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교수님!] 최선을 다했다면, 잃어버린 시간은 없다.
[안녕하세요 교수님!] 최선을 다했다면, 잃어버린 시간은 없다.
  • 임다빈
  • 승인 2017.09.05 15:2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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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사법학부 지상규 교수님

 

▲ 해사법학부 지상규 교수님

-교수님 약력

 

한국해양대학교 해사법학과 법학석사

한국해양대학교 해사법학과 법학박사

한국해양대학교 해사법학부 부교수()

흥아해운 법무팀 근무(1998.6~2002.4)

한국허치슨터미널 법무팀장(2002.5~2011.2)

한국해양대, 경성대 강사(2010.3~2010.12)

 

 

 

햇살이 따갑던 여름날, 차가운 음료수보다 더 시원한 미소로 반겨주시던 교수님.

방학 중임에도 불구하고 기자의 인터뷰 요청에 응해주신 지상규 교수님을 만나보았다.

 

 

 

교수님은 원래 공부를 잘하셨겠죠?

_학생들은 대부분 교수님이라고 하면 어렸을 적부터 책벌레에, 공부를 꾸준히 잘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나는 교수에게 중요한 것은 성적보다는 공부에 대한 열정이라고 생각한다. 공부를 잘해서 교수가 되었다면, 소위 스카이를 나온 사람이 모두 교수가 되어야만 한다.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지 않은가? 교수란, 자신이 전문가로서 끊임없이 연구하여 특출한 결과를 낼 수 있어야 하는데 이는 공부를 단순히 잘하는 것에서 그치지 않고 그에 대한 열정이 있어야만 가능하다.

 

 

 

원래 꿈이 교수셨나요?

_나에게 아르바이트는 가정형편이 어려워 학비와 나의생활비, 홀어머니의 생활비까지 충당해야 했기 때문에 필수였다. 당시 꿈이 법조인이었던 나는 학업에 방해받지 않으려 방학에만 일을 했고 그렇게 1년 벌어 1년 공부하여 사법고시 준비를 해나갔다. 성과가 없던 것은 아니었으나, 대학교 4학년 때 이대로 가다간 시간도 너무 오래 걸릴 뿐더러 효율적이지 못하다고 판단했고 법조인이라는 꿈을 접었다. 캐나다 유학 이후 28, 대학원 1학기 때 외국계 해운기업에 취업했다. 회사에 들어갔지만 이루지 못하고 접어버린 학문에 대한 열정이 남아있었고, 그 열정은 학업과 업무의 병행이라는 강행군에도 포기하지 않을 수 있는 힘이 되었다. 그렇게 포기하지 않고 쌓은 나만의 지식과 경험은 법무팀에서 근무할 당시, 관련 업무에서 시너지를 발생시켰다.

_사람들은 자신이 바꾸지 못하는 것에 매달려 자신을 갉아먹고 낭비한다. 하지만 생각을 바꿔, 바꿀 수 있는 나 자신부터 바꾸어 나가면 된다. 나도 내 환경을 원망하기보다는 극복하기 위해 노력했고 꿈을 포기 하지 않고 열정을 간직해 더 나은 결과를 만들어 낼 수 있었던 것처럼 말이다.

 

 

 

학업과 공부를 병행할 때 가장 함든 것은 무엇이었나요?

_대학원과 회사를 동시에 다니던 시절 나는 결혼을 해서 가정이 있는 상태였는데 주일에는 회사 업무를 해야 하고 주말에는 공부를 해야 했다. 그 과정에서 가정에 충실하지 못한 것 같아 고민이 깊었다. 자투리 시간이나 주말에 회사에 나와 공부를 하다 보니, 아이들의 어린시절을 추억하지 못한 채 넘어온 것 같아 미안한 마음이 크다. 밖으로는 회사공간을 활용해 공부를 이어가다보니 주위의 질타가 있었다. 예를 들어 회사에서 공부하고 있으면 회사자원을 마음대로 쓴다든지, 업무에 집중하지 않는다든지 하는 시기어린 이야기를 듣기도 했다. 그러나 여러 소송업무에서 병행한 학업에서 우러나오는 깊은 지식은 업무 실적으로 이어졌고 그 결과, 특진을 두 번이나 하는 영예를 얻기도 했다.

 

 

 

교수가 되기로 결정한 계기는 무엇인가요?

_회사생활을 할 당시 나는 법무팀 소속으로서 주로 다루는 업무는 소송이었다. 소송의 특성상 법과 관련한 지식이 필요한데 이럴 때 대학원 과정에서 얻은 지식이 도움이 되었다. 하지만 기존 법률은 실제 사건에 적용할 수 없거나 맞지 않는 경우가 많았고, ‘이론과 실무사이의 이론적 공허함을 연구하고 채울 수 있다면 어떨까?’하는 생각을 많이 했다. 내가 느끼는 이론과 실무 사이의 괴리를 연구함으로써 후대의 사람들은 이런 고민을 덜 해서 신속하고 원활한 작업을 할 수 있으면 좋겠다는 바람에서 연구하고 가르칠 수 있는 교수라는 것에 뜻을 품게 된 것 같다. 사회인으로 근무를 하면서도 사법고시를 준비하던 때의 학구열과 그 때 좀 더 해보았으면 어땠을까하는 아쉬움이 다시금 내 인생의 진정한 꿈과 목표를 가져온 셈이다.

 

 

 

 

 

 

각박한 현실을 살아가는 학생들에게 한 말씀 해주세요.

_요즘 학생들을 보고 있으면 너무 조급해하는 것 같다. 당장의 시험이 중요할 수 있지만 인생에을 5, 10년으로 볼 것이 아니라면 좀 더 대범해져도 된다. 자신의 삶을 50, 70년으로 길게 보고, 꿈이 있다면 포기하지 말아라. 조금 늦더라도, 어쩌면 돌아가더라도 언제나 마음속에 인생의 궁극적인 목표를 품고 있다면 언제든 이룰 수 있다. 지나간 일이 아쉬울 수 있다. 하지만 과거에 사는 사람은 발전이 없다. 내가 아쉬웠다면, 앞으로는 스스로에게 아쉬운 일이 없도록 미래를 준비하는 것이다. 나 또한 사법고시를 준비하던 대학생 시절을 떠올리면 한편으로는 너무 빨리 포기한 것은 아닐까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당시에 느리더라도 멀리 보고 공부를 이어나갔다면 어땠을까하고 말이다. 비록, 중간에 다른 현실적인 삶을 택해서 본래의 꿈과는 다른 삶을 살았었지만, 인생 전반에 걸쳐 학업에 대한 열정을 늘 품고 미래를 위해 부단히 노력했기에 조금은 돌아가도 목표한 바를 이룰 수 있었던 것이 아닐까. 물론 목표를 갖고 있다고 해서 전부 달성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실패할 수도 있다. 그렇다고 좌절할 필요는 없다. ? 최선을 다했다면 무언가에 최선을 다해본 그 경험 자체가 훗날 어떠한 일을 직면해 헤쳐 나갈 때 자양분이 될 것이니까.

스스로 최선을 다했다면 이루지 못했다하더라도 그것은 결코 잃어버린 시간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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