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입은 신상 청바지의 이야기
어제 입은 신상 청바지의 이야기
  • 윤지운 수습기자
  • 승인 2018.03.08 17:3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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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스트 패션의 명암

"평소 옷에 관심이 많아 인터넷 쇼핑몰을 둘러보거나 이따금 옷을 사곤 해요. 예전에도 그랬지만 특히 요즘 유행이 빨리 도는 것 같아요. 명품을 좋아하지만 유행에 발맞추면서 명품을 구매하기엔 돈이 너무 많이 들어요. 그래서 요즘엔 적당한 가격에 사서 부담 없이 바꿀 수 있는 브랜드를 이용해요"

_패션에 관심이 많은 유승완(국제무역경제학부·17) 학생의 말이다. 이처럼 최근 발 빠르게 돌아가는 트랜드에 맞춰 저렴하게 옷을 사고 빠르게 바꾸는 ‘패스트 패션’이 유행하고 있다. 해마다 유행하는 디자인이 달라지고 작년 신상이 올해 장롱에서 나오지 않는 경우가 빈번한 요즘, 왜 패스트 패션이 유행하게 되었을까?

 

패스트 패션을 소개합니다

 

▲ SPA 브랜드 '유니클로'

 

_‘패스트 패션’이란 빠르게 흘러가는 패션 트랜드에 맞춰 패스트푸드를 먹듯이 빠르게 유통되는 형태의 패션을 말한다. 이러한 패션 경향은 IT가 발달함에 따라 소비자들이 많은 정보를 바탕으로 제품을 비교할 수 있게 되면서 발전하였다. 이러한 패스트 패션을 대표하는 브랜드로 H&M, 유니클로, ZARA 등의 SPA브랜드가 있다. 이 회사들은 상품을 월 단위, 혹은 1~2주 단위로 기획하여 패션 트랜드를 빠르게 반영, 최소한의 유통망을 이용하거나 인건비를 감축하는 방식을 통해 저렴하며 신속하게 판매하는 방식으로 패션 시장을 주름잡았다.

_더불어 최근 스마트폰의 보급으로 소셜미디어가 보편화됨에 따라 패션 시장 또한 가속화되고 있다. 이는 소셜미디어가 보급되면서 전보다 소비자들의 의견교류가 더욱 활발해졌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소비자들의 요구가 늘어나 기존의 패스트 패션만으로는 이들의 요구를 감당하
기 힘들어지게 되면서 ‘울트라 패스트 패션’ 사업이 등장하게 되었다. ‘울트라 패스트 패션’은 1주 마다 상품을 생산하는 등 소셜 네트워킹과 인터넷을 바탕으로 신속하게 유행을 반영하며 시장을 주도해 나가고 있다. 작년 울트라 패스트 패션업체 ‘부후’의 회계 결산 결과, 전년도 대비 매출액이 51% 올랐고, 또 다른 업체 ‘미스 가이드’ 역시 매출액이 75% 올라 울트라 패스트 패션의 인기를 실감하게 했다.

 

이래서 우린 ‘패스트 패션’ 한다

_패스트 패션의 최대 장점은 저렴한 가격으로 옷을 살 수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장점으로 인해 특히 대학생들의 이용비율이 높은데, G마켓에서 제공한 자료에 따르면 SPA 의류 평균 구매연령이 21.4세라는 점이 이를 증명한다. 그 이유로는 20대가 유행에 민감한 점도 있지만, 이들의 경제 상황과도 관련이 있다. 2015년 아르바이트 중개업체 알바천국이 조사한 자료에 따르면 대학생 평균 생활비는 40만 9000원이며, 이 중에서 의류 구매에 쓰이는 비율은 19% 인 7만 7000원 내외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적게는 2만원 내에서 옷 한 벌을 구매할 수 있다는 점은 SPA 브랜드의 큰 매력으로 볼 수 있다.

 

패스트 패션, 마냥 괜찮기만 할까?

 

▲ 가득 쌓인 폐기 의류

 

_패스트 패션은 하나의 소비문화로 자리 잡았다. 하지만 패스트 패션도 몇 가지 문제점을 안고 있다. 의류를 생산하는 과정에서는 환경오염이 발생한다. 여성환경연대의 조사에 따르면, 목화를 생산하는데 들이는 살충제의 양이 전 세계 살충제 사용률의 25%에 육박한다고 한다. 이뿐만 아니라 제조 과정에서 쓰이는 염색약을 제거하기 위해 다량의 용수를 사용하며, 이들 중 10~15%가 폐수로 흘러나와 노닐페놀, 과불화화합물 등과 같이 환경에 유해한 영향을 끼치고 있다. 심지어 이렇게 생산된 옷이 버려지는 양 또한 많은데, 환경부에 따르면 2014년 한 해 동안 약 74,000톤의 의류가 폐기된다는 보고가 나오기도 했다.

_또한, 패스트 패션의 가격 경쟁력이 개발도상국 노동자 착취에서 비롯된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지난 2013년 방글라데시의 의류공장이 무너지면서 1,127명의 노동자들이 사망하였고, 이는 곧 하청 업체의 안전 문제를 방관한 의류업계에 대한 거센 비판으로 이어졌다. 대부분의 SPA 기업은 생산 물량과 옷의 단가를 맞추기 위해 인건비가 저렴한 제3세계 국가에 공장을 운영한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공장 노동자들은 저임금, 장시간 노동 등의 열약한 환경에서 일을 한다. 클라인의 책 ‘나는 왜 패스트 패션에 열광하는가’에 따르면 방글라데시의 의류 제작 노동자들은 평균적으로 월 43달러를 받으면서 일하는데, 이는 그들의 최저 생활임금인 71달러에 크게 못 미치는 수치다.

 

빠르게 말고 느리게

 

▲ 트럭 방수천을 재활용해 만든 '프라이탁'의 가방

 

 _패스트 패션을 통해 저렴하고 유행에 따라 옷을 맞출 수 있게 됐지만, 그 이면에 노동력 착취, 환경오염 등의 문제들이 있다. 이에 패스트 패션이 안고 있는 문제점을 극복하는 대안으로 ‘슬로우 패션’이 제안되고 있다. 패스트 패션이 옷을 패스트푸드를 먹듯이 소비한다는 점에서 유래하듯이, 슬로우 패션은 정성 들여 만들고 오래 입는 패션을 뜻한다. 슬로우 패션은 기존의 패스트 패션이 지니고 있던 환경오염, 노동착취 문제를 타파하기 위해 친환경, 공정무역을 지향하며 패션 시장에 새로운 축이 되고 있다. 한 예로 스위스의 ‘프라이탁’은 폐자전거의 고무나 방수천 등을 이용해 가방을 만들어 세간의 이목을 받기도 했다. 이 외에도 나우, 옥스파드 등의 회사들이 슬로우 패션에 앞장서고 있으며 한국에도 공정무역 브핸드 ‘그루’ 등의 브랜드가 존재한다.

_나폴레옹이 남긴 ‘사람은 그가 입은 옷 대로의 사람이 된다’라는 말처럼 옷은 사람이 살아가는 과정에서 중요하다. 신상으로 매일 매일 색다르게 자신을 가꿔나가는 것도 좋지만, 때로는 유행의 급류에서 벗어나 오래가고 건강한 가치를 입는 것은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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