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기나는 서재] 모험이 필요한 때, 해전으로 가즈아!
[향기나는 서재] 모험이 필요한 때, 해전으로 가즈아!
  • 한국해양대신문사
  • 승인 2018.12.06 19: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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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양과학기술대학원_양인호 교수

 

 

 

 

 

 

 

 

 

 

 

혼블로워

C.S 포레스터 저

연경문화사, 2004
 

_우리는 바다가 보이는 캠퍼스에서 생활하고 있지만, 진짜 바다의 모습을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 밝은 달 아래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수평선의 바다나, 하늘이 보이지 않는 폭풍의 바다를 경험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앞으로의 경험을 걱정하며 준비하는 사람도 있고, 흔들리지 않는 삶을 생각하며 다른 준비에 골몰하는 사람도 있다. 그럼에도 우리는 바다에 가까이 생활하고 있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_정말 바다와 더 가까운 삶에 관한 이야기들은 재미있다. 익숙하지 않은 환경에 대한 호기심과 극단의 조
건에서 빚어지는 사람들 사이의 갈등이 결합되면 좋은 드라마가 되기 때문이다. 거기에 전란의 시대상이 합쳐지면 아주 재미있는 이야기가 된다. 해양문학으로 불리는 일련의 작품들은 의외로 뿌리 깊은 장르적 배경을 가지고 있다.
_필자가 소개하고자 하는 도서 ‘혼블로워’는 그런 이야기다. 이 책은 아직 바람이 배를 밀던 시기, 근대 유럽 해군에 입대하여 성장하는 군인의 이야기를 통하여 바다에서의 삶의 모습을 그리고 있다. 꼼꼼한 범선의 세부 명칭이나 열악한 초급 사관의 선실에 대한 묘사로 시작하는 이 작품은, 다소 낯선 영국 해군의 직제 구조와 어디에나 있을 법한 익숙한 인물의 등장으로 생동감 있게 다가온다. 그리고 포탄이 난무하는 해전의 와중에 선실의 한 귀퉁이에서 목을 움츠리고 있는 나를 발견하게 된다. 10권으로 완결된 시리즈는 초급 사관으로영국 왕립 해군에 입대하여 제독으로 성장하며, 나폴레옹으로 대표되는 18세기 제국주의 유럽 확장기를 경험하는 혼블로워 개인의 일대기이다.
_자유로운 대학 생활을 꿈꾸며 입학한 새내기나, 취업 걱정에 고민하는 졸업 준비생이나, 내일의 삶에 치어있는 생활인에게 현실은 화려하기보다 무료하다. 그 와중에 요란한 전쟁의 포성은 좋은 삶의 자극제가 될 것이다. 이 책을 먼저 읽은 사람으로서 독자들에게 몇 가지 팁을 주고 싶다.
_첫 번째 팁은 재미있는 부분을 먼저 읽어보는 것이다. 필자가 읽어보았을 때, 5~7권이 가장 재미있었다. 한국어 번역본은 혼블로워 개인의 시간적 순서에 따라 1권부터 10권까지 구성하였지만, 영문 원서는 5, 6, 7권부분이 먼저 발간되었다. 개인적으로는 5~7권부터 읽고 1권부터 읽는 것을 추천한다. 우리 학교 도서관에 전권이 있으니 쉽게 볼 수 있을 것이다.
_두 번째 팁은 해당 소재를 다룬 드라마를 곁들여 보는 것이다. 1998년부터 2003년 사이에 영국에서 제작
한 8편 분량의 드라마가 있다. 그러나 ‘책보다 재미있는 영상은 걸작이다’라는 말처럼 드라마가 책의 깊이를 다 따라가지는 못하는 것 같다.
_마지막 팁은 영국 사회를 관통하는 구조적, 역사적 배경과 함께 이해하며 독서하는 것이다. ‘혼블로워’는 당시의 시대적 배경에 대한 꼼꼼한 묘사와 매력적인 이야기의 전개로 과학적 학문 탐구의 대상으로만 바다를 보았던 필자에게 신선한 충격이었음을 고백한다. 학내 구성원들이 필자가 느낀 새로운 감정을 공유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

양인호 교수(해양과학기술대학원)
양인호 교수 (해양과학기술대학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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