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당탕탕 유럽여행기
우당탕탕 유럽여행기
  • 심은정
  • 승인 2021.02.09 16: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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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여행기는 진부하니까 글로 쓰지 않으려고 했다. 유럽은 이제 유럽에 한 번도 다녀오지 않은 사람도 어떤 곳인지 줄줄 읊을 수 있는 곳이 되지 않았나 생각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코로나는 유럽을 다시는 돌아갈 수 없는 아득한 곳으로 만들었고 돌아갈 수 없는 곳이라고 생각하니 아쉽고 애틋해졌다. 작년 이맘때를 곱씹어보자 할 말이 솟아 이야기를 풀어보기로 한다. 1년이나 지난 일이라 섬세하고 손에 잡히는 묘사와 감상은 없고 웃겼거나 힘들었던 일만 기억이 난다. 굵직한 사건 위주로 여행담을 풀어보겠다.

 

출발

안전과 경로 짜기가 난감해 여행사에서 비행기와 숙소 비용을 내면 20대 신청자들을 4명씩 짝지어서 같이 자유여행 하도록 구성한 프로그램에 참여했다. 같은 조로 여행을 함께 다닌 A, B, C가 있다. A는 같은 과 동기로 처음 여행 가기로 계획한 친구다.(다른 동기들은 돈을 모아오지 못했다...) B 언니는 공무원 시험에 합격한 기념으로 여행을 왔다고 하고 C군은 군대 가기 전에 첫 해외여행을 오고 싶어서 왔다고 했다. 1618일 일정에 여행지는 영국, 프랑스, 스위스, 이탈리아 순으로 버스나 기차를 타고 이동했다. 참가비는 비행기와 숙소비로 300만 원 정도를 내고 나머지 식삿값과 패러글라이딩을 타기 위해 150만 원 정도 가져갔는데 100만 원만 가져가도 충분히 먹고 싶은 걸 먹을 수 있기 때문에 50만 원 정도는 과소비를 지양하기 위해 남겨둬도 괜찮을 것 같다.

 

이륙할 때의 석양이 아주 아름다웠다. 타자마자 기내식을 주지는 않아서 사진 찍고 나서 배고파하며 잠들었다.

 

영국의 여름은 가을과 같다

이번 여름의 긴긴 장마를 겪으면서 영국인들의 마음을 십분 이해했다. 구름 사이로 해가 비추면 근처 공원으로 가서 책을 읽고 누워있고 싶어 하는 모습이 이제 남 일 같지 않다. 살짝 해가 나오면 얼마나 반가운지 모른다.

8월의 영국은 흐릴 뿐 아니라 당황스러울 정도로 추웠다. 낮에도 영상 11도 정도였는데 우리나라 평균 온도가 30도인 걸 보면 어마어마한 차이였다. 사람들은 코트를 입고 우리는 스위스에서 입기로 했던 경량패딩을 꺼냈다. 하지만 짐이 무거울까 봐 긴 바지를 챙기지 않아서 반바지에 경량패딩을 입고 떨면서 다녀야 했다. 그래서 그런지 찍어온 사진을 보면 진흙탕 같은 템즈강과 비슷한 색의 흐린 하늘이 있고 그 아래 안 추운 척 애써 웃음 짓는 표정이 많다.

 

 

계속 덜덜 떨며 밤까지 돌아다녔다. 런던아이 사진 명소라 해서 찾아간 곳

3일째 되는 날 드디어 해를 볼 수 있었다. 태양이 눈 부셔서 손으로 가리다니! 이날은 내셔널 갤러리에 간 날인데, 영국은 미술관과 박물관이 국가 소속이라 공짜다. 따라서 다른 나라였다면 입장료로 냈을 많은 돈을 아낄 수 있으므로 여행할 때 활용하면 경제적이다. 유명한 터너의 그림을 보러 갔는데 다리가 아파서 가운데 마련된 의자에 앉아서 둘러봤다. 도보와 버스만 이용해서 이동하다 보니 쉽게 지치고 사실 감흥이 없었다. 솔직히 우리나라에서 빛과 3D로 재해석한 전시회가 더 감동적이어서 정적인 그림과 주변의 북적이는 인파는 적응 안 되고 소매치기 당할까 봐 집중해서 감상하기 불편했다. 그림 가까이서 붓 터치를 살펴보면서 얼마나 실제와 똑같이 사진이 잘 나오는지 검증해볼 수 있었던 시간이었다. (...)

