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북자북] 당신은 홀로 설 수 있는가?
[진북자북] 당신은 홀로 설 수 있는가?
  • 윤종건 기자
  • 승인 2017.11.13 17:3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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_살면서 제일 어려운 게 사람이라고 한다. 열길 물속은 알아도 한 길 사람 속은 모른다고, 사람에게는 정해진 답이 없으니까 말이다. 그래서일까, 요즘을 살아가는 대부분의 사람에게 인간관계란 스트레스 1순위다. 어떤 이들은 사람에게 받는 스트레스가 자신의 인생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 생각하고, 혼자살기를 선택한다. 그래 어차피 인생은 혼자다. 홀로 왔다 홀로 가는 인생.

_그렇다고 ‘혼자 살다 죽겠다’고 인생을 요약하기엔 가슴 한편이 걸린다. 보통 정신력이 아니고서야 이내 누군가를 찾고 관계 맺기를 원한다. 사람은 홀로 살 수 없기에 인간이고, 이는 인간이 사회적 동물이라는 사실의 방증이다. 독일의 시인 릴케는 자신의 글에서 “비록 부질없고 싸구려 연대감이지만 고독을 그것과 바꾸고 싶을 때도 있고, 형편없고 보잘 것 없는 사람이라도 좋으니 겉치레라도 그들과 함께 고독을 나누고 싶을 때가 있는 법이다”며 ‘돌직구’를 던진다. 혼자 있는 것을 못 견뎌 차라리 누구라도 만났으면 하는 그 외로움을 릴케는 담담히 꼬집은 것이다.

_대학을 다니며 ‘외로움’에 대해 생각해보지 않은 이가 있을까? 확실한 것은 지금 내가 겪고 있는 외로움은 나만의 것이 아니며, 그 누구라도 겪을 수 있는 외로움이라는 사실이다. 이럴 때일수록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홀로 서기’라고 제안한다. 홀로 선다는 것은 만남을 목적으로 하지 않고 기다리며, 그 시간을 묵묵히 견뎌낼 수 있는 내면의 성숙이다. 그렇다고 혼자가 되라는 말은 아니다. 지금 우리가 가진 이 시간 속에서 누군가에게 의존하기 보다는, 나에게 더 큰 관심을 기울이고 나를 가꾸고 채워보기를 바란다.

_가을 하늘이 공활한 10월이다. 아치섬에는 제법 차가운 바람이 일렁이고, 사람들의 소매는 길고 두터워졌다. 말(馬)이 무럭무럭 살찌는 계절이니 만큼, 우리의 마음도 조금 더 단단해지는 계절이 되었으면 한다. 이 가을, 외로움이 아닌 찬란함으로 인생을 기록해보는 건 어떨까?

_끝으로 릴케는 글의 말미에 이야기한다. “고독이 자라나는 것은 소년이 성장하듯 고통스러우며, 봄이 시작되듯이 슬프기 때문입니다. 반드시 있어야 할 것은, 이것 하나뿐입니다. 고독, 크고도 내적인 고독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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