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답게 살자!
나답게 살자!
  • 해양대신문사
  • 승인 2017.09.01 17: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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_1년이 넘었는데도 아직도 내 머릿속을 맴도는 문제에 대해 이야기하고자 한다. 처음 만났을 때부터 본능적으로 나와 맞지 않겠다고 생각한 친구가 있었는데 알게 된지 두 달도 채 안돼서 싸웠다. 난 나와 맞지 않는 사람과 같은 무리에 속하게 되면 최대한 잘해주려고 노력한다. 그래서 그 친구가 불만이 있거나 걱정거리에 대해서 이야기할 때 들어주고 위로해주었다. 비록 내 생각과 다를지라도 말이다. 그 친구에게 나를 억지로 맞춰 끼웠다. 싸우기 싫으니까. 그러다보면 난 어느새 내가 아닌 내가 되어있었다.
_나답지 못하고 맞춰가려고 한 대가일까? 그 친구와 내가 사이가 안 좋아졌다는 점에 있어서 나의 잘못이 없는 것은 아니었지만, 한명과 싸운 나는 그 집단에게 따돌림을 당했다. 나다움을 포기하면서 맞춘 건데, 그 대가는 혹독했다.

_나 나름대로 잘 살고 있다고 믿었는데, 내가 보는 나와 남이 보는 나는 달랐나보다. 나답게 살면서 타인과도 부드러운 관계를 가지며 살고 싶었는데, 난 눈치보고 과대망상증을 가진 찐따가 되어있었다. 이런 경험은 날 아프게 하며 단련시켰다.

_그래서인지 난 혼란스럽다. 매순간 스스로에게 질문한다.
“내가 따돌림을 당할 정도로 큰 잘못을 저지른 건가? 아니면 나와 싸운 그 사람의 뒷담화가 문제인가? 그저 방관하고 분위기에 휩쓸린 친구들이 문제일까? 난 앞으로 타인과의 관계를 어떻게 이어나가야 할까?”

_어떤 상황에 대해 “왜 이럴까?”하고 인식하는 것이 긍정적이든 부정적이든 상관없다. 그냥 그 다음 단계에서는 이런 생각을 갖게 되니까 말이다.
‘그래, 그럴 수 있지. 우린 다 다른 사람이니까. 난 이런 경험을 바탕으로 비슷한 상황이 오면 말이나 행동을 더 조심해야겠다.’
_다 다르기 때문에 그러려니 이해할 수 있다. 생각하고 느끼는 게 다르니까 내가 생각한 배려가 그 친구에게는 아닐 수 있다. 그래서 누군가와 부딪히지 않기 위해 나 자신을 조금씩 고쳐나간다. 차이를 인정하는 것은 옳고 스스로에 대한 반성을 통해 잘못된 점을 고쳐나가려고 노력하는 것은 당연한 것이다. 그런데 내가 정말 그 정도로 잘못한건가? 모두가 나에게 등을 돌릴 정도로 난 문제가 많은 사람인가?
 
_앞의 내용을 보면 누가 봐도 난 날 따돌린 친구와 말도 안하고 피하는 사이라고 생각할 것이다. 그런데 아니다. 이상하지만 날 아프게 한 사람에게 아무 일 없었던 것처럼 대하고 오히려 장난도 걸고, 남들이 보았을 때 이해할 수 없는 행동을 자연스럽게 하고 있다. 등을 돌렸던 주위 친구들도 내게 다시 웃으며 인사하고 즐겁게 이야기를 나누는 사이이다.
 
_제3자들은 둘의 관계가 전까지는 아니지만 어느 정도 회복되었고 괜찮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그건 또 아니다. 난 여전히 상처받은 상태이고 트라우마가 생겼으며, 단체로 몰려다니는 집단의 친구들에 대해 경계심이 생겼다. 그리고 그 친구가 내게 보여줬던 행동들을 타인에게 하는 모습을 볼 때마다 난 그 타인이 되어 다시 상처받는다. 나와 싸웠던 친구와 등을 돌렸던 주위 친구들은 내가 이런 생각을 한다는 걸 모를 게 분명하다. 나의 마음은 이렇다고 말하지 않았으니까.

_왜 나는 이러한 이상행동을 보이는 것일까. 왜 속으론 상처받고 슬퍼하면서 겉으론 다 잊은 척, 괜찮은 척하며 가식적인 행동을 하는 걸까? 그렇다고 또 이상하리만큼 미워하는 감정은 없음을 신기해하며 난 왜 얘가 밉지 않을까라는 생각도 계속해서 한다. 우린 다르기 때문에 내가 이 친구가 나에게 상처를 줄만한 행동을 한 점에 대해서 그럴 수 있다고 믿어버린 것인가. 아니면 그냥 또 상처받지 않기 위해서 방어태세를 갖춘 것일까. 근데 나만 이런 일이 있었던 것은 아닐 거다. 이 글을 읽고 있는 대다수가 어느 정도 나와 비슷한 상황을 겪었을 거라 생각한다.
_우린 상처를 받았음에도 이것을 어떻게 극복해야 할까? 평범하고 별거 없는 우리이지만, 그런 우리를 좋아해주는 사람과 즐겁게 살면 된다. 답은 너무나 간단한데 나 그리고 우리는 힘든 상황에 스스로를 가둬놨었을 것이다. 그럴 필요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말이다. 우린 우리답게 살되 우리와 맞지 않는 누군가에게 굳이 맞춰 끼워 넣을 이유가 없다. 그러기엔 우리의 인생은 소중하고 짧고 행복하게 보내야 하기 때문이다. 내가 왜 그 친구에 대해 악감정이 없을까 생각해본 결과의 대답은 별거 아니지만, 상대방에게 맞추지 않아도 날 좋아해주는 친구들에게 집중했기 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 정말 날 이해해주고 좋아해주는 사람도 있으니까 그 관계에서 최선을 다하면 된다. 누구나 실패한 부분에 대해 미련을 갖기 마련이다. 그러나 앞서 말했듯이 그럴 필요 없다. 우린 실패한 순간들을 곱씹어서 이겨내기엔 힘들고 지치기 때문이다. 그냥 지금을 즐기면서 나답게 살기 위해 노력하자.

 

김민혜(해사법학부ㅁ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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