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북자북] 318호_실체적 진실을 향한 노력
[진북자북] 318호_실체적 진실을 향한 노력
  • 이윤성 기자
  • 승인 2018.06.04 16:3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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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건의 '실체적 진실'을 밝혀라!

_신문 사설을 읽다 보면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는 말이다. 이따금 우리 사회를 뜨겁게 달구는 이슈가 생길 때마다 어김없이 대중은 수사기관과 언론을 향해 이렇게 주문한다.

_실체적 진실이란 말은 원래 법률 용어로, 형사 재판에서 자주 거론된다. '객관적 사실을 발견하여 밝히는 사안의 진상, 실체'를 말하는데, 이는 합의 내용을 사실로 삼는 '형식적 진실'과 대비되는 개념이다. 그렇기에 실체적 진실이 후자보다 본질에 가까운, 가치판단이 배제된 '진짜 진실'이라고 볼 수 있다.

_갈등 요소가 명확한 사건일수록 실체적 진실을 원하는 목소리는 더욱 커진다. 이는 대중이 모르는 이면에 공개되지 않은 사건의 전말이나 실체가 있을 것이며, 지금까지 나온 것들은 사실이 아니거나 적어도 윤색의 과정을 거친 부분적 사실일 것으로 생각하는 불신감에서 비롯된다. 더욱이 여론조작 등으로 언론의 공정성이 의심받는 현재, 실체적 진실을 원하는 시민들의 요구는 그 어느 때보다 높다.

_이번 호를 준비하던 중, 편집국으로 한 통의 제보 전화가 걸려왔다. "실체적 진실을 밝혀달라"는 첫 마디로 시작된 그의 말은 최근 청와대 국민청원 사이트에 게재된 이른바 <해양대 노예>와 관련된 내용이었다. 우리대학 현직 교수들과 우리대학을 거쳐 간 前 산학협력기업이 거론된 문제인 만큼 학내 구성원들에게 정확한 내용을 전하기 위해 2명의 기자가 취재에 부단히 노력하였다. 취재 중 양측의 엇갈리는 의견과 제기되는 반론, 이어지는 재반박에 때론 기자들 역시 흔들리고, 실체적 진실을 찾지 못할까 두려움을 갖곤 했다.

_언론으로서 실체적 진실을 좇는 것은 당연한 책무다. 물론 실체적 진실 찾기에는 근본적 한계가 있다. 대부분의 보도는 당사자나 목격자로부터 정보를 얻어 재구성하거나 조합해 이뤄지기 때문이다. 그 과정에서 의도와는 관계없이 각자의 입장과 시선이 개입되어 선택과 강조가 이뤄지기 마련이다.

_그럼에도 실체적 진실을 향한 언론의 노력은 계속되어야 한다. 파악이 어렵더라도 올바른 절차와 과정을 통해 최대한 그것에 접근해야 한다. 기자는 실체적 진실을 '추구'하는 사람들이다. 적어도 그것을 향해 최대한, 힘이 닿는 데까지 접근하는 기자가 되겠다.

편집국장 이윤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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