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수첩] 관심이 필요하다.
[취재수첩] 관심이 필요하다.
  • 조경인 기자
  • 승인 2017.12.27 15:4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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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심이 필요하다.

_우리대학의 재정은 날이 갈수록 곤두박질치고 있다. 정확히 말하자면 학생들을 위한 예산이 그렇다. 대학의 예산이 줄자 그 타격을 입는 첫 주자는 다름 아닌 학생이 되었다. 학생을 위한 장학금이 줄었고, 학생이 활동하는 학생자치기구 예산이 줄었다. 신문사도 사정은 마찬가지라 지난 호 신문을 발행하지 못했다. 대학 재정에 관해 안일하던 나는 그제야 심각성을 깨달았다. 그리고 이번 커버스토리를 쓰며 그 열악함을 더욱 절실히 느꼈다. 작년과 올해의 세입예산을 비교해보며 느낀 감정의 대부분은 답답함이었고, 학생들을 위해 예산이 쓰이지 못한다는 것을 알고는 씁쓸함을 느꼈다.

_우리대학 재정 상황을 속속들이 잘 알고 있는 학생은 몇이나 될까. 아마 예산이 부족하다는 사실을 몰랐고, 아직까지도 모르는 학생들이 훨씬 많을 것이다. 줄어든 예산이 나에게는 큰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생각해 관심을 두지 않았을 수 있다. 물론 관심을 가졌더라도 더 자세히 알아볼 만한 경로가 없었을 것이다. 그러나 대부분의 학생들은 학생자지치구와 관련된 활동을 하지 않아 몰랐고, 교환학생 준비를 하지 않아 몰랐고, 신입생이라 작년과 비교할 수 없어 몰랐고, 내 일이 너무 바빠 관심을 가질 여유가 없어 몰랐다. 그래서, 언제까지 모를 것인가?

_관심이 필요한 때이다. 나에게 어떠한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지 않았더라도, 관심을 가져야 한다. 대학의 주인은 그 누구도 아닌 학생이기 때문이다. 학생조차 제 일에 관심을 갖지 않는데 누가 적극적으로 학생을 위해 힘써줄까.

_그러나 지금 우리대학은 어떠한가? 학생자치기구 투표율은 연장투표에도 불구하고 40%를 넘기지 못했다. 국제대학에서는 학생대표자 후보조차 나오지 않았다. 대학 커뮤니티만 보아도 관심은커녕 오히려 서로를 배척하기 바쁘다. 목소리는 내지 않으면서 자신이 원하는 방향대로 흘러가지 않으면 짜증을 내고 불만을 표출한다. 내가 참여하긴 귀찮지만, 누군가 자신을 위해 희생하며 일해주기만을 바란다.

_불과 며칠 전까지 내 생각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나와는 관련 없는 일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한국해양대 학생인 이상 나와 관련 없는 대학 일은 없다. 작은 관심이 우리대학과 대학사회를 바꾼다. 관심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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