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기나는 서재] 넓고 얕은 지식
[향기나는 서재] 넓고 얕은 지식
  • 한국해양대신문사
  • 승인 2018.06.04 19: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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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소재공학과_이동훈 교수

 

 

 

 

 

 

 

제목: 지적인 대화를 위한 넓고 얕은 지식: 역사, 경제, 정치, 사회, 윤리 편

글채사장 저, 한빛비즈, 2014

 

지적인 대화를 위한 넓고 얕은 지식: 역사, 경제, 정치, 사회, 윤리 편’. 책 제목이 좀 길다. 원고 청탁을 받고 약간 고민의 시간을 보낸 후, 이 책을 소개하는 것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출판된 지 좀 되었지만 지금까지 읽었던 매우 기억에 남은 책들 중 하나로, 당시 베스트셀러였다. 한참 인기가 있을 때, 도대체 무슨 대단한 것이 들어있기에 많은 사람들이 사는 것일까 하는 궁금함에, 그들의 선택에 동참하여 책을 샀다. 그리고 여러 번 읽었다.

이 책에서 지은이는 사람들을 구성원으로 가지는 사회를 매우 간단한 관점으로 분석한다. ‘사회는 매우 다양한 모습을 가지는데, 이를 연구하는 학문으로 나눈다면 역사, 경제, 정치, 사회, 윤리로 가를 수 있고 이들을 이분법적 관점으로 바라본다. 먼저 가장 간단한 지배-피지배 구조에 대한 관점으로 역사를 기술한다. 이어서 역사를 움직이는 원동력으로서 경제를 이야기하고, 어떠한 경제체제를 선택할 것인가에 대한 논의로 정치를 다룬다. 다음으로 그 선택을 통해서 누구(개인 또는 사회’, 또는 집단)의 이익이 우선되는지에 대한 논의로 사회를 말하고, ‘사회정의에 대한 물음으로서 윤리를 기술하면서 책의 내용이 마무리된다. 책의 각 부분에서 이해를 돕기 위해, 간단하면서도 곱씹어볼 만한 상황적 예를 제시하면서 현상 뒤에 숨어 있는 기본 원리를 정확하게 파악하여 설명한다. 다루는 주제들 중 많은 것들은 교과과정을 통해 배웠던 것들이라 생소하지 않아서 큰 부담을 가지지 않고 읽을 수 있었던 책이었다. 그리고 읽은 후, 이 책에서 다루는 것들을 대부분 제대로 모르고 있었음을 알게 되었다.

인문학으로의 입문서들 중 하나로 언급되곤 하는 이 책이 가진, 비슷한 종류의 다른 책들과 차별되는 특징은, 다루고 있는 주제에 대한 접근 방식이다. 세세한 부분들은 생략하고 큰 줄기만 다루고, 그것도 이분법적 관점이라는 매우 간단한 방법으로 다룬다. 예를 들면, 역사를 지배-피지배 구조에 대한 관점으로 본다. 이미 알고 있겠지만, 사람이 이루어온 역사는 매우 복잡하고 여러 다양한 것들이 엮여 있다. 그에 비하면 이 관점은 너무 단순하여 역사를 자세히 다루지 못한다. 지은이는 이 관점을 바탕으로 역사, 경제, 정치, 사회, 윤리까지 엮어 다루면서, 다루지 못하는 그리고 다룰 필요가 없는 것들은 생략해 버린다. 그래서 책 제목처럼 넓고 얕은 지식들이 이 책의 내용을 구성하고 있다. 넓고 얕은 지식들이나, 지은이는 자신이 제시하는 관점에 따라 이들을 잘 엮어서 사회가 보여주는 여러 현상을 설명한다. 이러한 설명들을 고개를 끄덕이며 차근차근 읽어나갔다. 그리고 반복하여 읽다보니, 무엇을 불분명하게 알고 있었고, 무엇을 잘못 알고 있었으며, 무엇을 모르고 있었는지를 제대로 알게 되었다.

지은이가 이 책을 쓴 목적 중 하나는 이러한 큰 줄기에 따라 이야기를 엮어서 지식을 잘 전달하는 것이다. 이 책을 읽으면서 지식 말고 얻는 것이 하나 더 있다. ‘사회를 바라보는 또 다른 하나의 관점을 배우게 된다. 세상 속에서 살아가는 사람은 누구나 대상(개인이나 집단 또는 사회’)을 바라보는 관점을 가지고 있고, 그에 따라 이런 생각, 저런 판단 등을 한다. 이 책 덕분에 배운 관점을 통해 오랜 시간 동안 이어져온 사회의 변화 모습을 거시적으로 바라보고 그 뒤에 숨은 변화의 역동성을 파악할 수 있다. 그리고 이것은 현재의 사회현상들을 분석할 때에도 유용하게 써먹을 수 있다!

이렇게 보다 큰 관점으로 바라보고 단순하게 구분하여 분석하는 방법 또는 방식은, ‘사회현상의 분석뿐만 아니라 문제 해결을 위한 첫 단계에도 응용할 수 있다. 마주하게 되는 문제를 보다 큰 관점에서 바라보고, 일단 단순하게 구분하여 문제가 제시하는 상황을 파악하는 것이다. 문제가 어렵게 느껴지거나 복잡하다 여겨지면, 또는 문제에 대한 감이 잘 오지 않으면, 먼저 이렇게 단순하게 접근해 보는 것이다. 이러한 것들 말고도 우려먹을 것을 많이 가지고 있는 책이다.

지은이의 말처럼 세상는 본질적으로 서로 영향을 주고받는다. ‘세상에 대한 이해는 에 대한 이해로 이어지고, ‘에 대한 더 깊은 이해는 세상에 대한 더 깊은 이해로 이어진다. 넓고 얕은 지식을 바탕으로, 학우 여러분이 세상을 그리고 스스로를 더 깊이 이해하게 되는 하나의 계기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으로 이 책을 추천한다.

 

 

이동훈 교수 (전자소재공학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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