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해자의 방송 출연, 계속되는 논란
가해자의 방송 출연, 계속되는 논란
  • 정예원
  • 승인 2021.04.20 11:1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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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육계에서 시작된 학교폭력 논란이 연예계 전반부로 번지며 최근 가장 큰 이슈로 떠올랐다. 운동선수, 배우, 방송인, 아이돌 가수 등 다양한 분야의 유명인 및 연예인들이 학교폭력 가해자로 지목되었다. 많은 대중은 논란에 휩싸인 연예인들의 미디어 노출에 불쾌감을 드러내고 있다.

 

학교폭력은 진실 여부와 관계없이 의혹이 제기된 것 하나만으로도 이미지에 큰 타격을 입게 된다. 이미지로 먹고산다 해도 과언이 아닌 연예인들이기에, 대부분의 연예인과 소속사는 피해자를 비롯한 폭로자들에게 법적 대응을 하겠다는 입장을 내보이고 있다.

논란이 제기된 연예인들을 많지만 배우 지수, 스트레이키즈 현진 등 소수의 연예인을 제외하고 (여자)아이들 수진, 박혜수 등 대부분의 연예인은 학교폭력 논란을 강경하게 부인하며 진실 공방을 이어가고 있다.

 

-논란을 인정한 사례

배우 지수는 학교폭력 사실을 인정하고 출연 중이던 KBS 드라마 <달이 뜨는 강>에서 하차하였다. 지수의 학교폭력 의혹이 처음 제기된 때는 지난 3월 초, 드라마가 한창 방영 중이던 때였다. 지수의 중학교 동문이라 밝힌 작성자는 지수가 학창 시절 일진이었으며, 왕따, 폭력, 협박, 모욕 등 온갖 악행을 저질렀다는 글을 작성했다. 고등학생 때 물건을 훼손, 갈취하였으며 성폭행까지 하였다는 추가적인 폭로가 나오자 지수는 직접 자신의 SNS에 의혹을 인정하는 글을 작성하였다. 지수의 논란 인정 이후 하차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져 KBS 청원 게시판에는 지수의 드라마 하차를 요구하는 글이 등장해 하루 만에 5,000명이 동의했다. 결국 제작진은 지수의 하차를 결정, 지수 부분을 재촬영해 방영하였다.

스트레이키즈 현진은 논란이 나온 지 나흘 만에 학교폭력을 인정하고 MBC <! 음악중심> MC에서 하차했다. 222, 현진의 중학교 동창이라고 밝힌 누리꾼은 이유도 모른 채 폭력과 언어폭력을 당했다는 글을 커뮤니티에 기재했다. 글이 올라온 직후 소속사는 허위사실 유포에 대해 법적 조치를 할 예정이라는 입장문을 냈으나 나흘 만인 226, 학교폭력 사실을 인정하고 사과하였다.

 

-의혹을 벗은 사례

한편 학교폭력 가해자로 지목되었다가 의혹을 벗은 연예인들도 있다. 세븐틴 민규와 개그우먼 홍현희가 그 주인공이다.

세븐틴 민규는 중학생 시절 자폐 성향이 있던 친구를 괴롭혔다는 의혹을 받은 바 있다. 하지만 폭로자와 민규의 대화를 통해 의혹이 오해였다는 것이 밝혀졌다. 소속사는 민규와 폭로자가 여러 차례 대화하며 민규가 당시 같은 반 학생들과 장난을 쳤지만, 특정 인물을 일부러 괴롭히진 않았다.”, “민규는 과거 행동으로 작성자가 불편함을 느낀 점을 사과했고, 작성자는 이를 받아들여 오해를 풀었다.”라고 밝혔다.

홍현희 또한 한 커뮤니티에 올라온 글로 인하여 학교폭력 가해자로 지목되었으나 곧바로 의혹을 벗었다. 글 작성자는 자신이 홍현희의 고등학교 동창이며 학창 시절 홍현희가 자신을 괴롭히고 따돌렸다고 주장했다. 이에 소속사는 해당 글은 사실이 아니며 해당 작성자는 수년 전부터 상습적으로 이런 글을 써왔다, 절대 사실이 아니고 정말 떳떳하다.”라고 밝혔다. 작성자는 홍현희와 연락해 기억의 오류가 있었다며 사과했다.

