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은 오지 않은 미얀마의 봄
아직은 오지 않은 미얀마의 봄
  • 이재혁
  • 승인 2021.04.16 21:2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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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현재 전 세계가 코로나 19으로 힘겨운 시기를 보내고 있는 반면, 현재 미얀마에서는 전국적으로 수많은 사람이 길거리에 나선다. 그리고 위험을 무릎 쓰고 총부리 앞에서 손가락 세 개를 치켜세우며 자유를 외치고 있다.

 

이를 세 손가락 경례라고 부르는데 이는 영화 헝거게임에서 따온 것이다. 이 영화에서 세 손가락 경례는 판엠이라는 영화 속 독재 국가에 대항한다는 의미로 나온다. 이를 실제로 처음 모방한 것은 2014년 태국 반 군부 시위 때였으며, 이번 미얀마 민주화운동에서도 군부독재에 대항한다는 의미로 사용되고 있다.

 

-현재 미얀마 민주화운동에서 세 손가락 경례가 사용된다, 출처: unsplash
-현재 미얀마 민주화운동에서 세 손가락 경례가 사용된다, 출처: unsplash

 

 
 
 
 
 
 
 
 
 
 
 
 

* 2021 미얀마 민주화운동 

2021 미얀마 민주화운동은 2021 미얀마 군부 쿠데타에 반발해 벌어진 민주화운동이다.

2021년 2월 미얀마의 중심지 중 하나인 양곤에서 조그맣게 시작된 쿠데타 항의 시위가 금새 미얀마 각지에 유행하여 전국적 민주화운동으로까지 번졌다.

 

시위의 규모가 커지면서 2월 미얀마 군부는 이에 대한 조치로 페이스북, 트위터, 인스타그램 등 SNS를 차단했고, 시위가 활발한 일부 지역에 계엄령을 선포했다. 선포 후 민간인에 대한 병력의 투입으로 인해 2월 9일부터 사상자가 생기기 시작했으며, 계엄령으로 인해 현재까지 총 400명 이상의 사망자가 생겼을 것이라고 추정된다.

 

이렇게까지 군부가 이번 민주화운동에 강경하게 조치를 취하는 이유는 군부의 현재 쿠데타가 완성되지 못하다면 현재 국제적 정세에서 더 이상 중국 등 아시아 사회주의 체제 국가들의 지속적인 신뢰를 기대하기 어렵기 때문이고, 지속적인 국제사회의 비판과 압박을 감당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현재 UN안보리, 미국정부, 유럽연합 등 여러 국제사회는 이 사태에 대해 비판하며 미얀마에 수출제한을 하고, 미얀마에 대한 원조를 중단하는 등 여러 제재 조치를 취하고 있다. 우리 정부도 미얀마와의 군사, 치안 협력을 중단하고 미얀마에 대한 군용물자 수출 금지를 결정하는 등 미얀마 군부에 압박을 가하고 있다.

 

* 2021 미얀마 민주화운동의 배경

민주화를 위하여

2021년 미얀마 민주화운동 배경은 1948년 미얀마의 독립부터 시작된다.

 

1948년, 영국의 식민지였던 미얀마는 영국으로부터 버마 공화국이라는 이름으로 독립을 승인받았다. 그 후 버마 공화국은 독립영웅 중 하나인 우 누를 초대 총리로 선임했다. 그는 서구식 의회 민주주의 모델을 기반으로 한 국가의 발전을 이뤄내고자 했다.

 

그러나 민주주의 모델의 정부는 부패했고, 시대에 맞지 않는 정책들을 펼치는 등 여러 무능한 행보를 이어갔다. 결국 버마 공화국은 경제 발전 실패와 민심하락, 소수민족 간 분열 등 여러 문제가 일어나면서 혼란 상황에 빠지게 되었다.

