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교수님!] 공감하고, 함께 웃고 싶다
[안녕하세요 교수님!] 공감하고, 함께 웃고 싶다
  • 조경인 기자
  • 승인 2018.06.04 17:4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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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양신소재융합공학과 이은경 교수님

안녕하세요 교수님! 코너는 교수님께서 항상 학우들 곁에 계시지만 어렵거나 잘 모르는 우리들을 위해 교수님이 어떻게 삶을 살아오신지 알아보는 코너입니다.

▲이은경 교수님
▲이은경 교수님

 

공감하고, 함께 웃고 싶다

해양신소재융합공학과 이은경 교수님

 

2008 부산대학교 재료공학 (공학사)
2010 부산대학교 재료공학 (공학석사)
2015 Colorado School Mines (공학박사)
2018~現 해양대학교 해양신소재융합공학과 교수

 

_올해 해양신소재융합과에 새로 부임하신 이은경 교수님을 만났다. 초임 교수가 이런 인터뷰를 해도 괜찮냐며 걱정하면서도 학창시절과 교수가 되기까지의 진솔한 이야기를 들려주셨다.

 

마음먹은 대로, 생각하는 대로
_부산에서 나고 자란 부산 토박이다. 성적에 맞춰 부산대학교를 들어갔고, 전공을 선택했다. 목표의식 없이 대학을 갔기 때문일까? 고등학교와는 전혀 다른 대학 생활에 적응하기 힘들었고, 자신이 적극적으로 참여하지 않으면 남는 것이 없는 게 대학 생활이기 때문에 어느 순간 뒤를 돌아보니 혼자가 되어 있었다. 한마디로 방황했다.
_내가 바라는, 더 높은 대학을 가면 이런 마음이 달라지지 않을까 싶었다. 그래서 1년 동안 재수를 하기도 했다. 하지만 결과는 별반 다르지 않았고, 이럴 바에는 차라리 학교로 돌아가 내가 참여할 수 있는 모든 활동에 참여해 보는 것은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이 1년은 이후 내 대학 생활의 많은 것을 바꿔 놓았다.
_그 후 대학으로 돌아가 대학 내에서 할 수 있는 활동은 모조리 참가했다. 학과 집행부를 맡기도 했고, 지금까지 하지 못했던 공부도 열심히 했다. 그러자 주변에서 도움을 주기 시작했다. 학과 선배들에게 공부에 있어 도움을 받기도 하고, 함께 기억에 남을만한 즐거운 추억을 만들기도 했다. 그때부터 학교생활에 정을 붙이기 시작했다.

 

넓은 길로, 넓은 세상으로
_4학년 때까지도 나는 정확하게 진로를 정하지 못했다. 취직해야 할지, 계속해서 공부하기 위해 대학원에 진학해야 할지 많은 고민을 했다. 그러던 중 강의 시간에 교수님께 책 한 권을 추천받았다. 지금의 나와 같이 새로 부임한 교수님이었는데, ‘핑’이라는 책이었다. 내가 이해한 책의 내용은 이러했다. 개구리가 폴짝폴짝 뛰는데, 잘 살아남기 위해선 나중에 막힌 길이 아닌 넓은, 더 큰 길이 있는 곳으로 가야 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나는 좀 더 넓은 세상을 바라보고자 대학원에 진학하기로 했다. 대학원에 진학하면 나중에 더 큰 길로 나아갈 수 있다고 생각했다.
_하지만 대학원에 진학하는 과정이 녹록지만은 않았다. 대학에 들어와 방황했던 시기가 있었기 때문에 학점이 좋지 않았고, 당시에는 대학원에 진학하는 여학생들이 많지 않았다. 여학생이 대학원 실험실에 들어오면 물을 흐린다, 문제를 일으킨다는 황당한 이야기가 돌았기 때문이다. 몇 번이나 대학원의 문을 두드렸지만 이런 이유로 번번이 거절당했다.
_그러던 중 감사하게도 지금의 은사님인 교수님을 만났다. 부족한 나를 실험실에서 공부할 수 있게 해주셨고, 대학원에 다니며 어떤 방향으로 나가야 할지 결정하는 데 정말 많은 도움을 주셨다. 그렇게 내 대학원 생활은 시작됐다.

 

저는 미국 갈 건데요?
_사실 미국에 가게 된 계기는 그렇게 대단하지 않다. 은사님이 유학파셨는데 외국에서 공부하며 배우고 얻은 것이 많아 보였다. 그리고 한 번쯤은 해외에 나가 공부해보고 싶었다. 그래서 다른 사람들이 ‘넌 앞으로 뭐 할 거야?’라고 물었을 때 그저 ‘저는 미국 갈 건데요?’라고 대답했다.
_일언이 중천금이라고 한 번 뱉은 것이 있으니 지켜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미리 영어 점수를 만들고 공부했고, 논문도 빠르게 정리해야겠다는 생각에 2년 과정을 8개월 만에 속전속결로 진행했다. 그리고 또다시 미국 대학원의 문을 두드렸다. 소통과 과제 문제 때문에 어려움이 있었지만 계속 두드리던 도중 나에게 기회는 찾아왔고, 그렇게 미국으로 가게 됐다.
_처음 미국에서의 생활에는 어려움이 많았다. 공부했던 영어와 실전은 다른 부분이 많아 초반에는 강의도 알아듣기 힘들었다. 하지만 한인 선배나 함께 강의를 듣는 학생들에게 도움을 받으며 점차 적응해 나갔다. 또 미국은 한국과 다르게 방목 식의 생활이었는데, 한 학기가 지나도록 교수님께서 부르시는 일이 잘 없었다. 하지만 한국인의 장점 중 하나인 성실함으로 계속 교수님을 찾아갔고, 모르는 부분은 질문했다. 덕분에 미국에서의 유학 생활은 좋은 경험으로 남게 됐다.

 

함께 웃고 싶다.
_부산에서 나고 자랐기 때문에 부산에 있고 싶었고, 국립대학교에는 더 가고자 했으나 가지 못한, 발전 가능성이 큰 학생들이 많을 것이라 생각했다. 이런 친구들이 나와 같이 방황하고 있다면 공감해주고, 이야기를 들어주고 싶었다. 그리고 해양 특성화 대학이기 때문에 종합대학과는 다른, 해양에 특성화된 더 재미있는 과제가 많을 것이라 기대했다. 이러한 이유로 한국해양대에 지원했고, 미국에서 부산으로 돌아와 한국해양대 교수가 됐다.
_처음 부임해 열정이 가득하기 때문일까? 내 수업을 듣는 학생 한 명 한 명 모두 만나 이야기를 듣고 싶다. 혼자 공부하는 것과 가르치는 것은 달라 수업 준비가 힘들기도 하다. 하지만 수업시간에 즐겁고도 싶고, 학생들이 웃고 있으면 기분이 좋아지면서 함께 웃고 싶다.

 

고민은 당연한 거니까
_내가 그랬듯이 지금 고민 중인 학생들이 많을 것이다. 어떻게 공부를 해야 할지부터 시작해 앞으로 어떤 일을 해야 할지. 하지만 지금 하는 고민으로 절망하지는 않았으면 좋겠다. 그때, 그 시기에 고민하고 걱정하는 것은 당연하기 때문이다. 나도 그랬고, 다른 학생들도 그렇다. 그래서 학생들이 더 적극적으로 찾아왔으면 좋겠다. 같은 경험을 한 입장에서 충분히 공감해 줄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문은 항상 열려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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