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극기 집회에게 묻는다
태극기 집회에게 묻는다
  • 조경인 수습기자
  • 승인 2017.04.07 23: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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_지난 31일 새벽, 법원이 박근혜 전 대통령 구속을 결정했다. 하지만 박근혜 전 대통령이 구속되고 난 이후인 지금까지도 그녀를 옹호하는 집회인 태극기 집회는 계속되고 있다. 3월 23일 여론기관 리얼미터의 조사 결과, 박근혜 전 대통령의 구속수사를 '찬성한다' 의견은 72.3%(매우 찬성 60.9%, 찬성하는 편 11.4%), '반대한다'는 의견은 25.1%(매우 반대 16.0%, 반대하는 편 9.1%)로 나타났다. 하지만 박 전 대통령은 자신을 지지해주는 국민이 많이 남아있다고 생각하고 있으며 태극기 집회가 그 이유가 되고 있다. 많은 사람들이 태극기 집회에 참여하게 된 이유와 그들이 말하고자 하는 것은 무엇일까?

▲ 지난 2월 열린 태극기 집회

태극기 집회 진행 상황
_초기의 태극기 집회는 11월 박사모 주최로 열렸으며 참가자는 2000여명 정도였다. 그러나 이들은 현재까지 ‘박 대통령 탄핵 무효’ ‘국정농단 증거 조작’ 등을 외치며 점차 크기를 키워나갔으며, 주최측은 사상 최대 인원인 500만 명이 운집하기에 이르렀다고 주장했다. 또한 이들은 박사모가 중심이 된 새누리당 창당을 선언했고, 대선후보 경선에 변희재(미디어워치 전 대표), 정미홍(전 KBS 아나운서), 허평환(전 국군기무사령관), 정광용(박사모 회장)이 나설 전망이다.

태극기 집회 참여자들의 말
_태극기 집회 참여자들은 “박근혜 정부의 국정농단은 최순실이 핵심이 아니라 거짓선동으로 국민들을 우롱한 언론, 검찰의 책임이 크며 박 전 대통령에게 수사 중인 뇌물죄와 블랙리스트는 탄핵 사유가 되지 않는다”고 주장한다. 다시 말해 박 전 대통령은 결백하다는 것이다. 지난 2월 태극기 집회를 지나쳤다는 우리대학 김 모 학생은 “태극기 집회 참가자들은 정말 간절하고 열정적이었다.”고 태극기 집회를 설명했다.

그들이 태극기를 들고 광장에 나온 이유
_독거노인관리자이자 <할배의 탄생>의 저자인 최현숙씨(60)는 “노인들이 저렇게 열정적으로 모이도록 하는 것은 박탈감이다”며 “ ‘박근혜 대통령을 지켜야 한다’는 생각이 태극기 집회 참가에 계기가 됐지만 근본적으로는 박탈감에 의한 인정투쟁이다”라고 설명했다.1) 박정희로 상징되는 박근혜 정권의 탄핵을 무효화해서라도 자신의 존재가치가 인정받고, 발언권이 있었던 과거로 돌아가고 싶은 마음이 발현되었다는 것이다. 한편 그들은 "빨갱이는 죽어도 돼"와 같은 팻말을 들고 있거나, 대한민국에서 공산주의를 몰아내야 한다는 강한 의지를 내비치고 있다. 태극기 집회 참가자 대부분이 노년층이며, 이들은 대부분 한국전쟁을 경험한 세대이기 때문에 대한민국이 공산국가로 변할 수 있다는 위기의식이 잠재된 것으로 보인다.

태극기 집회와 노년층, 그리고 우리 사회
_물론 태극기 집회 참가자들의 집회 참가 이유를 단정 지어 설명하긴 어렵다. 하지만 그들을 무작정 비난하기 보다는 그들이 지금껏 광장을 지키고 있는 그 이유에 대해 알아보려는 노력이 필요하지 않을까?

1) http://weekly.khan.co.kr/khnm.html?mode=view&code=115&artid=201703211723081&pt=nv (주간경향 1219, 2017.03.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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