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만 있는 사막
물만 있는 사막
  • 김찬수 기자
  • 승인 2019.04.17 2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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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의 이기심으로 파괴되는 해양 생태계, 사라지는 물고기

_북대서양의 작은 섬나라 카보베르테(Cape Verde), 바르카(Barca)해변에는 연해에 서식하는 상어 떼를 피해 몰려온 생선들을 잡는 어업활동으로 생계를 유 지하는 사람들이 상당수였다. 하지만 현재, 주변국들 의 무차별적인 남획으로 한 해 평균 1만2천 톤 이상의 상어가 어획되면서 파괴된 해양생태계는 이미 되돌릴 수 없는 위기에 놓인 상태다. 이처럼 무분별하게 자행 되는 남획이 불러온 국가적 규모의 어획량 감소는 작은 도서 국가는 물론, 세계적 우려가 심각한 상황이다. 유럽의 경우 다랑어를 비롯해 대구, 꽁치 등의 개체수가 1960년대에 비해 1/10으로 감소했으며, 우리나라 의 경우는 통계청과 한국해양수산개발원에 의하면 어획량이 가장 많았던 1970~80년대와 비교했을 때 현재 명태, 갈치, 정어리, 고등어 등의 어획량이 60%이상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다랑어 포식의 후폭풍

_지중해 끝에서 대서양으로 큰 규모로 이주하는 다랑어들은 유럽 사람들에게 1년에 한 번씩 찾아오는 기적과 같은 존재였다. 맛있는 식사로 식탁에 오르는 것은 물론, 상당수의 사람들이 다랑어 어업 활동을 통해 1년간의 생계를 유지할 수 있었던 이유도 있다. 하지만 다랑어의 경제적 가치에 욕심을 내기 시작한 몇몇의 기업이 등장한 1960 년대 이후부터 대형 어선을 앞세운 남획이 본격화 되었다. 결국 현재에 이르기까지 다 랑어의 개체수는 60년대와 비교했을 때 1/10로 급격히 감소했다. 환경 운동가 찰스 클로버에 의하면 “해양생태계 먹이 사슬의 꼭대기에 있는 어류가 지난 50년 동안 90% 이상 감소한 것은 인간의 잔혹함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_ 우리나라도 다랑어 개체수 감소에 있어 무관하지 않다. WCPFC(서태평양 어업위원 회)에 의하면 우리나라의 원양 어획량은 세계 3위, 다랑어 원양 어획량만 보면 세계 2 위 규모이기 때문이다. 또, 해양수산부가 발표한 2018년 한 해 동안 우리 업체가 잡아들 인 다랑어의 개체수는 13,942톤으로, 태평양 도서 국가인 피지(Fiji)가 같은 기간 잡은 다랑어 어획량의 40배에 가까운 상당한 규모다. _ 안타깝게도 문제는 규모에서 그치지 않는다. 다랑어를 잡기 위해 운용되는 장비로 인한 해양생태계의 파괴도 간과할 수 없는 이유에서다. 특히, ‘집어장치’(Fish Aggregating Device, FAD)는 다랑어 외의 다양한 생물들이 혼획되는 문제가 발생한다. 이에 대해 그린피스를 비롯한 WCPFC에서는 집어장치에 대한 전면 금지 규제를  도입하고자 목소리를 키우고 있지만 다수의 기업들은 집어장치를 전면 금지하면 어획량이 40% 줄어들고, 이에 따라 참치캔 가격이 폭등할 것이라고 반발하고 있다.

해양생태계 해치는 다랑어 집어장치(FAD), 국가별 다랑어 어획량_제공 : 그린피스, 세계식량기구
해양생태계 해치는 다랑어 집어장치(FAD), 국가별 다랑어 어획량_제공 : 그린피스, 세계식량기구

우리나라 연근해의 어획량 감소

_해양수산부는 2019년 1월부로 명태를 잡는 행위를 전면 금지한다고 발표했다. 이러 한 발표가 나오게 된 이유는 한해 1만 톤 이상의 어획량을 충분히 확보하고 식탁에도 심심치 않게 올라오던 국민 생선, 명태가 2010년부터 우리해역에서 점차 자취를 감추 었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수산과학원의 한 관계자는 “연근해 수산 자원이 고갈 위기 를 맞은 것은 지구온난화에 의한 어장 변화도 영향을 미치겠지만, 더 근본적인 것은 지나친 경쟁으로 인한 남획”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명태는 본래 한 번에 많은 수의 알 을 낳기 때문에 많은 개체수를 자랑하는 생선이지만 명태의 새끼 ‘노가리’를 비롯해 ‘창 난’ 등이 시장에서 경제성을 꾸준히 확보하면서 수요가 점차 증가했던 것이 무분별한 명태의 남획으로 이어졌다는 견해를 덧붙였다. 하지만 이러한 개체수 감소의 현상은 명태에 국한된 것이 아니다. 이정삼 한국해양수산개발원 어업자원연구실장이 발표한 ‘어린물고기 남획실태 및 보호정책 연구’를 살펴보면 고등어의 평균체장은 2015년 29.7cm 에서 2017년 28.8cm로 점차 작아지고 있으며, 같은 기간 미성어 어획비율은 38.5%에서 47.1%로 증가했다. 오징어의 경우는 14.9%에서 23.7%로 높아졌으며, 갈치의 미성어 어획비율은 대형선망업종에만 무려 92%를 기록했다. 한편, 이렇게 어획된 미성어는 주로 양식업의 사료로 이용되는 등 비효율적인 순환으로 소비되고 있었다. 이 실장은 이에 대해 “어린 물고기의 남획은 수산자원의 재생산을 원활하지 않도록 만든다”고 말했다. 또한 수산업계의 한 전문가는 “어업에 종사하시는 분들은 기름값이라도 벌기 위해 미성어를 남획하고 소비자들은 알이 밴 굴비, 노가리 등의 미성어를 별미로 즐기고 있으니 수산자원이 고갈되지 않을 이유가 없다”고 지적했다.