 

성당의 엄청난 계단들

힘들고 지치니까 기억에 남는 일은 웃겼던 이야기가 대부분이다. 장엄하고 압도되는 건축물의 양식과 분위기는 배고픔과 근육통 앞에서 희미해졌고 사진으로 남기면 되겠지 해서 영국 이후의 미술관의 70%는 흐린 눈으로 감상했다. 찍은 사진은 돌아오는 비행기에서 제일 오래 감상한 것 같다. 너무 피곤하고 지치면 EQ 지수가 내려가나보다.

제일 단기간 높은 강도로 고생했던 경험은 세인트 폴 대성당은 꼭대기까지 올라간 일이었다. 팜플렛을 읽다가 픽토그램으로 사람이 그려져 있길래 경비원에게 물어보자 꼭대기까지 갈 수 있다고 했다. 하필 앉아서 구경하다가 폐장 30분 전에 알아채서 다급하게 계단을 올라갔다. 높이 110m의 돔까지 올라가는데 계단은 오를수록 폭이 점점 좁아져서 뒷사람들이 기다리기 때문에 중간에 포기하고 내려갈 수도 없었다. 동기 A는 원체 체력이 좋아서 뛰어 올라가고 B 언니는 흥미 없다고 성당 밖에서 쉬기로 했었다. C군이 내 뒤에 있는 바람에 낙오될 수도 없었다. 내가 올라가 보자고 했는데 멈출 수가 없으니까 아연했다. 와중에 계단은 좁은 것뿐 아니라 뱅글뱅글 도는 형태고 심지어는 철제 계단에 구멍이 뚫린 형태였다. 덜덜 떨리는 다리를 주체 못 해 네발로 기다시피 해서 올라가는 와중 불나면 어떡하지.’, ‘무너지면 어떡하지.’ 같은 생각이 줄을 이었다.

 

 

뱅글뱅글 돌아가는 계단을 바라보면 까마득하다. 성당 계단을 올려다본 모습.

중간중간 폐장 시간에 올라가는 것을 막는 경비원들이 있었는데 매일 올라오는지 궁금했다. 힘든 와중에도 우리는 경비 위치는 가위바위보로 정하는 걸까라든지 뭘 잘못해서 이분들은 여기 배치된 걸까따위의 이야기를 나누었다. 성당 옥상의 필요성에 대해 10번 정도 고민하니까 멀리서 탄성이 들렸다. 다 왔구나!

 

세인트 폴 대성당 꼭대기에서 내려다본 런던 전경

흐리고 칙칙한 도시의 풍경이었지만 나는 그 순간 런던과 사랑에 빠져버렸다. 8월에도 흐리고 추운 날씨 때문에 옷을 여러 겹 멋들어지게 겹쳐 입은 사람들, 템즈강 앞에서 앉아 이야기를 나누고 춤추고 노래하는 사람들, 무표정하지만 도와달라고 말 걸면 친절하게 도와주었던 사람들이 스쳐 지나갔다. 피로는 감성을 둔하게 한다고 생각했지만, 성취감은 더 크게 감동할 수 있게 하나 보다. 낭만을 즐기는 것도 잠시, 한 바퀴 돌자마자 폐장 시간이 가까워진다고 내려가라고 했다. 흐려서 그런지 한참 내려오는 동안 뱅글뱅글 돌아서 어지럽고 무릎이 아주 아팠다. (...) 역시 여행은 몸 튼튼할 때 가야 한다.

 

K-식사법

문화가 다르다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유럽은 어린아이도 1인당 1판의 피자를 시킨다는 걸 눈으로 직접 보니 약간 충격이었다. 그리고 부모가 맛보라고 아이에게 나눠주지도 않는다. 다들 각자의 자리에서 본인 음식만 먹었다. 우리는 항상 여러 종류의 음식을 시키고 서로의 음식을 나눠 먹었다. 테라스에 앉아서 먹으면 현지인처럼 보이는 사람들이 신기하게 쳐다봤는데 인종 차별 하는 것만 아니면 상관없었기 때문에 우리는 그다지 신경 쓰지 않고 즐겁게 식사했다. (코로나를 생각하니까 슬퍼진다)나중에 다른 조 친구들과 친해져서 8명으로 다닐 때는 긴 테이블에 맛볼 수 있는 음식을 늘어놔 매 식사마다 파티라도 하는 기분이었다. 친하지 않은 사람들과 가는 여행도 서로 배려하며 생각을 나누니까 재밌었다.

