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안한 미래, ‘역량강화대학’ 한국해양대
불안한 미래, ‘역량강화대학’ 한국해양대
  • 방재혁 기자
  • 승인 2018.10.09 14:3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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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주기 대학역량진단평가 결과 발표, 그 후

_국립 한국해양대학교는 위기에서 벗어날 수 있을까? 앞선 아치 보도에서 확인한 바와 같이 우리대학은 교육부에서 실시한 2주기 대학역량진단평가에서 2단계 역량강화대학에 머물렀다. 이로 인해 진단 결과의 책임을 두고 대학본부와 교수회, 총학생회 등 학내 구성원의 갈등이 이어지면서 결국, 박한일 총장이 사퇴 의사를 표명했다.

_우선 현실을 직시하고 받아들여야 한다. 위기를 벗어나려면 그 어느 때보다 냉정하게 현 상황을 분석할 필요가 있다.


평가는 어떻게 진행됐을까?

_<2018 대학 기본역량진단>은 진단 대상인 전국 323개의 대학을 1·2단계 진단과 부정·비리 제재 적용을 통해 자율개선대학, 역량강화대학, 재정지원제한대학 유형Ⅰ·Ⅱ로 구분하는 것으로 진행됐다.

_1단계 진단에서는 전국 323교 중 진단제외대학(특정 사유가 있을 시 대학구조개혁위원회 심의를 거쳐 진단 제외) 30교를 뺀 293교를 대상으로 대학이 갖추어야 할 기본요소를 진단했다. 교육부는 지난 6월 말, 1단계 진단을 통해 진단 대상 대학의 64%인 207교를 예비 자율개선대학으로, 나머지 86교를 2단계 진단 실시대학으로 선정해 통보했다.

_2단계 진단에서는 86교를 대상으로 고등교육기관으로서 지속가능성 요소를 진단했다. 1단계와 2단계 평가 합산점이 80점을 넘는 대학을 역량강화대학으로, 그 이하 점수를 받은 대학은 재정지원제한대학으로 나눴다.

2주기 대학 기본역량진단 분류표
2주기 대학 기본역량진단 분류표

받아든 성적표

_평가결과, 전체 323교 중 20%에 해당하는 66교가 역량강화대학으로, 6%에 해당하는 20교가 재정지원제한대학으로 선정됐다. 역량강화대학 66교 중 전문대를 제외한 일반대는 30교로 우리대학이 이에 해당한다. 자율개선대학들은 교육부가 항목별 세부 점수를 제공하지 않았고, 역량강화대학들은 이의신청을 위해 세부 점수 지표를 받았지만, 다른 대학에 공개를 꺼리고 있다.

_우리대학은 1단계 평가 총 75점 만점 중 64.54점을 받았다. 100점 만점으로 환산하면 86.05점이다. 1단계 평가에서 통계가 명확히 제시된 정량적 평가항목은 만점에 가까운 점수를 받았지만, 보고서를 기반으로 평가하는 정성적 평가항목에서 주로 감점을 받았다.

_세부적으로 살펴보면 수업 및 교육과정 운영 부분은 ▲교육과정 강의개선 ▲수업 관리 및 학생 평가 두 항목으로 나뉜다. 지난 17년에 개정한 교양 교육과정 학사운영 규칙이 대표적인 감점 요소로 지목되었다. 규칙 내용 중 ‘기초 교과목은 기초필수과목과 기초선택과목으로 구분 편성’ 부분을 ‘교양교육과정은 교양필수와 교양선택을 둔다’로 개정했다. 때문에 우리대학의 교양 교육과정 실적은 17년에 한정되어 있고, 15년, 16년에 대한 실적이 없었다. 이외에도 전공 및 교양 교육과정과 관련하여 대학의 인재상 및 핵심역량 등 대학이 추구하는 교육목표와의 연계성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있었던 것으로 밝혀졌다.

_강의개선을 위한 노력도 부족했다. 매 학기 실시하는 강의평가 설문 하나만으로는 강의개선을 위한 노력에서 점수를 받기 어려웠다. 또한, 교양 교과목 강의개선을 위한 제도 개선 노력으로 온라인 강의 제공을 내세웠지만 낮은 점수를 피할 수 없었다.

_수업 관리 및 학생 평가 부분은 학사관리와 운영성과에 대한 보고서 미흡, 관련 제도에 대한 다양성 부족 등이 감점 요인으로 분석된다. 특히 학사경고자 관리에 대한 지적이 있었던 것으로 밝혀졌다.

