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업씨, 어디로 가야 하죠?
조선업씨, 어디로 가야 하죠?
  • 김기태
  • 승인 2017.09.05 15: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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_1970년대부터 성장한 한국의 조선업은 2000년대 일본까지 추월하며 단일품목으로 우리나라 수출 1위를 차지했다. 한국의 조선업은 국가 주력사업으로 자리 잡았을 만큼 가히 최고였다. 세계 각국의 주요 선주들에게 한국은 곧 조선강국을 의미했다. 2005년 영국의 조선·해운시황 분석기관인 클락슨에서는 한국의 조선업계는 수주잔량기준 세계1~7위를 독식하고 있다고 발표한 바 있다. 그 당시 전문가들도 한국의 조선업 전망에 대해 매우 낙관적이고 밝은 전망을 내놨다. 하지만 지금은 재무상태도 매우 부실하며 계속 적자를 기록해 구조조정 1순위에 처한 것이 한국의 조선업의 현주소이다. 우리나라 조선업은 어쩌다 이렇게 된 것이며 앞으로 어떻게 나아가야 할까?

 

 

무너지지 않을 것 같던 세계경제호황 무너지다.

_2008915일 리먼브라더스가 파산했다. 2007-2008년 미국 발 세계금융위기에 의해 금융권은 주머니를 여미었고 해운사들은 선박을 발주한 조선사에 선수금 지급을 연기했고 심지어 발주 계약을 취소하는 사태까지 벌어졌다. 대한민국의 조선업이 끝을 모르고 나아갈 것이라 생각하던 때에 돌부리에 걸려 넘어지게 된 것이다.

 

 

맞지 않는 옷. 해양플랜트

_세계적으로 경제가 침체되고 조선업계 시장에 전반적인 힘이 없을 때 한줄기 희망이 찾아왔다. 그것은 해양플랜트였다. 해양플랜트란 해저에 매장된 석유, 가스 등을 탐사·시추·발굴·생산하는 장비를 말하며 대표적으로 드릴십(Drillship)과 부유식 생산저장 하역설비인 FPSO(Floating Production Storage Off-loading)등이 있다. 2008년 초부터 중반까지 국제유가는 수직상승했다가 2009년까지 곤두박질친 이후 2010년 말 배럴당 100달러 수준까지 치솟아 고유가 시대의 막을 열었다. 하지만 심해석유 시추원가는 배럴당 60-80달러였기 때문에 고유가 시대에 접어들면서 세계적으로 심해석유 시추 논의가 시작되었다. 또한 평균단가는 초대형 컨테이너선 한 척 약 14000만 달러, LNG선 한 척 약 2억 달러, 대형해양플랜트 약 30억 달러로 수익성도 높았으며 당시 시장 전망도 매우 좋았다. 이에, 국내 조선3(현대중공업, 삼성중공업, 대우조선해양)는 이러한 상황 속에서 해양플랜트 사업에 뛰어들었다. 당시 그동안 실험적으로만 연구하던 심해용 드립십(Drillship)FPSO(Floating Production Storage Off-loading)를 제조하기 시작했다.

 

 

_대한민국에서 해양플랜트 수주는 총액을 정한 뒤 수주를 따낸 사업자가 해당 금액 안에서 설계와 구매·시공을 모두 책임지는 턴키(Turn-key)방식으로 이루어진다. 사업진행에 별 문제가 없다면 이익을 크게 남길 수 있지만 문제가 생길 시 사업자가 전부 떠안아야 하는 하이리스크 하이리턴 구조이다. 이익이 많아 보이는 만큼 문제도 많았다.