 

-논란을 부인, 진실 공방을 벌이고 있는 사례

배우 박혜수, (여자)아이들 수진은 제기된 논란에 다른 입장을 밝히며 폭로자들과의 진실 공방을 이어나가고 있다.

박혜수는 지난달 처음 의혹이 제기된 후 폭로가 계속 이어지고 있다. 피해자들은 자신의 아버지에게 전화로 욕을 하고 자신의 뺨도 때린 적이 있다.”, “박혜수는 대치동 일대에서 폭주 뛰던 패거리”, “삥 뜯은 애가 한둘이 아니라 박혜수는 기억도 못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박혜수의 소속사는 학교폭력에 대한 사회적 분위기를 악용해 오직 박혜수를 악의적으로 음해, 비방하기 위한 허위사실임을 확인했다.”라고 밝히며 강경한 법적 대응을 예고했다. 또한, 박혜수는 SNS를 통해 피해자라 주장하는 누리꾼으로부터 자신이 가혹한 시간을 겪었다고 주장하였다.

(여자)아이들 수진 또한 처음 의혹이 제기된 후 추가적인 폭로가 이어지고 있다. 수진의 경우에는 함께 활동하고 있는 배우 서신애도 피해자로 지목되었다. 수진과 서신애는 중학교 동창으로 알려져 있다. 중학교 동창이라고 밝힌 누리꾼은 서신애가 울며 자신에게 수진이 등교하던 서신애의 뒤에서 xxx, 애미애비 없어서 어떡하냐같은 폭언을 매일 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는 주장을 펼쳤다. 서신애는 자신의 SNS변명 그만 해라(None of your excuse)”라는 글귀를 남겼고, 수진의 입장문이 발표될 때마다 글을 올렸다. 이에 수진은 학창 시절 대화도 일절 해본 적 없다. 배우님이 타이밍 맞춰 글을 올렸고 많은 사람이 자신이 배우님에게 폭력을 가했다고 오해하게 되었다.”라는 내용을 포함하여 최종 입장문을 발표하였다.

 

논란을 부인하며 진실 공방을 이어가고 있는 연예인들에 대해 피해자들은 물러서지 않겠다는 뜻을 밝혔다. 박혜수에게 학교폭력을 당했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이 모여 피해자 모임을 만들어 입장을 내기 시작했다. ‘박혜수 피해자 모임, 공식 입장이라는 제목을 달고 올라온 글에는 피해자 모임방 십여 명은 진심이 담긴 사과를 바란다. 증인이 이렇게 많은데 도대체 어떤 경위로 사실무근이라고 주장하는지 소속사에 물었다. 맹세코 돈 이야기를 꺼내거나 합의 이야기를 꺼낸 적 없다.”라는 내용을 포함하고 있다. “피해자 모임방 십여 명은 진심이 담긴 사과는커녕 우리를 경제적 이윤을 도모하기 위한 사람들로 의심한다는 공식 입장을 낸 것은 피해자들을 향한 2차 가해이다. 피해자들은 역시 무관용, 무합의로 대응하겠다.”라는 뜻을 밝혔다.

해당 연예인들의 논란에도 그들의 편에서 응원하던 팬들 또한 계속되는 논란 부인과 진실 공방, 자신의 변명만 늘어놓는 듯한 입장문에 등을 돌리기도 했다. (여자)아이들 수진의 팬들은 소속사에 탈퇴 촉구 문구가 적힌 화환을 보냈다. 화환에는 비활동기 활동중단? 학폭은 자숙 아닌 탈퇴”, “학폭 가해자를 안고 가는 큐브는 또 다른 가해자”, “명확하게 해명하거나 책임지고 탈퇴하거나라는 문구가 적혀 있다.

