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숙의 조건
성숙의 조건
  • 편집부
  • 승인 2008.12.09 2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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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숙의 조건

누구나에게 불편한 진실 한가지쯤은 있기 마련이다. 이 불편한 진실의 공통점은 당사자가 누구든, 또 어떤 유형의 치부인지 관계없이 예민하며 그것을 까발리는 행위(자)는 환영받기 힘들다는 것이다. 적어도 그 상처가 완전히 치유되는 성숙함을 거치기 전까지는 말이다.

말 많았던 올해 학생회선거 결과 논란도 당선인 확정공고와 함께 수면 아래로 잦아든 양상이다. 선거 시기를 방불케 할 만큼 뜨거웠던 자게가 논객들이 자신의 생활로 돌아간 지금은 휑한 느낌마저 들 정도다. (특정 학우들의 몰표(현상)가 논란의 발단이 되었지만 그 문제의 시시비비는 이 글에서는 논외로 하겠다) 
선거 결과와 또 그 결과를 둘러싼 논란을 지켜보면서 나는 이렇게 우리의 불편한 진실과 마주하게 되었다. 그것은 알지만 살짝 감춰두고 싶은 우리들의 불편한 관계 혹은 이질감, 불신, 피해의식 등의 아주 복합적인 감정들로, 이번 논란은 (그런 복합적 상황이 우연히도 맞아 떨어진) 선거라는 매개를 통해 그 감정이 봇물 터지듯 터져 나온 것 같다.

사실 친한 친구끼리도 경쟁심리가 없을 수 없는 것처럼, 학과끼리, 단대끼리 경쟁도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우리대학도 지난 91년 해사대학에서 종합대로 승격한 이후 다양한 전공과 개성을 가진 학생들이 두루 어우러지게 되었고 올해로 벌써 18년이 되었다. 하지만 우리대학의 특수성 때문인지 ‘다르다’라는 차이가 언제부터인지 쉽게 융화될 수 없는 벽을 만들고, 무거운 공기로 존재해왔던 것 같다. 내가 1학년에 입학했을 때 느낀 학교의 분위기는 몇 년이 지난 지금도 변함이 없고, 까마득하게 어린 지금의 1학년들도 비슷한 생각을 하는 게 신기할 정도다. 서로 예민하기 때문에 조심도 필요하지만 ‘긁어 부스럼 만드는 짓’을 회피하는 사이 그만큼 우리 관계의 골은 더욱 깊어져버린 것이 아닐까.
한 가지 특이한 점은 논쟁하는 학우들 어느 누구에게서도 (그들의 주장과 달리) 집단적 우월감을 찾아보기 힘들었다는 것이다. 오히려 모두가 상대적 박탈감과 피해의식을 느끼고 있는 듯 했고, 그것이 상대에 대한 비판의 이유로 돌아가고 있었다.

우리의 불편한 진실은 이제 덮어두기보다 서로의 입장과 상처를 헤아리면서 드러내야 한다. 아프지만 그것이 우리가 성숙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과 대안이다. 단대간의 화합을 도모하겠다고 약속한 리턴 총학생회에게는 앞으로 많은 역할과 책임이 주어지리라고 생각한다. 한국해양대신문사도 이번 논란이 감정싸움으로 그치지 않고 한걸음 성숙하는 계기와 과정이 될 수 있도록 소통의 중심에 올바로 서 있을 것을 독자들께 약속드린다. 


이성미 전임기자
skgrim@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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