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빼앗긴 대학자치에도 봄은 오는가?
[대학] 빼앗긴 대학자치에도 봄은 오는가?
  • 이은민
  • 승인 2019.07.03 15: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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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부의 바람대로 움직일 수 밖에 없는 국공립대의 현실

최근 들어 교육부 폐지론이 다시 급부상하고 있다. 우리대학에도 지난달 20, 교육부 폐지를 주장하는 교수회 현수막이 학내에 걸리기도 했다. 많은 국공립대학의 교수회가 강력하게 촉구하고 있는 중대사안이지만, 교육대상인 학생들은 교육부 폐지론을 둘러싼 배경과 원인에 대해 제대로 파악할 길이 없다. 본지는 대학과 교육부 사이의 갈등요인은 어디서부터 비롯되었는지 살펴보고 앞으로 교육부의 행보에 대해 알아보고자 한다.

 

우리대학 교수회 교육부 폐지 현수막 사진
우리대학 교수회 교육부 폐지 현수막 사진

다시 떠오른 교육부 폐지론, 무슨 일인데?

_지난달 17, 전국국공립대학교수회연합회(이하 국교련)는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통해 고등교육 개혁 및 교육부 폐지를 촉구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이들은 교육부의 획일적 규제·통제·간섭으로 인해 대학이 대학답지 못하게 된 현실을 꼬집으며 다가오는 시대에 맞는 획기적인 교육 혁신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_교육부 폐지론은 갑작스럽게 나온 사안이 아니다. 지난 정권 때부터 교육부가 재정지원을 미끼로 국공립대의 자율성과 자치를 억압해 온 문제와 국공립대 선진화 방안을 전제로 대학을 평가해 대학 서열화를 가중했다는 지적이 대학 사이에서 지속적으로 제기됐다. 그뿐만 아니라 대학입시와 총장선출에 관해서도 지속해서 교육부의 개입과 간섭이 이뤄져 대학마다 골머리를 앓았다. 교육부의 계속된 정책실책과 대학을 향한 지나친 개입행위가 현재 교육부 폐지론까지 나오게 했다.

 

아직 갈 길이 먼 교육개혁, 국가교육위

_한편, 현 교육부의 문제를 보완할 수 있는 대안인 국가교육위원회(이하 국가교육위) 설립에 대해서도 여러 입장이 갈리고 있다. 국가교육위는 바뀌는 정권에도 흔들리지 않는 정치적 중립성을 가진 교육 전담기구로써 교육에 자주성과 독립성을 부여하고 교육을 전문적으로 전담하기 위한 목적을 가졌다. 그러나 본 법률안을 두고 실효성과 독립성 측면에서 문제가 제기됐다. 국교련은 교육부가 폐지돼야만 관료들의 간섭을 배제할 수 있을 것이라며 교육부와 교육 관료의 적폐를 청산하지 않는다면 오히려 대학에 대한 간섭과 통제가 심해질 방안이라고 우려를 표했다.

_국가교육위는 독립성을 보장받는 기구가 될 것이라 하지만 실제로는 대통령 소속 위원회로 구상되고 있다. 위원회 구성 또한 총 19명의 위원 중 5명은 대통령이 지명하며 국회 추천 8, 교원단체 추천 2, 한국대학교육협의회(이하 대교협) 및 한국전문대학교육협의회(이하 전문대교협) 추천 2, 당연직 2명으로, 대통령 지명 비율이 다소 높은 편에 속해 정치적 중립성을 지키기 어렵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야당 의원들은 위원회가 대통령·여권의 영향력으로 좌우된다위원 구성 방식과 출범 시기를 고려할 때 정치 중립적인 교육정책 수립은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반대입장을 드러내기도 했다.

