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교수님!] 좋아하는 것이 뭔지 알자!
[안녕하세요 교수님!] 좋아하는 것이 뭔지 알자!
  • 김태훈 기자
  • 승인 2018.10.09 14:3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해양생명과학부 문기환 교수

2008 부산대학교 미생물학과 (이학사)

2010 부산대학교 생명과학과 미생물학전공 (이학석사)

2016 East Carolina Univ. (이학박사)

2017.09-한국해양대학교 해양생명과학부 교수

 

_부임한 지 딱 1, 실험실 준비와 학생들 수업으로 정신없는 나날을 보내고 있는 문기환 교수님을 만났다. 열정 어린 목소리로 학생들을 사로잡는 교수님의 이야기를 함께 들어보자.

 

타고난 인복, 훌륭한 지도교수

_부산 토박이로 어렸을 적부터 생물을 좋아했다. 산이고 들이고 탐구생활과 곤충채집의 열을 올리며 성장했다. 대학을 진학하면서 주변의 추천으로 미생물학을 전공하게 되었다. 군대를 다녀온 뒤 아직 부산대학교 교수로 재직 중인 강호영 교수님의 학부 연구생으로서 들어가게 되었다. 당시 강호영 교수님도 부임이 오래되지 않아 새롭게 실험실을 준비 중이었다. 교수님과 함께 동물사육장을 짓고, 물고기실험을 위해 사상에서 직접 사와 실험을 하는 등 많은 경험을 했다. 실험실이 갖추어진 교수님 밑에서 공부한 것이 아니라 잡일은 많았지만 지금 교수가 되어 실험실을 준비하는 데 큰 도움이 되고 있다. 학생들도 교수를 어렵게 생각하지 않고 관심 있는 분야 실험실에 찾아가 연구도 배우고 지도교수로서 성향은 맞는지 알아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_또한, 미국에서 박사학위를 받는 과정에서도 훌륭한 교수님을 만났다. 방글라데시 사람이지만 일본·미국 등 다양한 나라에서 공부해 외국인 학생들에게 많은 배려를 해주셨다. 돌아 생각해보면 인복이 많아 훌륭한 교수님들 밑에서 배울 수 있었던 것 같다.

 

학교에 남고 싶다면 유학을 가라

_진로에 대한 상담에서 지도교수님께 학교에 남고 싶다고 말했다. 교수가 되고 싶다면 유학을 가보길 권하셨고 우연한 기회로 지도교수님과 같은 East Carolina Univ. 대학원에 진학했다. 미국 대학원은 많은 것을 배울 기회였다. 우리나라는 한 교수님을 지정해 대학원에 진학해 공부한다. 반면 미국은 학과로 진학해 여러 교수님을 만나보고 자신이 관심 있는 실험실에 지원하는 시스템이 무척 좋았다. 당시 지도교수님은 다른 교수들과 협력 실험을 자주 했는데 그 중 작년 노벨 화학상을 받은 시료를 얼려서 전자현미경을 사용하는 실험기법을 배울 수 있었다. 직접 바로 사용은 못 해봤지만 좋은 기회였고 논문 작업하는 데 큰 도움을 받았다. 한국에서 박사학위를 받았으면 쉽게 경험해보지 못할 좋은 경험을 많이 할 수 있었다.

_하지만 쉽지만은 않았다. 미국 생활은 언어가 큰 걸림돌이었다. 처음 대학원을 가기 위해 3번 비행기 경유를 하게 되었는데 입국심사에서 지연돼 연달아 비행기를 전부 놓쳐버리는 일도 있었다. 마중 나오기로 한 사람에게 연락할 방법이 없어 전전긍긍했던 기억이 난다. 이후 석사과정의 미국인과 룸메이트를 하게 되었는데 영어 향상의 큰 도움이 되었다. 추수감사절, 크리스마스 같은 미국의 큰 명절에는 유학생들만 기숙사에 남아 외롭게 시간을 보내는데 룸메이트가 집에 초대해 주기도 했다. 미국 문화에 대해서도 더 잘 알게 되는 고마운 시간이었다.

_미국에서 좋은 지도교수와 친구를 만났지만, 공부가 호락호락하지는 않았다. 처음에 유학을 갈려고 결심했을 때 한 선배가 유학을 마음먹은 사람 반이 나갈 수 있고 그 반이 학위를 받을 수 있다. 또 그 반이 그 길을 계속 간다고 말해주었다. 틀린 말이 아닌 게 외국에 나가면 공부는 공부대로 힘들고 타지 적응도 쉽지 않다. 그걸 버텨내는 힘도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남들보다 잘하지는 않았지만 좋아했던

_어디에서도 눈에 띄게 똑똑하거나 잘하는 학생은 아니었다. 하지만 실험을 좋아했다. 흔히 에디슨을 예로 들 듯이 전구를 발명하기 위해 수만 번의 실패를 겪는다. 인고 끝, 1%의 성공이 너무 좋았다. 덕분에 지금까지 실험을 계속하게 되었고 대학원생 당시 학생을 가르치는 것도 재미를 붙여 교수가 되고자 결심했다.

_지금 대학원생들을 보면 아르바이트를 병행하며 학업에 많은 스트레스를 받는다. 많이 힘든 점은 알고 있지만 즐기면서 해야 그 스트레스를 극복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억지로 하기보다 자기가 무엇을 좋아하고 뭘 재미있어하는지 생각해봐야 한다. 좋아하는 것에 몰두하면 좋은 결과가 있을 거로 생각한다.

 

정신집중에 도움을 준 검도

_요즘은 바빠서 못하고 있지만, 검도를 오래 해왔다. 어려서부터 태권도 유도를 배웠으나 분위기가 산만해지고 집중력이 떨어졌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하지만 대학교에 들어가 본격적으로 검도를 시작하면서 집중력이 높아졌다. 칼 자체도 좋았지만 재미있어서 열심히 하게 되었다. 미국은 검도가 흔한 스포츠가 아니라서 하지 못했으나 워싱턴 대학에 박사 후 연구원으로 있을 동안 검도클럽을 통해 다시 시작했다. 대학교를 졸업할 때는 어머니가 졸업선물로 진검을 사주시기도 했다. 대학원에 진학해서는 창원 진검 수련장을 가서 진검 수련을 하기도 했다. 지푸라기나 대나무를 사서 종일 수련하면서 집중력도 높아진 듯하다. 다시 시간적 여유가 생긴다면 시작하고 싶지만 아직은 기회가 없었다.

 

훌륭한 지도교수, 그리고 같은 과학자로서

_학부생일 때까지 교수님이 어려웠다. 교수님 연구실 문을 두드리기 참 어려웠다. 하지만 그 벽을 빨리 허물고 들어가는 것이 좋다. 미국에서 크게 느낀 것은 서로 높임말이 없어 편하게 이야기하는 부분이었다. 실제 국내 랩 미팅을 보면 대학원생들의 중간중간 실험 보고를 발표한다. 대학원생들은 진땀 흘리고 지도교수는 대학원생들의 실수 등을 지적해준다. 하지만 랩 미팅에서는 미국처럼 과학자와 과학자로 대화 토론을 해야 한다. 그럼으로써 연구 실패에 대한 아이디어가 나오고 돌파구가 생긴다. 물론 교수도 학생을 과학자로서 인정하고 의사소통할 마음가짐이 필요하다. 학생들에게 연구에 재미를 가지고 자신감을 가진 채 교수한테 대들어라! 라고 말해주고 싶다. 그렇다면 더 좋은 결과가 나올 것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