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늘구멍은 과연 공평해질 수 있을까?
바늘구멍은 과연 공평해질 수 있을까?
  • 방재혁 수습기자
  • 승인 2017.12.29 18:1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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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용비리 척결과 지방 분권

_공평한 바늘구멍을 위해 정부가 나섰다. 문재인 대통령은 대선후보 시절 ‘블라인드채용’과 ‘지역인재 30% 할당제’를 공약으로 내세웠다. 이에 올 하반기부터 모든 공공기관 및 지방 공기업에 블라인드 채용방식이 도입되었고, 지방으로 이전한 공공기관에는 지역인재채용 의무화가 실시되었다. 나아가 정부는 민간부문에까지 블라인드 채용확대를 권장하는 등 한동안 취업시장에 변화가 있을 예정이다.

혈연, 지연, 학연은 이제 그만! 편견없이 능력만 보자 -블라인드 채용

_블라인드 채용은 학벌이나 성별, 출신이 아닌 실무 역량, 업무 적합성 등 직무역량 중심의 인재 채용을 말한다. 즉 회사에서 필요로 하는 능력을 갖고 있는지를 보는 것이다.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있는 TV프로그램 복면가왕을 생각하면 된다. 가수에서 배우, 운동선수까지 얼굴을 가린 채 노래하며, 청중들은 오로지 노래만을 듣고 평가한다. 이러한 블라인드 채용은 왜곡된 취업시장에서 드러나는 혈연, 지연, 학연을 원천봉쇄하고 불필요한 스펙쌓기를 줄이고자하는 정부의 의도가 담겨있다.
_취업시장의 채용비리는 현재까지 사회전반에 만연해있다. 최근 적발된 강원랜드와 우리은행의 경우가 대표적이다. 강원랜드의 경우 2013년 신규채용인원의 대부분을 부정청탁을 통해 뽑았다는 의혹을, 우리은행의 경우 2016년 하반기 신입사원 공개채용과정에서 특정인원을 특혜로 채용했다는 의혹을 받아 검찰조사를 받고 있다.
_이런 배경에서 추진돼 현재는 공무원 채용과 공기업, 공공기관에만 적용 중이지만 정부는 지속적으로 민간기업에까지 권장할 계획이다. 실제로 이미 일부 기업은 블라인드 채용을 시행중이다. 카카오그룹은 면접과 서류면접을 대신해 당장 실무에 필요한 코딩테스트를 실시한다. 또한 통신사인 KT에서는 KT스타오디션이라는 자기 어필을 활용하는  독특한 채용 프로그램을 실시해 공채 서류전형을 면제해준다. 블라인드 채용을 시도해본 기업들은 능력 중심으로 채용을 하다보니 업무 적응도와 만족도 모두 높게 나타난다고 평가했다.

말은 제주로 사람은 서울로? -지역인재할당제

_지역인재할당제는 지방 혁신도시로 이전한 공공기관이 신규채용시 해당 지역의 인재 30%를 의무적으로 선발해야하는 제도이다. 이는 수도권 선호현상 해결, 지방분권, 지역 균형발전을 목적으로 한다.
_우리나라는 서울, 경기 즉 수도권 지역의 인구가 전체인구의 약 50%를 차지한다. 뿐만 아니라 서울에만 53%의 공공기관과 45.8%의 대학, 41%의 대졸학력자가 집중되어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지방의 젊은 인재들은 갈수록 수도권으로 몰리고 청년이 빠져나간 지역은 활력을 잃어 경제가 침체되는 양극현상이 발생했다. '말은 제주로 사람은 서울로'라는 말이 사회 전반에 뿌리박혀있는 것이다. 이를 타파하기위해 먼저 수도권에 밀집되어있는 공공기관을 지방으로 이전하고 이전한 공공기관에서 지역인재를 채용하도록 의도한 정책이 바로 지역인재할당제다. 문재인 대통령은 후보시절부터 지방 청년들의 일자리 문제 해법은 지방에 혁신도시를 선정하고 지역 성장 거점이 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러한 주장대로 젊은 인재들이 지역 경제에 이바지할 수 있는 기회의 장이 열린다면 과도하게 서울로 몰리는 현상을 완화 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_현재도 공공기관 지방이전이 활발히 진행 중이다. 전국 곳곳으로 150여개에 이르는 공공기관들이 이전한다. 우리대학이 위치한 부산에는 현재 총 41개의 공공기관이 위치해있고  이 가운데 13개는 이전 예정인 기관이다.