 

파리에서 먹은 송아지 고기. 셰프 할아버지가 무척 친절했다.

 

팁 안내려고 애쓴 일

유럽은 팁 문화가 미국처럼 보편화 되어있지 않다. 가끔 service charge라고 해서 영수증에 청구는 되지만 거부하면 내지 않아도 된다. 영국에서 애프터눈 티를 먹어보고 싶어서 예산을 겨우 맞춰서 카페에 갔던 적이 있다. 고전적이고 고풍스러운 인테리어 카페 내부는 우리나라와 달리 노인들이 많았다. (어르신 테이블에 디저트 가짓수가 엄청났다!) 애프터눈 티를 즐기는 문화의 역사가 오래되었다는 게 새삼 느껴졌다. 우리를 힐끔힐끔 보는 눈길이 느껴졌지만, 호기심에 가까워 보였다. 계속 눈이 마주치면 말을 걸 분위기라 우리는 무시하고 여러 가지 홍차를 골라 시키기로 했다. 우리나라가 디저트값이 비싸다고 하는데 런던은 손이 떨릴 정도의 가격이었다. 파스타는 한화 사천 원에서 오천 원인 반면 카페에서는 인당 한화 만원 가까이 내야 했다. 차마 한 끼를 포기하고 디저트를 먹을 수는 없어서 인당 하나씩 먹을 수 있도록 디저트를 네 개 정도 시켰다. 삼단접시 말고 그냥 작은 접시에 줘도 되는데 듬성듬성 빈 삼단 티 세트가 나왔다. 잠시 사진 촬영 시간을 갖고 나서 서로의 홍차를 맛보았다. 청춘은 가진 게 튼튼한 몸뚱이뿐이라고 하지만 하루에 2만보씩 걷다보니 당 충전이 시급했다. 20대는 높은 대사 능력으로 식사하고도 디저트를 배고픈 상태로 먹을 수 있다는 게 큰 장점 같다. 타르트 위에 젤리를 녹여 굳히고 과일로 장식한 음식이 제일 입에 맞았다. 사 등분 하다보니 다 부서져서 각자 컵 받침에 담아서 먹었다. B 언니는 우리에게 비싸니까 다 핥아먹으라고 정색하고 을렀다. 우리를 지켜보는 백인들의 시선 사이에서 우리는 숨죽여 웃으며 싹 긁어먹었다. 딱히 20대에 유럽에 놀러 온다고 돈을 펑펑 쓰게 되진 않는 것 같다.

 

열심히 차와 디저트를 즐기고 있는 모습

전부 현금이었기 때문에 우리는 자리에서 영수증을 보면서 세무사처럼 심각하게 암산하기 시작했다. (유럽은 자리에서 계산하는 문화가 있어서 bill을 달라고 하면 영수증을 가져다준다) 세금까지 계산했는데 추가 요금이 있어서 물어보니 service charge라고 한다. 재차 물어보자 내고 싶지 않다는 분위기를 읽었는지 점원은 필수는 아니며 꼭 낼 필요는 없다고 했다. 두어 번 더 확인 질문을 하고 제외한 금액을 인당 계산해서 지불하고 나왔다. 팁도 함부로 쓰지 않겠다는 청년들의 깐깐하고 삭막한 오후의 티타임이었다.

 