 

 

_컨테이너선이나 LNG, LPG선 등의 상선이 주력이었던 조선사들은 해양플랜트 기초설계를 대부분 유럽이나 미국의 엔지니어링 업체에게 맡겼는데 여기서 문제가 발생했다. 설계에 하자가 있었다 하더라도 설계사가 책임을 지는 것이 아닌 계약이었다. 실제로 건조작업에 들어가면서 설계변경이 엄청나게 많이 일어났고 한번 설계도면을 변경하고 현장에 배포되는 데 한 달 이상 걸리는 시간의 패널티도 대한민국의 조선사와 선주가 물었다. 이렇게 작업이 연기되는 경우가 많아 예상 작업일수보다 많은 시간이 걸려 납기일을 제대로 맞추지 못하는 경우가 많았고 해양플랜트가 도크를 차지하고 있어 뒤에 수주한 선박들 제조도 밀리게 되었다.

 

 

_국내 업체끼리 지나치게 경쟁을 하다 원가이하의 수주를 받아 수 조원의 손실이 나는 실책도 있었다. 당시 국내의 기술력은 유럽이나 미국에 비해 20~30%수준이었고 설계와 주요 설비는 해외 외주로 넘겨 국내업체들은 부품을 조립하는 수준이었다. 30억 달러규모의 수주를 따내더라도 순이익은 얼마 남기지 못하거나 손실을 겪게 되었던 것이다.

 

 

_여기다 글로벌 경기침체로 인해 에너지 수요가 감소한데에 더해 셰일가스 추출 기술이 상용화되면서 유가가 폭락하게 되어 배럴당 40~50달러대 수준이다. 심해석유 시추원가가 배럴당 60~80달러 수준이기 때문에 기존 발주가 취소되거나 인도가 연기되었다. 이러한 상황에서 국내 조선사들은 크게 손해를 보았다. 국내의 조선업은 영업이익에서 몇 조원씩 손실을 기록하며 부실한 재무상태를 가졌고 구조조정 1순위 업종으로 자리매김 했다.

 

 

조선업의 부진 대규모 구조조정으로 이어져..

_대한민국의 조선업이 어려워지면서 기업과 국가적인 문제뿐만 아니라 개인들에게도 피해가 막심하다. 2015년 조선업계에서만 15000여명의 실업자가 발생했다. 앞서 언급한 해운사의 선박 수주 급감과 해양플랜트 악재가 겹치면서 국내 조선3사의 대규모 구조조정에 협력사가 줄지어 도산한 까닭이다. 대우조선해양은 부장급 등의 고위급자 1300여명을 대상으로 권고사직을 단행하여 30%의 인력을 정리했고 현대중공업도 과장급 이상 사무직 등을 1300여명 감축했으며 삼성중공업 역시 임원 30%이상 감축에 임직원 수시 희망퇴직을 실시한 바 있다.

 

 

그래서 앞으로 대한민국의 조선업은 돌이킬 수 없나?

_문재인 정부에서는 대한민국의 해운업과 조선업에 관심이 많은 것처럼 보인다. 지난 대선에서 문재인대통령은 한국 해운 재건 프로그램을 공약으로 내세운 바 있다. 프로그램 내용에는 메가 컨테이너 선사, 대형 벌크선사 및 중견 인트라아시아 선사 육성 그리고 해양산업의 체계적 금융지원을 위한 한국해양선박금융공사 설립 추진 등이 있다. 또한 친환경 고효율 선박 확보를 통해 조선 및 해운 상생협력 구축을 추진한다. 이에는 노후화된 연안화물선을 친환경 선박으로 대체를 추진, 기존에 등록된 노후 선박의 패선·해체 촉진을 위한 보조금 도입을 추진, 폐선·해체한 선주가 LNG 연료 추진선으로 친환경 선박을 신조하거나 기존선박을 친환경 선박으로 개조할 경우 금융지원을 추진한다고 한다.

 

 

_물론 아직 가시적으로 뚜렷한 정책들이 보이지 않는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문 대통령은 한진해운 법정관리 절차를 비판한 바 있고 또한 1조원 규모로 추진하고 있는 한국해양선박 금융공사 자본금 규모를 4조에서 5조원으로 확대해야 한다고 말했다. 조선업의 전망도 밝지 않지만 문재인 정부에서 큰 관심을 가지고 있는 만큼 해결책을 제시할 수 있을지 앞날이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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