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치골함성] 인간의 욕심과 동물학대
[아치골함성] 인간의 욕심과 동물학대
  • 한국해양대신문사
  • 승인 2017.12.27 19: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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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계공학부 조선기자재공학전공 17_강민혜

인간의 욕심과 동물학대

_축생이란 말이 있다. 축생의 사전적 의미 중 하나는 ‘육도 세계의 하나. 살ㆍ도ㆍ음 같은 중계를 많이 범한 사람이 내생에 태어나게 되는 동물의 세계.’ 이다. 불교적 의미로 쓰이는 말이지만, 죄를 많이 지은 사람이 동물로 태어나게 되는 것이라면 동물은 전생에 죄를 많이 지어 동물로 태어나게 된 것일까? 애초에 어째서 동물로 태어나는 것이 벌의 범주로 속해지는 걸까? 이는 인간보다 동물이 열등하다는 의식이 기본적으로 깔려있기 때문이다.
_인간의 관점에서 본다면. 인간은 동물들 중 가장 뛰어난 동물이라고 말할 수 있다. 이족직립보행을 하면서 도구를 만들어 사용하고, 불을 다루었다. 또한, 동물 중 가장 지능이 높고 이성적이기도 하다. 인간은 다른 동물보다 높은 지능과 이성으로 문명의 발달을 이룩했다. 그 결과로 대부분의 사람들은 보다 길고 안락하며 건강한 삶을 영위하고 있다. 그러나 우리가 현재의 삶을 영위하고 긴 수명을 가지기까지 필요했던 것은 인간의 노력만이 아니라는 사실을 우리는 기억해야 한다.
_우리는 아침에 일어나 우유를 마시고, 가방을 메고 학교 또는 직장에 간다. 그리고 질병을 예방하기 위해 예방접종 주사를 맞으며 자란다. 아플 때엔 약을 먹는다. 이 사실들은 너무나도 당연하고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진다. 적어도 인간에겐 그럴 것이다. 그렇다면 이 문장들을 바꿔서 말해보자.
_암소는 자신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인간에 의해 인공수정이 이루어져 강제로 우유를 생산하고 있다. 베트남의 악어들은 산채로 가죽이 벗겨져 가방이 되어 인간들의 손에 들려있다. 그리고 하얀 쥐들은 인간의 생명을 연장하기 위해 검증되지 않은 약물들을 주입 당하고 하얀 봉투 속에 시체가 되어 쌓일 것이다.
_이 문장들은 인간의 안락한 삶 뒤에 있는 동물들의 잔혹한 현실이다. 많은 사람들은 이 사실을 알고 있다. 채식주의자로 살며 동물가죽생산을 멈추라고 외치는 사람들도 있다. 그런데 이쯤에서 한가지 의문점이 생길 것이다. 우리는 우유를 마시지 않고, 인공가죽으로 된 가방을 메고 살 수 있다. 하지만 우리는 약의 성능을 검증하기 위해 위험성이 있는 약물을 몸에 직접 주입할 수 있는가? 죽음 앞에서 약을 먹지 않을 정도로 초연해질 수 있는가?
_이 의문들은 ‘인간의 존엄성’이라는 개념에서 너무나도 간단하게 귀결된다. 사람은 사람이라는 이유만으로 가치를 지니고, 존중받아야 한다. 또한, 인간은 동물보다 높은 존엄성을 가진다. 위에서 말한 인간보다 동물이 열등하다는 의식이 기본적으로 깔려있는 이유 또한 이 개념으로 설명할 수 있다.
_그렇다면 ‘인간의 존엄성’이라는 개념은 누가 만들어낸 것이고, 무엇을 근거로 하여 만들어진 것인가? 당연히 모두 인간이다. 인간이 ‘인간의 존엄성’이라는 개념을 만들었으며, 이 개념은 논리적인 근거를 갖지 못할뿐더러, 절대적인 진리는 더더욱 아니다. 인간이 만든 것이기 때문이다. 비판적인 관점에서 보자면 이는 지극히 인간 중심의 이기적인 견해이다.
_따라서 윤리적인 시각으로 희생되고 있는 동물과 생명을 연장하고 있는 인간을 살펴본다면, 이는 모순적이다. 그러나 나는 이 문제에 대해 어떠한 해결책도 제시할 수 없고, 문제를 제기할 자격조차 없다. 앞으로 내가 먹을 약을 위해 희생되고 있는 동물들을 보더라도 방관할 수밖에 없다. 나는 인간이기 때문이다.
_지금도 동물들은 죽어가고 있고, 인간의 수명은 연장되고 있다. 하지만 우리는 이것을 당연하게 여겨서는 안 된다. 적어도 소비자로서 우리는 동물들의 고통에 대해 알고, 불필요한 소비를 자제해야 한다. 생명이 죽어 나가는 것을 막기 위해 끊임없이 문제를 제기하고 해결책을 고민하며 좀 더 나은 방안을 연구해야 한다.
"Behind every beautiful fur, there is a story. It is a bloody, barbaric story." 모든 아름다운 모피 뒤에는 이야기가 있다.
그 이야기는 피비린내 나고, 야만적인 이야기이다. /Mary Tyler Moore 메리 타일러 무어

  강민혜 학생 (기계공학부 조선기자재공학전공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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