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 파헤치기] 바람 앞의 등불, 승선근무예비역
[이슈 파헤치기] 바람 앞의 등불, 승선근무예비역
  • 김남석 기자
  • 승인 2018.06.04 19:4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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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사대학 학생들은 졸업 후 5년 안에 3년 동안 선박을 타면서 병역을 이행하는 ‘승선근무예비역제도’의 혜택을 받고 있다. 그런데 최근 지속해서 이 제도 규모의 축소가 우려되고 있다. 왜 승선근무예비역 제도를 축소하려는 것이며, 이로 인한 영향은 무엇일까?

승선근무예비역 제도는 9살

_ 승선근무예비역제도는 지금까지 많은 변화를 겪었다. 한국전쟁 이후 국가적으로 해기인력의 필요성이 인식되자 1953년 정부에서는 미국의 제도를 본뜬 해군예비원령을 통해 해기사를 육성하기 시작했다. 이는 ROTC 신분으로 학교를 졸업하고 해군 소위로 임관하거나 2년 동안 상선을 타서 병역을 수행하는 제도였고, 이 제도는 1983년 해군예비원장교제도를 통해 이어졌다. 하지만 1993년 학교자율화투쟁으로 인한 총원 ROTC 제도의 변화로 해군예비원 장교제도가 현재와 같은 산업기능요원제도로 변경되었고, 졸업 후 3년 동안 상선을 타거나 일반적인 병역을 수행하게 되었다.
_ 그러나 2007년, 산업기능요원제도가 2012년 폐지되기로 계획되자 이를 대체할 제도로 승선근무예비역제도를 도입하게 되었고, 2009년부터 현재까지 이어지고 있다.

승선근무예비역제도의 변화
승선근무예비역제도의 변화

 

 

 

 

한 고비는 넘겼으나 안심할 수는 없다.

_ 이번 5월 23일 발표된 2019년 산업지원인력 배정 안에 따르면 승선근무예비역 인원은 1,000명 수준으로 이전과 같은 수준을 유지했다. 하지만 지속해서 국방부에서 승선근무예비역을 감축시키려고 하는 것은 변함없다. 매년 해사대학 학생들 사이에는 승선근무예비역 제도가 축소될 것이라는 소문이 돌았다. 해사대학의 한 학생은 “4년 동안 학교에 다니면서 매년 승선근무예비역 T.0.가 줄어든다는 소문이 있었다”며 승선근무예비역 제도의 축소가 올해만의 문제가 아니라고 말했다. 2016년 병무청에서 승선근무예비역 축소를 추진하다가 논란이 되었고, 2017년에는 2월 국회에서 승선근무예비역 대체복무 폐지와 관련된 토론회가 열리기도 했다. 특히 이번 2018년에는 해기사 자살 사건 등의 승선근무예비역과 관련된 악재가 겹치면서 승선근무예비역의 완전폐지 주장이 제기되기도 하였다. 그뿐만 아니라 이번 병무청의 발표는 2019년도의 배정일 뿐 그 이후의 인원배정이 확정된 것은 아니다. 2015년 이후 해사대학 정원은 늘어난 반면, 승선근무예비역 배정 인원은 현상 유지 조차 어려운 실정이다.

2018, 2019 산업지원인력 배정인원
2018, 2019 산업지원인력 배정인원

 

 

 

 

 

 

 

왜 승선근무예비역이 타깃이 되는 것일까?

_ 승선근무예비역은 전쟁과 같은 국가비상사태를 대비한 필수적인 제도이다. 그런데 왜 국방부에서는 이 제도를 축소하려는 것일까? 이는 인구감소와 군복무기간 감축 등으로 인한 병역자원 부족과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다. 정부에서는 현재 61만 명 규모의 군대를 2022년까지 50만 명으로 감축시키려 하고 있다. 그뿐만 아니라 육군 기준 21개월인 복무기관을 18개월로 3개월 단축할 계획을 하고 있다. 그런데 국방부 연구 자료에 따르면 급격한 인구감소로 인해 병역자원이 매년 줄어들고 있으므로 추가적인 조치가 없더라도 2022년에는 군대 규모가 50만 명 정도로 줄어들게 된다. 하지만 군복무기간이 1개월 단축될 때마다 11,000명의 병역자원이 추가로 부족해져서 현 정부의 계획대로면 2022년에는 3만여 명의 병역자원이 부족해진다는 것이다. 해사대학장 이윤철 교수는 “이런 상황에서 승선근무예비역 및 타 대체복무가 3만 명 정도이기 때문에 국방부에서는 대체복무축소 등을 고려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계속 줄어드는 병력 규모
계속 줄어드는 병력 규모

 

 

 

 

 

 

 

승선근무예비역 제도는 해운산업의 기초

_ 한국해양대학교 해사대학 및 목포해양대학교 해사대학, 해사고등학교 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 결과 해당 학교를 선택한 가장 큰 이유는 군복무제도인 것으로 드러났다. 황민택 학생(해사IT공학부·15)은 “취업 등의 다른 이유도 있었지만 군복무 해택이 해사대학에 온 주요 이유 중 하나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승선근무예비역 제도가 축소되거나 없어지더라도 학생 충원은 가능하겠지만 현재 수준의 학생들을 모집하기는 힘들 것”이라며 “이는 4차 산업의 결정체인 미래 해운을 이끌어 나가는데 장애가 될 것이다”며 우수한 해기사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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