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수첩] 언제까지 옹알이고 있을텐가
[취재수첩] 언제까지 옹알이고 있을텐가
  • 김남석 기자
  • 승인 2018.03.10 15:3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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_ 승선실습을 위해 신문사를 그만둔 지 1년 만에 다시 신문사로 들어오게 되었다. 1년 전만 하더라도 신문사를 나갈지 말지 고민하던 내가 실습을 나가 먼 뉴질랜드 바다의 배안에서도 쓸 만한 기사거리를 생각하고, 결국 다시 신문사로 돌아온 것을 보면 신문사 기자 생활이 나쁘지만은 않았던 모양이다.

 

_ 이번 커버스토리는 실습을 하면서 생각한 기사다. 사실 나는 실습을 편하게 하고 온 축에 속한다. 주변의 학생들에 비해 힘든 일도 덜했고, 일이 끝나면 개인시간을 보장받았다. 그런데, 이런 기본적인 것들을 지키면서 실습을 한 것이 ‘편하게 실습을 한 것’이라면 많은 학생들은 그렇지 않았다는 것이고, 분명 문제가 있다는 것이다.


_ 위탁승선실습과 관련된 문제가 최근 발생한 문제는 아니다. 수년, 아니 수십 년 동안 실습은 문제를 내포하고 있었다. 그런데 왜 지금까지, 최근 목포해양대학교 학생 1명이 사망할 때 까지 별 탈 없이 실습이 ‘진행 중’이었을까? 분명 상황적인 문제도 있기는 하지만, 학생들의 목소리가 없었던 것이 지금까지 실습이 개선되지 않은 원인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내가 지금까지 학교를 다니면서 학교, 해사대학 교수, 해사대학의 학생부인 사관부측에서 실습에 대해 문제제기를 한 것을 본적이 없다. 실제 실습 중에 폭언, 폭행을 당하고, 괴롭힘 당한 학생들은 그냥 불평을 할 뿐 나아질 거라는 생각을 하지 않는다. 과거 한 사관장이 말한 것처럼 선사에 문제제기를 하는 것이 학교 전반적으로 취업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렇더라도 문제가 있으면 문제제기를 하는 것이 옳은 것은 아닐까?


_ 이건 비단 위탁승선실습만의 이야기가 아니다. 과거 학내순환버스가 문제되었을 때도 학생들은 당시 주요 학내 커뮤니티였던 ‘페이스북 대나무숲’에 불평을 할 뿐이었다. 당시 관계자와 취재를 할 때 들은 말이 “학생들이 겪은 불편한 점에 대해 좀 알려줬으면 피드백이 될 텐데 그런게 없었다”였다. 학생들이 직접 불만을 제기한 적이 없었다는 것이다.
_ 내가 다녔던 토익학원의 선생님의 PT 앞쪽에는 항상 ‘언제까지 옹알이고 있을텐가?’라는 문구가 있었다. 의도하는 의미는 다르지만, 이 말을 학생들에게 해주고 싶다.

김남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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