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단에 서서] 아이디어와 창의성 사이
[강단에 서서] 아이디어와 창의성 사이
  • 한국해양대신문사
  • 승인 2017.09.01 1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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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윤해 교수_기계공학부

아이디어와 창의성 사이
기계공학부 김 윤해

_요즈음 학생들이 전공을 접하면서 어려움을 호소하는 경우가 많은 것 같다. 전공과목은 짜임새 있게 이어져있기 때문에, 자칫 간과하면 기둥이 하나 빠진 집을 짓게 될지도 모른다. 빠진 기둥을 발견했어도, 여차저차 집 형태가 보여 오기 시작하면 막상 되돌아가기엔 머뭇거리게 된다. 모든 걸 되돌리고 싶을 땐 이미 늦은 것이다. 그러나 우린 이러한 일련의 과정에 반복적으로 노출되기도 한다. 여기서 우리에겐 생각의 전환이 필요하다. 즉, 아이디어가 필요한 것이다. 흘러가는 시간을 잡을 수 없듯, 이미 일어난 일들을 백지상태로 되돌릴 순 없다. 그러나 그 결과는 우리의 의지와 창의성으로 바꿀 수 있다.

_오늘날 4차 산업혁명을 어떻게 이해하고, 어떻게 접근해야 할까? 이를 대처하기 위해 각 분야에서 다양한 노력이 이루어지고 있고, 세미나, 강의, 교육 등 움직임 역시 그야말로 역동적이다. 필자는 이를 이해하고 대처하기 위해, 순커뮤니케이션에서 주최한 ‘4차 산업시대 스마트팩토리 구현을 위한 산업전략 세미나’를 다녀왔다. 스마트팩토리의 전개과정을 비롯한 독일, 미국, 일본에서의 스마트팩토리의 배경과 실상, 운영 사례 및 동향에 대한 내용이 주류를 이루고 있었다. 팩토리(Factory)의 경우, 독일, 미국, 일본을 중심으로 벤치마킹을 통한 상호발전 양상의 띄는데, 자동화와 무인화에 따른 인간의 역할에 대한 논의가 많이 이루어지고 있다.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이제는 인간이 밀려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의구심을 가지는 가운데, 기계와 협업하는 존재로서의 인간을 생각하는 방안을 모색하는 것 같다. 

_한편, 우리대학에는 ‘아이디어팩토리(Idea Factory, Ife-nuri)’라는 대학속의 창의공간이 있다. 이 공간은 24시간 학생들이 자유롭게 사용하면서 학생의, 학생에 의한, 학생을 위한 열린 창의문화공간이라 할 수 있다. 이는 학생들의 창의적인 아이디어가 열매를 맺을 수 있도록 정부 주도로 지원하는 하나의 제도인데, 창업으로까지 이어질 수 있도록 학생들에게 도움을 주는 역할을 하고 있다. 4차 산업혁명이 많이 부각되는 요즈음, 청년들의 취업문제해결을 위한 돌파구 마련과 4차 산업혁명을 준비하는 발판이 될 수 있는 것이 바로 이러한 대학에서의 아이디어팩토리 활동이라고 생각한다.

_또한, 진정한 과학기술의 발전은 학문 간의 벽이 허물어진 상태에서 다학제간 융복합 작품 제작을 통해 완성되기도 하며, 이를 연결하는 하나의 수단이 바로 아이디어팩토리인 것이다. 융복합 활동의 중요성을 한 가지 사례를 들어 잠시 생각해 보자. 2014년 노벨물리학상을 수상한 나카무라 슈지 교수의 모교인 일본 도쿠시마대학교는 LED로 특화된 대학이다. 아이디어작품 활동의 한 사례로서, LED를 주제로 한 전기전자공학과 학생들의 아이디어 작품 활동이 있다. 그들은 시제품 제작까지의 일련의 과정을 거치면서 참여 학생들의 전공 이외의 여러 가지 문제들에 봉착하게 된다. 그리고 그들은 이를 해결하기 위해, 기술적인 분야의 구조강도해석을 통한 재료 선정 및 프레임 제작에 기계공학과 학생들을, 디자인적 결함 개선을 위해 디자인 전공 학생들을, 최종 시제품의 안정성과 내구성 확보를 위해 기업체 관계자들과 새로운 그룹을 형성하였고, 이들과의 협업을 통해 산학연 협력 및 다양한 학문적 교류를 또 하나의 성과로 도출하였다.

_이렇듯, 창의적인 아이디어와 구현은 다학제간 융복합을 위한 열린 교류의 장과 기회를 통해 더 큰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다. 그 속에서 아이디어팩토리는 이를 위한 하나의 기반이자 견인차 역할을 수행한다고 볼 수 있으며, 대학 차원을 넘어 사회적 창업 활동까지 연계 가능한 하나의 밑거름이자, 앞으로 다가올 4차 산업혁명을 대비하는 지름길이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_창의성과 아이디어는 더 이상 독립된 개념이 아니다. 끊임없는 연구 및 조사를 통한 노력과 연습으로 갖추어지는 것이 창의성이며, 이를 어떠한 문제 상황에 대입하여 구현해나가는 일련의 과정이 아이디어활동이다. 정형화된 수치를 요구했던 사회가 이제는 변하고 있다. 그리고 우리대학 역시 변화의 대열에 진입했다. 그 첫 걸음으로, 우리대학 아이디어팩토리에서는 정규 커리큘럼으로 기초교양과목 ‘내 손안의 아이디어’를 도입했다. 전공의 벽을 허물 수 있는 이러한 활동을 통해, 자신의 재능을 발견하고, 창의력 향상에 힘써 줄 것을 이 지면을 빌어 당부하고자 한다. 기계공학의 전공한 필자가 ‘창의성공학’ 과목을 10년 이상 강의하면서, 수강생들이 해당 과목을 새롭게 정리해 준 이름, ‘창의성 공학’은 ‘창의 성공학’이 되었다. 이제 한 가지 전공만으로는 어려운 시대가 되었다. 어쩌면 이미 다가온 미래를 위해, 우리는 이제 자신의 잠재된 창의성을 끄집어내야 할 때이지 않을까?

 

▲ 기계공학부 김윤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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