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에겐 ‘광장’이 필요하다
우리에겐 ‘광장’이 필요하다
  • 윤지운 수습기자
  • 승인 2017.12.26 16: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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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내 젠더이슈 공론장에 관하여

사회적으로 떠오르는 젠더문제
_성 차별, 여성 혐오는 오늘날 우리 사회의 고질적인 문제다. 이는 우리나라가 오랜 기간 동안 남성 중심적 가치관을 중시해온 것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하지만 최근 페미니즘 열풍이 불기 시작하면서 젠더문제에 대한 담론이 수면 위로 올라오고 있다. 젠더문제란 성별에 따라 선입견을 부여하고 차별을 두는 문제를 말한다.


                      ▲불법촬영 근절 집회 웹자보

_이는 대학 사회도 예외가 아니다. 지난 11월 10일 부산지역 대학 내 페미니즘 동아리들과 몇몇 단체가 연합하여 서면에서 ‘불법촬영행위 및 소비 근절’ 집회를 열었다. 이들은 집회에서 불법 촬영물(소위 몰카) 위협에 대한 공포감을 토로하며 이에 대한 열약한 사회적 인식과 몰카 근절 대책에 대해 성토했다.

 우리 대학 내에 젠더문제는?

 

       ▲디시인사이드 해양대 갤러리의 혐오적 언행을 고발한 글

 _우리대학은 어떨까? 국제대학 A 학생(17)은 “동아리 술자리에서 남자 선배가 여자 후배한테 성추행을 저질렀으나 성범죄 피해에 대한 사람들의 인식 때문에 피해 학생이 신고하기를 꺼려했다”고 밝혔다. 또한 페이스북 페이지 ‘한국해양대 대신 전해드립니다’에는 ‘DC 해양대 갤러리’의 혐오적인 언행을 고발하는 글이 올라오는가 하면, 거절하기 힘든 남자 선배의 불쾌한 구애에 대한 제보가 올라왔을 때 오히려 피해 여성을 조롱하는 댓글이 달려 논란이 있었다. 이렇듯 우리대학도 젠더문제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젠더문제를 다룰 장
_그렇다면, 이러한 문제들을 학내 어디에서 다룰 수 있을까? 우리대학에는 성평등상담실과 여성국에서 젠더문제들을 다루고 있다.
_성평등상담실은 학생상담센터 산하 기관으로 학생들의 젠더문제의 관한 고민들을 상담하는 역할부터 외부 단체와 연계해 성 인권에 관한 여러 가지 캠페인을 만든다. 또한 학내에서 성범죄가 발생할 때 접수하여 중재, 성희롱‧성폭력 고층심의위원회 개설하여 징계를 하는 역할도 담당하고 있다.
_여성국은 총학생회 내 부서로 학내에서 여성의 권리에 대해 다루는 곳이다. 이들은 올해 학생과의 원활한 소통을 위해 오픈 카톡 방을 만들고, 보건소와 연계하여 자궁경부암 예방접종 사업을 추진했다.

공론장은 충분하게 마련되었나?
_학내 공론장에 대한 학생들의 의견들은 어떨까? 해과기대 B 학생(해양공간건축학부‧14)은 “우리 사회는 여성 혐오와 성 차별 등 젠더 의제에 대해 목소리를 내는 것에 그닥 호의적이지 않다”며 “이러한 분위기엔 안정적인 소통을 위해 익명으로 얘기할 장이 필요한데 안타깝게도 우리대학에는 이러한 문제들을 익명으로 토로할 장이 부족하다”고 말했다. 또한 국제대학 C 학생(해운경영학부‧17)은 “학과, 동아리, 학회마다 분위기 차이는 있겠지만 젠더이슈에 대해 말하기 힘든 상황인 것 같다”고 말했다. 이렇듯 학생들은 공론장이 덜 갖춰져 있다고 평가했다. 

문제점들은 어디서부터 기인한 것인가?

공론이 잘 되지 않는 이유는 무엇일까? 이에 대한 다양한 의견들을 몇가지 사안으로 간추려서 정리했다.