대중들의 반응은 크게 두 가지로 나뉜다. ‘어쩐지 싸하더라.’, ‘관상은 과학이지.’ 등의 말을 하며 사실관계 확인도 하지 않은 채 해당 연예인에 대해 악의적인 댓글을 작성하는 사람들이 있지만, 중간에 서서 정확한 사실이 밝혀질 때까지 상황을 지켜만 보겠다는 견해를 내보이는 누리꾼들도 있다.

 

한편 드라마, 광고 등과 관련한 콘텐츠 제작진들은 이러한 학교폭력 사태로 인해 발생하는 막대한 금전적 손해를 방지하기 위해 새로운 기준을 마련하고 있다고 밝혔다. 지난 2018년 불거졌던 미투 사태당시 그와 관련된 세부 조항을 계약서에 추가한 데 이어, 학교폭력과 관련된 내용을 계약서 세부 조항에 추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한국대중문화 예술산업 총연합회 외 4개 단체에서 연예인들 관련 입장문을 발표했다. “청소년 시절 학교폭력 문제로 인해 사회적으로 비판을 받고 있는 점, 그 누구보다 안타까운 마음을 담아 고개 숙여 사과 말씀을 드린다. 최근의 사태가 연예인 개인만의 문제로만 봉합되는 것이 아닌 대중문화에술 산업의 구조상 또 다른 피해를 낳고 있는 만큼 이를 국민들께 호소하오니 너그럽게 이해해 주시길 요청 드린다.”라는 내용이 실려있다.

 

학교폭력 논란은 이전부터 꾸준히 언급됐던 문제이며, 앞으로도 사라지지 않을 문제이다. 학교폭력 가해자로 지목된 연예인들의 미디어 노출에 불쾌감을 드러내는 대중들이 많은 가운데, 한국대중문화 예술산업 총연합회에서 나온 입장문을 본 대중들은 막대한 비용 손실 때문에 불편해도 참아야 하는 것이냐는 반응을 보인다.

학교폭력 외에도 음주운전, 도박, 성범죄 등 다양한 범죄 사실이 있는 연예인들도 많이 존재한다. 그들 중 일부는 방송에 나오지 않고 있으나, 짧은 자숙 기간 후 방송에 다시 출연해 범죄 사실을 예능적 요소로 사용하는 연예인들도 있다. 이 부분에 대해 해당 연예인들의 방송 출연 논란도 꾸준히 제기되어 왔지만, 명확한 기준이 마련되지 않아 대중들의 반응과 해당 연예인의 인기도에 따라 방송 출연이 좌지우지되어왔다. 이번 학교폭력 논란 연예인들도 대중들 사이에서 방송 출연 기준에 대한 논란이 일어나고 있다. 보는 사람에 따라 문제의 크기가 다르기에 명확한 기준으로 나누기가 어려운 부분이기에 꼬리를 물며 새로운 논란이 생겨난다. 학교폭력 논란은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며, 가해자의 미디어 노출에 대한 문제 또한 계속될 것이다. 범죄 및 가해 사실이 있는 연예인들에 대한 면밀한 기준이 생겨나야 할 때이다.

 

 

<참고자료>

한영준, “학폭 의혹 2라운드? 걸그룹 수진 난 떳떳해, 서신애 입장 밝혀라””, <파이낸셜뉴스>, 2021.03.21., https://www.fnnews.com/news/202103211227108539

양승준, “‘학폭 논란스트레이키즈 현진, 활동 중단”, <한국일보>, 2021.02.28., https://www.hankookilbo.com/News/Read/A2021022800110005952?did=NA

장아름, ““이것도 학폭일까요?” 연예계, 검열과 반성의 시간”, <news1>, 2021.03.14., https://www.news1.kr/articles/?4239112

장가현, “연예계 휩쓴 학폭 논란, 가해자로 지목된 스타&끝나지 않은 진실공방 스토리”, <여성조선>, 2021.03.24.,

https://woman.chosun.com/client/news/viw.asp?cate=C01&mcate=M1001&nNewsNumb=20210375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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