파리 지하철에서 잠입한 요원인척 한 일

프랑스 파리는 집시의 천국으로 소매치기를 항상 조심하라는 말을 여행 오기 전부터 들어왔다. 상상 속의 집시는 보헤미안 스타일의 자유로운 음악 영혼을 가진 여행가였는데 막상 9구역에 내려서 가방을 끌어안고 둘러보니 무서운 인상의 사람들이 많았다. 외모는 다양했지만, 눈빛이 달랐다. 만만해 보이는지 탐색하는 눈치였다. 우리는 꼭 뭉쳐 다니기로 약속했고 지하철에서는 더욱 조심하기로 다짐했다. 소매치기 수법으로 지하철이 역에 정차하는 순간 올라타서 핸드폰을 훔치고 문이 닫히기 전에 내리는 경우가 있다고 한다. 핸드폰은 모두 스프링으로 가방과 연결했지만, 칼로 끊고 가져갈지도 모르는 상황이었다. 사전에 단단히 주의받은 터라 우리의 공포감은 대단했다. 우리나라와 달리 2명씩 마주보고 앉을 수 있는 4인용 좌석이 있어 뭉쳐서 앉고 웅크려 있었다. 한바탕 소나기가 내린 후에 지하철을 타서 일회용 우비를 색깔별로 입고 있었는데 너무 튀어서 민망했다. (벗는 중에 소매치기 당할까 봐 그대로 입고 있었다) 거기다 첩보 영화 찍는 것 마냥 가방을 끌어안고 지하철 칸 안의 모두를 경계하는 눈빛으로 쳐다봤다. 현지인들은 우리가 무척 신기했겠지만, 현지인들도 소매치기당한다고 하니 이해했을 것이다. 단조롭고 반복되는 소음을 가진 어두운 지하철 안에서 편집증적인 네 명의 한국인은 서로 맡을 역할을 정했다. 통로와 가까운 사람은 짐을 주시하고 창문과 가까운 사람은 목적지를 검색하고 정거장이 몇 개 남았는지 세기로 했다. 프랑스는 영어로 표기된 곳이 거의 없어서 구글의 프랑스어와 대조하며 암호를 대조해보듯이 역 이름을 확인했다.

 

그렇게 도착한 개선문

 

 

개선문 위에 올라가서 내려다 본 모습

열차가 터널에서 갑자기 멈추었을 때는 갱단에서 열차를 점거한 줄 알았다. 아무렇지 않은 표정으로 앉아있는 현지인들도 무서웠다. 금방 돌변해서 피의 난투가 벌어질 것 같았다. 결과적으로는 단순히 지하철이 멈춘 것이었지만 (실제로 자주 멈춘다고 한다) 그 이후로는 더더욱 긴장의 끈을 놓지 않았다. 우리는 온몸을 긴장하고 있는 모습이 웃기면서도 주변을 경계하느라 제대로 웃지도 못해서 숙소에 가서 근육통을 겪으며 참았던 웃음을 다 풀었다. ‘에이 소매치기 안 당하네.’라고 생각하는 순간 소매치기 당한다고 하니 조심하자.

 

세계로 뻗어나가는 한국-삼성, LG, BTS

환승 공항에서 두 시간 대기해야 했는데 삼성 매장에서 출시 이벤트인지 K-pop을 너무 크게 틀어놨다. 다른 외국인들은 옆에서 팔짱을 끼고 잠들었는데 우리 일행은 다 알아들으니까 잘 수가 없는 상황이 어이없어서 피식피식 웃다가 잠들지 못하고 결국 담소를 나누다 비행기를 타러 갔다. 무엇이든 낯설었으면 하는 해외여행객의 마음을 삼성과 LG가 지켜주지 못한 것이다.

베네치아 숙소에서는 스웨덴 친구들과 1층 로비에서 알게 됐는데 고등학교 수업을 아프다고 빼먹고 여행 왔다고 했다. 우리가 한국인이라고 하자 자신의 친구와 우리가 통화했으면 좋겠다면서 영상통화를 걸기 시작했다. 친구는 당황하지도 않고 반가워하며 BTS의 팬이며 한국에 꼭 가보고 싶다고 했다. 활발하고 열정 넘치는 친구들이 우리를 좋게 봐주니까 기분이 좋았다. 한때는 한국에서 왔다고 하면 북한이냐 남한이냐 하면서 조롱하듯이 굴기도 했었다는데 코리아라는 말을 듣고 흥분하는 걸 보면 한국이 글로벌해지긴 했나 보다.

 

사진 찍어주기 달인

한국인하면 또 사진 이야기를 빼놓을 수 없다. 개선문이나 에펠탑 앞에서 인생샷을 남기려는 사람들이 많았는데 우리도 그중 하나였다. 열정적인 자세를 보고 외국인들이 수줍게 다가와서 사진을 찍어달라고 요청받은 적도 몇 번 생겼는데, 사활을 걸고 찍어줘서 외국인들이 부담스러워하지 않을까 걱정했다. 구도 잡으려고 멀어지니까 외국인들도 우리가 핸드폰 훔쳐 가려는 줄 알고 당황한 눈빛을 해서 몸의 언어로 안심시켜야 했다. 소매치기 조심하라는 경고는 다들 뼈에 새기고 왔나 보다. 네 명 중에 인스타그램을 열심히 하는 AB 언니가 사진에 마음을 다했다. 커플 같은 경우에는 애정이 필요한 포즈를 서슴없이 요구하곤 했다. B 언니는 무척 보수적인 편이었는데, 낭만의 도시는 한 사람의 가치관도 변하게 하나 보다.