_또한, 현재 국가교육위가 설립될 경우, 교육부와의 업무가 중복될 위험성도 있다.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정재룡 위원에 따르면 국가교육위원회는 정책 집행보다 정책 기획에 치우친 업무를 수행하도록 설계하고 있지만, 그 경계가 불명확해 양 기관 사이의 업무중복이 발생해 혼란을 초래할 수 있다고 말했다.

_국가교육위는 일관된 교육정책으로 교육의 안정성을 유지하게끔 하는 합의제 형태의 독립기구를 지향한다. 하지만 교육적폐 문제와 기구의 독립성 및 업무중복 문제 등 아직 해결해야 할 문제가 남은 만큼, 교육계 인사 간의 지속적인 합의와 논의가 필요해 보인다.

5월 17일 국교련 기자회견 사진 (국교련 제공)
5월 17일 국교련 기자회견 사진 (국교련 제공)

 

오랫동안 계속돼온 교육부의 대학 간섭, 사무국장 제도

_우리나라 헌법 314항에 따르면 교육의 자주성·전문성·정치적 중립성 및 대학의 자율성은 법률이 정하는 바에 의하여 보장된다고 명시되어 있다. 따라서 대학은 학문공동체로써 교육을 이끌어나가는 기관으로, 자치성과 자율성을 보장받는 것이 원칙이다. 하지만 교육부에 대한 국공립대학의 간섭은 지속해왔다. 그 대표적인 예로 국립대학 사무국장 제도가 있다.

_고등교육법에서 사무국장은 교무(校務)를 총괄하고, 소속 교직원을 감독하는 총장의 명을 받아 업무를 수행한다. 따라서 사무국장은 재무·시설관리와 전문직을 제외한 모든 대학 행정 업무를 총괄하는 책임자로서 중요한 자리를 맡고 있다. 그러나 320일 경상대 교수회는 성명서를 통해 사무국장은 총장의 명을 듣기보다는 교육부의 지시를 각 대학 총장들에게 전달하고 이행을 요구하는 역할에 충실한 경우가 많았다교육부는 사무국장을 활용해 국립대학을 통제해 왔으며, 사무국장 회의에서 교육부가 지시한 사항이나 결정된 내용이 국립대학의 운영에 실질적인 영향을 주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사무국장 제도 개선방안에 대해 총장에게 사무국장 임명권을 부여하고, 담당 업무를 대학의 학칙으로 정하게 해 자율성을 보장해달라고 요구했다. 반면 전국공무원노조 대학본부는 "사무국장 제도는 최소한의 균형과 견제 장치라며 이를 교수에게 맡겨야 한다는 것은 집단 이기주의"라며 326일 반박 성명을 발표하기도 했다.

 

교육부 폐지가 정말 현실이 될 수 있을까?

_한편, 교육부 폐지론을 두고 현실성이 떨어지는 게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이에 대해 우리대학 교수회장 김상구 교수는 다소 현실성이 떨어지는 것은 사실이나, 교육부의 전반적인 문제를 국민과 언론의 관심을 유도해 문제의 심각성을 환기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현 교육부 문제를 해결하도록 도움을 주는 선진국 사례에 대해 김 회장은 유럽의 경우, 교육부는 재정지원만 할 뿐 대학을 통제하거나 간섭하지 않는다대학 직원과 교수 그리고 학생까지 평의원회와 노조에 가입되어 있다며 민주 역사가 오래된 유럽 대학에 대해 설명했다.

_오래전부터 국공립대학은 국가가 직접 건립한 대학으로써 사립대와 달리 저렴한 등록금과 비교적 높은 인지도로 많은 관심을 받아왔다. 하지만 지금은 국가가 세운 대학이라는 타이틀이 역으로 해가 되고 있다. 교육부가 원하는 방향대로 움직일 수밖에 없는 국공립대학이 늘어날수록 교육의 질과 효력은 갈수록 떨어진다.

_헌법에서도 대학의 자치성과 자율성이 보장되고 있는 만큼, 대학다운 대학사회를 만들기 위한 교육기구의 많은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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