뛰는 상업영화 위 나는 예술영화
뛰는 상업영화 위 나는 예술영화
  • 조경인 수습기자
  • 승인 2017.09.01 16:3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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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린 독점에 밀려난 작은 영화들

뛰는 상업영화 위 나는 예술영화
스크린 독점에 밀려난 작은 영화들

_‘보고 싶은데 군함도만 깔렸네. 좀 골고루 상영해라!’ 예술영화 평점에 달린 한 네티즌의 댓글이다. 특정 영화가 대부분의 영화관과 시간대를 장악해 다른 영화들이 상영할 곳이 없어지는 것을 ‘스크린 독점’이라 한다. 최근 영화 ‘군함도’로 인해 이러한 스크린 독점 문제가 다시 주목을 받고 있다. CGV, 메가박스, 롯데시네마와 같은 상영관에서는 찾아보기 힘든 예술 영화와 독립 영화. 이 영화들을 자주 볼 수 있는 곳은 없는 걸까?

 

스크린 독점

▲상영 시간표

_상영 시간표만 보아도 일반 상영관에서 독립 영화와 예술 영화들이 설 자리는 부족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택시운전사’, ‘청년경찰’, ‘애나벨’과 같은 상업 영화는 매 시간마다 여러 관에서 상영하는 것에 비해 동기간 개봉영화 ‘예감은 틀리지 않는다’, ‘파리로 가는 길’과 같은 예술 영화의 상영 횟수는 한두 번에 그친다. 그 마저도 이른 오전이나 늦은 오후시간대가 대부분이어서 사람들의 발길은 뜸하기만 하고, 심지어 상영조차 하지 않는 경우도 많다.

 

작은 영화들의 성지
_스크린 독점에 밀려난 작은 영화들은 일반 극장에서 보기는 힘들지만 부산에서 만나 볼 수 있는 곳이 있다.

1. 부산 영화의전당

   

▲부산 영화의전당 (씨네플레이 제공)

위치: 부산광역시 해운대구 수영강변대로 120
한국해양대학교에서 대중교통으로 약 1시간 30분 소요, 자가용으로 약 40분 소요


_영화의전당은 다양한 극장에서 상업영화 뿐만 아니라 예술영화, 독립영화 등 다양한 종류의 영화를 상영한다. 주로 소극장에서는 예술영화를 상영하고 인디플러스 관에서는 한국 독립영화를 관람할 수 있다.

▲ BIFF HILL 옛 영화상영기

_인디플러스 관이 있는 BIFF HILL은 부산 지역 최초의 독립영화 전용관이다. 서울 독립영화 전용관 인디플러스와 프로그램을 공유하며 지역 독립영화를 다방면으로 소개한다. 영화의 전당 건물들 중 가장 작으며, 건물의 크기가 작은 만큼 영화관 좌석 수도 9좌석씩 4열, 총 36좌석뿐이다. BIFF HILL 건물 내부로 들어가면 자그마한 카페와 옛날 영화 상영기와 같은 소품들이 있다. 사진을 찍을 수 있는 포토존도 있다.

▲영화 '여자들'

 _기자가 부산 영화의전당에서 만난 독립영화는 ‘여자들’ 이다. 계절이 지나면서 주인공인 작가 시형이 우연히 여러 여자들을 만나고, 그 과정에서 그의 생각과 글은 성장한다. 상업영화에 비해 상대적으로 배우와 영화의 배경은 단출하다. 하지만 그만큼 차분하고 깔끔한 느낌의 영화다.

 

2. 부산 국도예술관

   

▲국도예술관 입구

▲국도예술관 내부


 

 

 

 

 

 

 

 

위치: 부산광역시 남구 유엔평화로76번길 26 가람빌딩
한국해양대학교에서 대중교통으로 약 1시간, 자가용으로 약 40분 소요


_국도예술관은 작은 골목에 있고 정말 작기 때문에 처음 찾아갈 땐 맞은편에 위치한 부산문화회관과 헷갈릴 수 있다. 국도 예술관이라 적힌 입구 옆의 좁은 계단을 따라 내려가면 매표소와 상영관 입구가 나온다. 국도예술관 내부에는 여러 예술영화의 포스터와 홍보물이 붙어있다. 상영관은 한 개 뿐이기 때문에 매 시간 정해진 하나의 영화만이 관람 가능하다. 국도 예술관에서는 상업영화를 일체 상영하지 않으며 오로지 예술영화만을 상영한다.
_영화관의 크기는 영화의전당 인디플러스 관 보다는 크지만 일반 영화관보다는 작다. 좌석은 자유석이기 때문에 시간에 맞춰 가 원하는 자리에 착석하면 된다.

▲영화 '옥자'

  _기자가 국도 예술관에서 본 첫 번째 영화는 ‘옥자’이다. ‘옥자’의 주인공 미자에게 슈퍼돼지 옥자는 소중한 친구이자 가족이다. 그러던 어느 날 글로벌 기업 미란도의 CEO 루시 미란도가 뉴욕으로 옥자를 끌고 가고 미자는 옥자를 구하기 위해 위험한 여정을 떠난다. 옥자를 구하는 과정에서 우리는 육류 유통 과정의 민낯을 보게 된다.
_국도예술관 관계자는 “본래 국도예술관은 상업영화를 상영하지 않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며 “그러나 관람객들은 자신들이 원하는 영화를 볼 권리가 있다는 이유로 상업영화인 ‘옥자’를 상영했다”고 말했다. 또한 “보통의 영화들은 2주의 상영기간을 갖지만 옥자는 7주간 상영했으며, 8월 셋째 주를 끝으로 상영이 종료되었다”고 덧붙였다.

▲영화 '레이디 맥베스'

  _두 번째 영화는 예술영화인 ‘레이디 맥베스’이다. 이 영화도 영화의전당, 국도예술관 두 곳 모두에서 볼 수 있다. 열일곱 소녀 캐서린이 남편 알렉산더에게 종속돼 모든 자유를 뺏긴다. 그러던 어느 날 하인 세바스찬의 불복종에 호기심과 쾌감을 느끼고 점점 자신의 욕망에 따라 행동하기 시작한다. 영화의 분위기는 잔잔하고 어둡지만, 이에 따라 주인공의 심리와 행동변화는 더욱 부각된다.

_생각보다 우리가 알지 못하는 영화들은 많다. 상업영화도 좋지만, 단순한 유희에서 그치지 않고 내가 본 영화에 대해 생각하고 고민하게 하는 예술영화와 독립영화에도 관심을 갖고 찾아보는 것은 어떨까? 지금 당장 스크린 독점 문제를 해결 할 수는 없겠지만 다양한 영화에 대한 관심이 문제를 해결하는데 첫걸음 되리라 믿는다.

조경인 기자_kyungin9816@naver.com

그럼에도 불구하고
   

▲영화 '그럼에도 불구하고'


감독: 김영조
개봉일: 2017.08.24
 영도를 배경으로 한 영화이다. 사람들의 주목을 받으면서 점차 변해가는 영도와 그 안에서 자신의 일상을 지키며 살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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