 

이탈리아에서 얼굴 구경한 일

이탈리아 일정이 제일 길었는데, 이탈리아 남자가 잘생기고 매너가 좋다는 소문을 익히 들어와서 우리는 도착해서 조금 들떠있었다. 지나고 보니 오지랖 넓은 능글거리는 아저씨와 대화를 더 많이 한 느낌이었지만 다들 악의는 없어서 나름 괜찮았다. 로마 콜로세움 주변에 큰 클럽이 있다고 하는데 그래서 그런지 젊은 청년들이 많이 있었다. 나는 젤라또 가게에서 넋을 빼놓고 구경하다가 낙오될 뻔하기도 했다. 로마 유적지가 내려다보이는 거리에서 알렝 드롱 닮은 사람과 일행이 앉아있었다. 말도 못 하고 보라고 A의 어깨를 막 두들겼는데 그들도 우리를 쳐다봤다. 나는 갑자기 한국에 가기 싫어졌다. 영어로 용기 내 말을 걸어봤지만, 호의를 담은 미소만 띄워줘서 영어를 못 하는구나 눈치챘다. 숙소로 돌아가면서 나와 동기, 언니와 셋이서 인스타그램 계정을 물어봤어야 했다며 너무 아쉬워해서 C군이 우리가 질린다고 생각했을 것 같아 미안하긴 했다. 그래도 연예인보다 잘생긴 사람이 있으면 눈이 가기 마련이다. 불가항력이었다.

그림입니다.

원본 그림의 이름: KakaoTalk_20200902_213331209_02.jpg

원본 그림의 크기: 가로 3024pixel, 세로 3024pixel

사진 찍은 날짜: 2019년 08월 19일 오후 9:10

카메라 제조 업체 : samsung

카메라 모델 : SM-N960N

프로그램 이름 : N960NKSU2ARJ8

F-스톱 : 1.5

노출 시간 : 1/60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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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입니다.

원본 그림의 이름: KakaoTalk_20200902_213331209_03.jpg

원본 그림의 크기: 가로 3024pixel, 세로 3024pixel

사진 찍은 날짜: 2019년 08월 19일 오후 8:50

카메라 제조 업체 : samsung

카메라 모델 : SM-N960N

프로그램 이름 : N960NKSU2ARJ8

F-스톱 : 1.5

노출 시간 : 1/60초

IOS 감도 : 200

색 대표 : sRGB

노출 모드 : 자동



아름다운 로마의 밤

고국으로

비행기를 타면 술을 달라고 해서 한 잔 마시고 푹 자는 게 좋다고 한다. 나는 그때 어떤 한계에 다다라 있었다. 이륙하기 전부터 잠들어서 도하 환승 공항에 내리기 두 시간 전에 깨어났다. 도하는 밤 11시에 38도였다. 영어 안내방송을 잘못 들었나 생각하다가 내리자마자 사막의 열기와 같은 충격을 받아서 아직도 기억하고 있다. 지구의 미래 같은 느낌이었다. 비행기가 연착돼서 공항에서 기다려야 하는 시간이 한 시간에서 두시간 반으로 늘어났고 다들 KTX 기차 예매를 취소하고 다시 결제하느라 길을 헤맸다. 아무리 싸다고 해도 경유는 추천하지 않고 싶다. 체력과 인성을 함께 버리는 일이다. 이탈리아에서는 돌아가고 싶지 않았지만, 도하에서는 집에 너무 가고 싶어서 머리가 다 지끈거렸다. 집에 무사히 돌아오면서 아무것도 잃어버린 게 없고 몸 건강한 것에 안도했다. 유럽은 느끼고 배우고 성장하는 것보다는 소매치기당하지 않고 구경 잘하면 돈 아깝지 않게 다녀왔다고 말 할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여행 시작할 때는 2주는 짧은 게 아닌가 싶었지만 한 달 다녀왔으면 사람 잡을 뻔했던 유럽 여행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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