가장 부족한 ‘학생지원’

_항목별 점수를 100점으로 환산했을 때 가장 많은 감점을 받은 부분은 학생지원 항목(100점 환산 시 63.3점)이다. 장학금 지원 부분은 만점을 받았지만 ▲학생 학습역량 지원 ▲진로‧심리 상담 지원 ▲취‧창업 지원의 진단 부분에서는 감점을 받았다.

_학습역량 지원을 위한 전담부서인 교양교육원, 공학교육 혁신센터, 현장실습 지원센터 중 교양교육원을 제외한 두 곳은 전문 인력 배치가 되어있지 않아 좋지 못한 평가를 받았다. 또한, 학생 학습역량 지원의 성공 및 우수사례가 17년 실적만 존재하는 점이 감점 요인으로 분석된다.

_진로‧심리 상담 지원, 취‧창업 지원 부분은 프로그램 운영을 위한 예산지원 감소, 지원 프로그램에 대한 분석 증빙자료 부족, 취업 프로그램의 특색 부족, 성과 분석 등을 통한 프로그램 개선 실적 부족 등이 지적받았다.


대학과 구성원이 입을 피해

_지난 15년 발표된 1주기 대학구조개혁평가에서 우리대학은 B등급을 받아 정원 4% 감축을 이행해야 했지만, 당시 교육부와 해양수산부의 요구로 진행한 해기사 양성을 위한 학과 통·폐합 과정을 정원 감축으로 인정받아 추가 감축을 이행하지 않았다.

_이번 평가의 결과로 우리대학은 교육부 방침에 따라 학생정원을 10% 내외로 감축해야 한다. 이는 등록금 감소로 인한 예산 감소로 직결된다. 우리대학은 등록금이 자체 재원(등록금+전입금+잉여금+기타수입)의 92.6%를 차지하고 있어 문제는 더욱 심각하다. 교수회가 분석한 바에 따르면 학생정원이 감소할 4년간 총 약 63억 원의 등록금 수입액이 감소하고, 재학생 수 감소로 인해 일반재정사업비 지원이 약 10억 원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_간접적인 피해도 간과할 수 없다. 역량강화대학으로 선정됐다는 사실만으로도 대학 이미지 실추와 경쟁력 약화를 불러오기는 충분하다. 구성원들의 자긍심이 하락하고, 입시 경쟁력과 졸업 후 취업 경쟁력 모두 하락할 가능성이 높다. 실제로 진단 결과 발표 이후 진행된 수시 모집 경쟁률이 작년 5.75 대 1에 비해 낮은 4.31 대 1로 낮아졌다. 학내 구성원 간 갈등도 피할 수 없다. 1차 결과가 발표된 직후 총장사퇴를 두고 구성원 간 첨예한 갈등이 있었고, 결국 지난 9월 18일 박한일 총장이 사퇴 의사를 표명했다.

_정원감축 과정도 순탄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1주기 대학구조개혁평가에서 통폐합의 대상이 됐었던 기계공학부, 전자전기정보공학부, 유럽학과에서 많은 잡음이 있었다. 현재까지는 구체적인 정원감축 계획이 정해지지 않은 것으로 밝혀졌다. 기획평가과 관계자는 “’19년 입학정원은 이미 결정돼 모집 중이고, 감축은 ’20년 입학정원부터 적용된다”고 전했다. 구체적인 감축 계획에 대해서는 “해사대학 정원감축은 국가정책에 따라 결정해야 하고 아직 교육부의 지침이 없는 상태”라며 “다른 단과대학의 경우는 모든 학과 전체적으로 감축할 것인지, 학과 통폐합을 통해 감축할 것인지 관련 위원회를 조직하고 협의를 통해 결정할 문제”라고 의견을 밝혔다.


역량을 강화할 계획

_이제는 실질적인 개혁이 필요하다. 결과 발표 후 우리대학은 3주기 평가 대응 TF팀을 구성해 매주 회의를 진행 중이다. 대학본부 측은 “TF팀 회의를 통해 주요 감점 요인을 분석하고, 전자출결 시스템 확대, 학사경고자 관리지침 마련 및 상담 전산 프로그램 구축, 강의평가 학기별 2회 실시로 확대 등을 계획하고 있다”며 “아직 구체적인 분석내용과 발전계획을 공개하기는 아직 어렵다”는 입장을 취했다. 실제로 교양교육원에서 교양 교육과정 개선을 위한 소통의 장을 여는 등 조금씩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_평가결과에 대학들이 혼란에 빠져있는 지금도 3주기 평가는 진행 중이다. 지금 변화를 주저한다면 3주기 평가 역시 결과는 불 보듯 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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