것이다. 이로 인해 수업료와 기성회비를 분리하여 기록하던 기존의 등록금을 수업료로 일괄 청구하는 ‘등록예치금‘이라는 명칭이 생겼다. 사실상 기성회비라는 이름만 사라졌을 뿐 이로써 법적근거가 생긴 것과 다름 없다. 현재 우리대학은 2015년부터 기성회비 없이 수업료와 입학금으로 이루어진 등록금을 받고 있다. 정리하자면 우리 대학 예산은 기본적으로 등록금(수업료+입학금)과 국가에서 내려온 장학금으로만 이루어져 있는 것이다.


왜 이런 상황이 왔을까
1) 전년대비 낮은 이월금
_기성회비가 사라지고 재정회계법으로 바뀌면서 대학 예산이 남을 경우 이월사용이 가능하게 되었다. 그 덕에 재정회계법이 실시된 첫 해인 2015년에는 상당히 많은 이월금이 남았지만 올해는 달랐다. 전년에 이월했던 금액만큼 예산이 남지 않은 것이다.


2) 등록금 동결

▲2012-2016 대학생 1인당 연간 등록금 및 인상률 현황 (대학교육연구소 제공)

_국가장학금Ⅱ유형을 받기 위해서 국가에서는 대학마다 점수를 매긴다. 그 안에서 등록금 동결·인하 및 장학금 유지·확충 등 전년도 수준의 자체노력을 평가하는 것이다. 국가장학금이 도입된 2012년부터 현재까지 등록금을 동결해왔으며 그 덕에 국가장학금Ⅱ유형을 받을 수 있었다. 이러한 상황은 우리대학만이 아니다. 모든 대학이 국가장학금을 받기 위해 등록금을 동결하고 있기 때문이다. 국가 장학금이 도입된 2012년부터 2016년까지 대부분의 국내 대학은 등록금 동결 양상을 유지하고 있다.
_문제는 등록금 인상에 있다. 2010년 도입된 등록금 인상률 상한제로 대학 등록금의 인상률 상한 한도는 직전 3개년도 물가 인상률의 1.5배 이내로 제한됐다. 2016년 기준으로 등록금 인상률 상한 한도는 1.7%로 늘어났지만 여전히 미약한 수준이다. 만약 상한제에 맞춰 등록금을 인상한다 해도 국가장학금Ⅱ을 받는 것보다 훨씬 더 적은 금액이 징수되기 때문에 울며 겨자먹기로 우리대학은 등록금을 동결하고 있는 상태다.

 

3) 총장 부재로 인한 발전기금 부족
_총장직선제의 바람이 불었던 지난 2016년 1월, 박한일 총장은 “교육부로부터의 재정적, 행정적 불이익의 현실적 어려움 탓에 불가피한 선택이었다”며 간선제를 채택했다. 그 탓에 교수회로부터 “사퇴하라”는 몰매를 맞았지만 그가 내린 선택은 직무 정지였다. 그의 임기가 끝나는 2016년 3월까지 총장 자리는 부재하였다. 하지만 박한일 총장의 퇴임 이후 곧바로 총장이 다시 임명된 것도 아니었다. 대학은 전체교수회의를 통해 일부 직선제의 성격을 띠는 개선된 간선제를 채택했다. 이어 4월에 총장 후보들을 발표했지만 교육부의 최종 임용제청까지도 수개월이 걸렸다. 4개월이 지난 8월 16일이 되어서야 박한일 총장이 제7대 총장에 또 다시 당선되었다. 사실상 총장의 부재는 1월부터 8월까지 총 7개월이었다.
_7개월 동안 총장의 부재는 다양한 측면에서 문제가 되지만 무엇보다 발전 기금에서 가장 크다. 대학 발전 기금 자체가 대부분 총장의 주도 하에 이루어지므로 총장의 역할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결국 7개월의 총장 공백 사태를 맞았던 우리대학으로서는 재정추락의 중요한 요인 하나로 자리잡았다. 실제 우리대학은 학부생과 졸업생, 주식회사 등 많은 곳에서 발전 기금을 받고 있지만 지난 해 총장 부재와 함께 보다 상대적으로 적은 발전 기금을 받게 되었다.
 

돌파구는 없나
_대학의 재정난은 최악으로 접어들었다. 그렇다면 우리대학은 이러한 사태를 대비하지 못했던 것일까? 재정과 이새미 팀장은 이번 사태에 대해 “분명 이번 학기 중에 예산부족으로 인해 학생들은 피해를 입었다고 느낄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하지만 학생들은 이미 느끼고 있다. 교환학생이 대표적이다. 우리대학 교환학생은 본예산이 없다. 대신 오로지 대학 지원 사업 예산에만 의존해 오고 있었다. 그러나 작년에는 유일하게 교환학생을 지원해주던 ck사업마저 떨어져 급하게 추경 예산을 끌어와 사업을 진행했다. 그리고 다양했던 교내 행사들이 줄어드는 것 역시 그 중 하나다. 
_더 나아가 2017학년도에는 학생 자치활동예산마저 대폭 줄어들었다. 드디어 학생들에게 직접적인 피해가 가게 된 것이다. 그렇다 해도 눈앞에 닥친 재정난을 완전히 해결하기란 불가능하다. 또한 우리가 할 수 있는 방법도 마땅히 마련되어 있지는 않다. 다만 작년부터 학교는 에너지 절약하기를 모토로 학생들이 자주 사용하지 않는 강의실과 열람실은 휴실을 실시하기 시작했다. 또한 고용 보장 이외의 부분들에서 인건비 역시 줄이고 있는 상태다.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학교를 따라 에너지 절약에 힘쓰는 일이다. 이새미 팀장은 이에 대해 “예산 절약을 위해 학교도 노력하고 있으며 이를 이해하고 함께 절약하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충고했다.

_지난 2월 11일 재정위원회가 열린 상태며 정확한 재정회계는 3월 말에 공개된다. 앞으로의 재정난에 우리대학이 어떤 방향으로 나아갈지 지켜보는 과정이 필요할 것이다.


김현지 기자
KMOUkhj0126@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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