 

결국 1962년 소수민족, 소수종교 탄압과 외세의 침입 방어, 그리고 기업 장악 등을 통해 버마 공화국 내부에서 영향력을 가지고 있던 버마 군부는 현재 버마 공화국의 경제, 사회적 혼란을 안정시키겠다는 명목으로 쿠데타를 일으켰다

쿠데타에 성공한 군부는 기존 민주주의 정치를 철폐하고 미얀마에 사회주의 1당 체제의 새로운 국가를 수립했으며, 국호 또한 '버마 사회주의 연방 공화국'으로 바꾸었다. (이후 군부에 의해 국호가 현재와 동일한 미얀마 연방 공화국으로 바뀌게 되었다.

 

허나 미얀마 군부정권은 기존 민주주의 정권보다 더 무능한 행보를 보여주었는데, 버마의 경제상황은 나아지기는커녕 오히려 악화되었다. 1970년대 조금씩 회복되던 경제성장률은 1980년대 들어 다시 추락하기 시작했고, 80년대 중반에 들어서는 마이너스 성장률을 기록하게 된다. 결국 군부체제 버마는 세계최빈국으로 전락하고 말았다 

 

군부는 정치적으로도 최악의 모습을 보여주었다. 군부는 독재의 정당성을 얻기 위해 상하원 전체의석의 25% 이상을 지명하도록 헌법을 개정했으며, 미얀마의 언론자유지수는 139위에 불과할 정도로 심각한 언론탄압과 인터넷 검열을 일삼았다.

 

결국 미얀마 국민들은 이런 군부의 독재에 반발해 40년이 넘는 시간동안 여러 민주화 운동이 일으켰다.

3000여명의 국민들이 군부에 의해 희생당한 1988년 8월 8일 8888항쟁과 샤프란 혁명으로 불리는 2007년 민주화운동이 대표적인 예이다.

이런 희생들을 통해 국제사회는 점차 미얀마에 관심을 갖게 되었다. 군부는 국제사회에 비판받기 시작했고, 국제사회는 군부에 경제적 압력을 가했다.

 

이루었으나..

이러한 지속적인 민주화운동과 국제사회의 비판 끝에 군부의 주도하에 2008년부터 미얀마 자유선거가 실시되었다. 결국 2015년 미얀마 자유선거에서 아웅 산 수지의 국민민주연맹이 선거에 승리하여 군부체제 53년 만에 민주화를 이루었다.

 

허나 민주정권이 들어옴에도 불구하고 군부를 청산시키지 못했는데, 이는 군부 독재시절 개정된 헌법과 버마 공화국 시절부터 이어진 군부의 미얀마 사회 내부 영향력 때문이다.

 

그렇게 5년간 국민민주연맹과 군부사이의 불안한 관계가 이어지다가 2020년 미얀마 자유선거가 시작되었다. 결과는 아웅산 수지가 이끄는 국민민주연맹의 압승.

 

하지만 선거에서 패배한 군부는 여당의 부정선거라는 명분으로 2021년 또 한 번 쿠데타를 일으켰다. 그것이 바로 2021 미얀마 군부 쿠데타이다. 그리고 2021년 군부의 일방적 쿠데타에 미얀마 국민들이 반발하여 일어난 것이 현재 2021 미얀마 민주화 운동이다.

 

외면할 수 없는 우리

현재 미얀마 민주화운동이 과거 우리나라의 광주 민주항쟁과 자주 비유되고 있다.

 

혼란스러웠던 해방 초기, 군부의 쿠데타, 시민억압, 언론탄압 등 비슷한 점이 많기 때문이다.

 

자신들의 손으로 직접 자유를 쟁취한 우리나라 운동권 학생들은 이제 기성세대가 되어 자식 세대와 함께 미얀마의 민주화를 응원하고 있다.

 

아픈 과거가 있고, 그 과거를 숭고한 희생으로 기억하는 우린 이 사태를 절대 외면할 수 없을 것이다.

 

미얀마에도 하루빨리 봄이 오길 바랍니다.

 

<참고자료>

정리나, 미얀마서 수천명 쿠데타 반대시위군부는 인터넷 차단, <아시아투데이>, https://www.asiatoday.co.kr/view.php?key=20210206010004423, 3/17

 

진혜진, 5월 단체 "미얀마 사태 80년 광주와 닮은꼴연대 필요해", <노컷뉴스>,

https://www.nocutnews.co.kr/news/5502275, 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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