연도별 명태 어획량_디자인 : 머니투데이 유연수
연도별 명태 어획량_디자인 : 머니투데이 유연수
우리나라 연근해 어획량 감소 어종 비교_한국해양수산개발원
우리나라 연근해 어획량 감소 어종 비교_한국해양수산개발원

바다는 인간의 사유가 아니다

_인간의 무분별한 남획이 계속 된다면 바다는 결국 물만 가득한 사막이 될 것이라는 비판적인 시각이 점차 실체화 되면서 남획에 대한 구체적인 대안이 요구되고 있다. 과거 유일의 긍정적인 결과를 이끌어낸 국가로 미국을 들 수 있다. 미국이 다른 국가와 차별을 가졌던 부분은 기본적으로 지속가능한 어업을 위해 사회 구성원 모두가 참여 할 수 있는 대안의 필요성을 강조했다는 것이다. 미국 해양수산국은 남획의 대안으로 해당 어종을 보호하고자 조시스뱅크와 메인 만을 포함한 북동부 수역 1만 6800㎢를 긴급 폐쇄했다. 또한, 지속가능 어업법 도입을 통해 어업계의 재산권과 투명한 어로 활 동을 보장하며 어업인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갈 수 있도록 했다. 이러한 사회 구성원 모두가 연계되도록 한 대처는 자발적으로 남획 문제에 개입할 수 있도록 했다는 점에서 의의가 크다는 평가다. 학술연구기관 연합체 ‘노스이스트 컨소시엄’의 소장, 크리스 글래스는 “해양생태계를 둘러싼 입장을 놓고 각자의 위치에서 할 수 있는 것을 모색해 문제에 접근한 것이 주요했다”며 “어업인과 과학자, 정치인 등 다른 위치의 모든 시민들이 각자의 책임과 권리에 대한 시민윤리를 가지고 해결책을 모색했다는 것은 지금도 차용할 가치가 있는 일이다”라고 강조했다.

조시스뱅크의 남획을 멈추라는 시위
조시스뱅크의 남획을 멈추라는 시위

우리나라가 적용하고 있는 남획의 대안

_현재 우리나라는 개별어종에 대해 연간 잡을 수 있는 어획량을 설정하여 그 한도 내 에서만 어획을 허용하는 총허용어획량제도(TAC)를 실시하고 있다. 자료에 의하면 오징어는 산란기를 대비해 4~5월, 2개월간 연근해 어획이 금지되며, 상시 어획 가능 체장의 범위도 12cm 이상으로 제한하고있다. 
_하지만 총허용어획량제도도 한계를 가진다는 지적이 점차 대두되고 있다. 남획 문제의 접근을 어업인과 정책 관련자 등의 소수에 국한하여 범국민적 인식 변화가 어려운 부분이 불가피하다는 것이 이에 해당한다. 
_그렇다면, 각자의 위치에서 남획 문제에 접근할 수 있도록 하는 대안은 우리나라에서 기대하기 어려운 것인가 
_한국해양수산개발원 어업자원연구실 이정삼 실장은 이에 긍정적으로 “생산단계에 서부터 시작되는 '소비자 참여형 수산자원관리’ 단계의 대안을 적용할 준비를 마쳤다” 며 "사회 구성원 모두가 참여하는 관리 시스템의 도입을 앞두고 있다"고 말했다. 이는 인터넷, 스마트폰 사용 확대를 통한 정보 공유가 확산되면서 소비자의 영향력이 단순 확대되는 것을 넘어 생산을 규제하고, 사회적으로 환경, 자원, 안전 등의 분야도 관리할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_한편, 국가 단위 남획의 대안 모색은 물론이고 국제사회의 움직임도 분주하다. 현재 어족 자원과 해양생태계 보호를 위해 공해(公海)에도 해양생태계 보호구역을 지정해서 관리하는 방안을 논의 중인 UN은 “모든 생명의 기원으로 그저 내어주기만 하던 바다를 이제는 모든 생명을 위해 보호해야할 시기다”라며 함께 할 것을 당부했다.

총허용어획량제도 (TAC)_해양수산부 한국수산자원관리공단
총허용어획량제도 (TAC)_해양수산부 한국수산자원관리공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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