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이 생각하는 성공은 진짜입니까?
당신이 생각하는 성공은 진짜입니까?
  • 해양대신문사
  • 승인 2017.09.01 17: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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_“와줘서 참말로 고맙다.” 그게 외할아버지가 내 눈을 바라보고 하신 첫 말씀이셨다. 나의 외할아버지는 몇 년 전 크게 다치신 이후 줄곧 요양원에서 지내시고 계신다. 얼마 전 병문안을 갔던 날, 이 한마디가 나에게는 의아함으로 다가왔다. 물론 최근에 새로운 요양원으로 옮기신 이후, 병문안을 간 것은 처음이었지만 이때까지와는 사뭇 다른 느낌과 다른 말투로 나에게 흘리신 그 한마디는 기분이 참 이상했다.

_“아이다, 고맙기는” 한마디를 툭 던지고, 그곳에 계신 다른 어르신들께 인사를 드린 후 다시 자리로 돌아와서 외할아버지와 이야기를 나누기 시작했다. 안부부터 시작해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다가 갑자기 외할아버지가 옆쪽에 계신 할아버지 이야기를 하기 시작하셨다.

_옆에 계시는 할아버지는 젊은 시절을 아주 화려하게 보내셨던 분이셨다. 젊은 시절 시작한 사업이 크게 번창하는 덕에 억대 재산가이셨고, 수중에 많은 건물과 토지를 보유하고 계셨다고 한다. 자식들도 모두 성공해서 젊은 시절에 누구 하나 부럽지 않은 생활을 누리셨지만 , 지금은 모든 재산을 자식들에게 나누어 주시고 현재는 요양원에서 같이 생활하신다고 했다. 이야기를 한창 하던 도중 외할아버지가 잠깐 뜸을 들이셨다.
 
_“근데 저 양반은 찾아오는 사람이 아무도 없어.......” 이 말을 듣자마자 아까 외할아버지가 했던 첫마디가 어떤 의미인지 깨닫게 되었다. 찬란하던 젊은 시절, 풍족한 생활과 수많은 사람과 함께 했던 옆의 할아버지는 아무도 찾아오지 않는 삶의 끝자락에서 어떤 생각들을 하고 계시는 것일까? 화려했던 옛 시간들을 추억하며 하루하루를 보내시는 것일까 아니면 그 누군가를 기다리면서 하루를 보내시는 것일까?

_외할아버지는 그렇게 내가 나가는 마지막 순간까지도 두 손을 꼭 잡고 나에게 고맙다며 말씀하셨다. 어쩌면 이때까지는 당연하게 생각했었던 나와 외할아버지의 ‘가족’이라는 끈에 묶여있는 관계의 거리가 그 누군가에게는 당연하지 않을 수도 있다는 것을, 관계라는 것이 사실 그렇게 튼튼한 것 만은 아니란 생각이 들었다.

_대다수의 사람은 성공의 정의를 ‘돈을 많이 벌어서 부자가 되는 것’으로 내리곤 한다. 그래서 그다음은? 사람들의 정의대로라면 내가 요양원에서 봤던 그 할아버지도 성공한 사람의 표본이어야 했다. 하지만 내가 보았던 그 할아버지의 뒷모습은 성공이라고 하기에는 너무도 안쓰럽고 쓸쓸해 보였고, 항상 누군가를 기다리는 듯 창문 밖을 내다보고 계신 그 모습은 오히려 실패자의 모습에 더 가까웠다.

_행복을 빼놓고 성공을 정의할 수 있는 것일까? 대다수의 정의에는 ‘행복’이라는 단어가 빠져있다. 그 누군가에게 ‘행복’이라는 단어를 물어본다면 당연히 이 또한 중요하다고 말하지만 ‘성공의 정의’에 대한 언급에는 빠져있는 것이 대부분이다. 이러한 생각들은 바로 ‘성공을 하면 당연히 행복할 것이다.’ 라는 생각들이 있기 때문이 아닐까. 말을 하지는 않지만 많은 사람이 성공에서 행복을 당연한 것으로 가정해버리기 때문일 것이다.

_항상 당연히 따라온다고 생각했던 나의 행복이 어쩌면 당연한 것이 아닐 수도 있을 거라는 생각이 들고 난 이후 내 안의 ‘성공’에 대한 정의가 바뀌었다. 당연하다고 생각했던 내 가족들과 친구들 그리고 나와 함께하는 사람들이 나의 행복이었음을, 그리고 세상이 정의하는 성공을 따라가기 위해서 나의 행복들을 살피지 않는 것은 성공이 아님을 깨닫는다. 당연한 것을 당연하지 않게 생각하는 것, 내 삶의 끝자락에서 행복이 함께 한다면 세상이 정의하는 성공이 아닐지라도 충분히 성공한 삶을 살았다고 웃음 지을 수 있지 않을까.

 

정명관(국제통상학과 ·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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