_편중된 성비
우리대학은 기본적으로 남성의 비율이 타 대학보다 높은 편이다. 대학 알리미의 통계에 따르면 올해의 재학생의 성비가 정원 내 대학생 기준 ▲남자 4,387명 ▲여자 1470명으로 대략  3:1에 이른다. 특히 해사대학 같은 경우 수시전형에 남녀 모집비율을 따로 설정해 이러한 격차는 더욱 심해진다. 이러한 현상은 대학의 문화를 남성 중심적으로 흐르게 해 이에 불만을 가진 사람들의 목소리를 내기 힘들게 만든다.   

_총여학생회의 부재
우리대학은 작년을 기점으로 총여학생회를 폐지하고 총학생회 내 여성국으로 통합했다. 하지만 집행 부서가 바뀌면서 생기는 문제점들도 있다. 총학생회 여성국 조하나 여성국장(조선해양시스템공학부‧15)은 “총여학생회 때는 자체적인 예산이 편성되었지만 총학생회 내 부서로 통합되면서 총학생화로부터 예산을 배분받아야 해 전보다 부족하게 운영된다”며 “이제는 예전보다 남녀 문제를 고르게 다뤄야 한다는 압박감에 더욱 시달려 여성의 문제를 집중적으로 다루기가 힘들어졌다”며 성토했다. 

_남성 중심의 학생회 구성
학생회는 학생의 대변인으로서 대학에서 중요한 역할을 한다. 하지만 작년 학생회 선거 당시 총학생회를 포함한 10명의 후보들이 모두 남성이었다. 또한 이번 선거는 후보 12명 중에 여성이 2명 있어 작년보다는 늘었지만 여전히 남성이 대부분이며, 이마저도 여성 정후보는 1명밖에 없었다. 이 점에 대해 해과기대 B 학생(해양건축공학부‧14)은 “학생 자치기구 대표자로서 거의 대부분 남성이 후보로 나온다”며 “이러한 편중된 구조로 인해 여성의 의견이 묵인되는 것 같다”며 자신의 의견을 내비쳤다. 

_열약한 인프라
젠더문제를 다룰 학교의 인프라는 어떨까? 부산대의 경우 성평등 상담실 외에도 젠더의제를 지속적으로 논의할 수 있는 여성연구소가 있으며 ‘여명’, ‘싫다잖아’ 등의 페미니즘 동아리 등 학생들의 의견을 조직화해 표출할 공간이 있다. 또한 동아대의 경우에도 관련 동아리가 있으며 학생을 대변할 총여학생회 ‘여기愛’가 존재한다. 반면 우리대학의 경우 성평등상담실과 여성국 외에는 논의할 곳이 없다. 이에 대해 성평등상담실 이아름 상담원은 “학교 내에 젠더 관련 문제에 대한 의식이 예전보다 높아지는 추세이다”면서도 “문제의식을 다루고 이에 대한 의견들을 규합할 공간이 부족하다”고 하였다.

열린 공론장을 위해 한 발짝
_이러한 문제점을 해결 방안에는 어떠한 것들이 있을까? 조하나 여성국장은 “문제점들에 대해 이야기를 나눌, 접근성 좋고 안심을 느낄 공론장이 만들어져야 할 것 같다”며 “편안히 얘기할 장을 위해 오픈 카톡을 개설하고 상담도 학생회에서 받고 하였지만 원활하게 이루어지지 않았고 이를 위해서는 편안한 분위기 개설, 타인과 공간적으로 분리된 방을 확보하는 쪽으로 노력을 기울어야 할 것 같다”고 했다. 또한 이아름 상담원은 “학생들이 지속적으로 목소리를 낼 수 있게 할 노력이 필요한 것 같다”며 “관련 동아리 개설, 혹은 학생들끼리의 활발한 소통 등을 통해 문제에 대해 논의를 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어야 할 것 같다”고 밝혔다.   


_성 차별은 예전에도, 그리고 현재 우리 사회가 떠안은 해결되지 않은, 그리고 해결되어야 하는 숙제이다. 수많은 사람들이 성별로 인해 차별을 당하고 고통을 호소하고 있으며, 편견에 묻혀 삶에 제약을 받는다. 이를 개선하기 위해 문제에 대해 토로하고 개선해 나갈 장이 필요한데, 우리대학 내에도 이러한 목소리를 낼 곳이 잘 마련되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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