정책을 둘러싼 서로 다른 시선

_이 두 정책은 채용시장에 큰 변화를 가져온 만큼 수많은 문제점과 불만이 제기되고 있다. 그 중 가장 기본적으로 제기되는 것은 역차별 논란이다.

▲ 블라인드 채용 정부 홍보자료 (출처 : 고용노동부)

"오히려 고학력자 역차별 아냐?"
_취업포털사이트 인크루트가 실시한 '블라인드 채용 도입에 관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서울 및 해외소재 대학 출신자들의 반대 비율이 30%(전체 응답자 반대 비율15.8%)로 가장 높았다. 이는 학벌을 노력의 결과물로써 인정해야 한다는 의견의 방증이다. 서울대에 재학중인 오윤택(건축공학과)학생은 "회사에서 원하는 인재를 제대로 선별할 수 있는 시스템이나 방법이 있으면 괜찮다고 생각한다"며 "다만 현재 스펙을 블라인드 한 채 인재를 선별할 수 있는 대안이 갖추어져 있는지 의문이다"라고 말했다.
_반면 권주혁(해양행정학과⦁14)학생은 "더 많은 지식과 기회를 얻을 수 있는 수도권 대학을 지방대학과 동일선상에 놓기 어렵다"며 "물론 입시에 쏟은 노력도 평가해야하지만 지방대학 학생들은 같은 출발선상에 서있을 기회조차 적었다"고 전했다. 실제로 대학과 기업이 서울에 몰려 있다보니 지방은 취업에 필요한 스터디나 면접학원, 외국어학원 등의 환경이 열악하다. 대학은 지방에서 다녔지만 어쩔 수 없이 서울에서 취업 준비를 해야하는 실정이다.
_이러한 맥락에서 지역인재채용에 대해서도 지방대학 학생들에 대한 지나친 특혜라는 입장과 수도권은 그만큼 이점이 있다는 상반된 입장이 충돌한다. 뿐만 아니라 지방인재의 기준이 모호하다는 문제에도 직면해있다. 현재 시행중인 지역인재할당제는 지방에서 초⦁중⦁고등학교를 졸업해도 서울에 있는 대학교를 졸업하면 지역인재에 해당되지 않는다. 지방에서 노력해 수도권 대학에서 교육을 받고 돌아오니 지역인재가 되지 못하는 것이다. 오윤택 학생은 지역인재할당제에 대해서는 "동일한 출발선상에 세우는 것을 넘어서 지방대학 학생을 앞에 세워주는 지나친 특혜라고 생각한다"는 의견을 보였다.

"둘이 같이 시행할 수 있긴 한거야?
_또한 블라인드채용과 지역인재채용을 동시에 시행하는 것 자체가 모순이라는 의견도 제기되고 있다. 블라인드채용은 말 그대로 모든 스펙을 가리고 능력만 보고 채용해야한다. 하지만 지역인재채용은 자신의 '출신'이라는 스펙을 공개해야하기 때문이다. 현 정부는 일단 올 하반기가 첫 시행인 만큼 조금 더 지켜보겠다는 입장을 취하고 있다.

같은 출발선에 서기위한 첫 걸음
_취업하기가 바늘구멍 들어가기보다 어렵다보니 취업준비생들은 어떻게든 자신이 유리할 수만 있으면 편법을 써서라도 다른 사람보다 앞서가려고 한다. 이런 상황에서 정부는 모든 취업준비생들을 최대한 동일한 출발선상에 세우기 위해 노력중이다. 공기업과 공공기관은 정부의 이런 노력이 반영됐지만 목표는 민간기업까지 그 범위를 넓히는 것이다. 그러나 취업시장에는 너무나 많은 기업들과 구직자가 있고 수많은 변수가 발생한다. 정부의 노력이 이러한 어려움들을 어떻게 극복해나갈 수 있을지 앞날이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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