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딧불이를 찾아서
반딧불이를 찾아서
  • 김수정 기자
  • 승인 2021.04.20 11:1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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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딧불이를 찾아서

 한국해양대학교에 들어와 1학년 때 친구 덕분에 반딧불이를 살면서 처음 보게 되었습니다. 저는 그때까지만 해도 반딧불이에 관한 관심도 전혀 없어 아는 것도 없었고, 어두운 곳을 매우 싫어했기 때문에 반딧불이를 보러 가는 것은 저에게 도전이었습니다. 어두운 데다 인적도 드물어 무서운 나머지 내려가려다 태종사까지만 가보자고 해서 올라갔는데 도착했을 때는 마치 영화의 한 장면에 서 있는 듯한 느낌을 받았습니다. 반딧불이의 그 노란 불빛들이 반짝반짝 빛나고 날아다니는 게 너무 아름다웠습니다. 그래서 이 글을 통해 사람들에게 반딧불이에 대해 알려주고 싶었습니다. 제가 반딧불이를 보러 간 날짜는 201969일이었습니다. 아마 이때 본 반딧불이는 부산에서 주로 서식하며 6월에서 7월 초까지 자주 볼 수 있는 파파리반딧불이일 것으로 추측합니다.

그림1_ 태종대 반딧불이, 직접 찍은 사진
그림2_ 태종대 반딧불이, 직접 찍은 사진

 두 사진은 모두 직접 찍은 사진인데 왼쪽 사진은 그냥 검은 사진 같지만 자세히 보면 노란 점들이 보이는 것이 반딧불이입니다. 오른쪽은 반딧불이의 불빛이 잘 보이시죠? 만약 반딧불이를 사진으로 남기고 싶은 분들은 반딧불이 촬영법을 조금 공부하시고 가면 이쁜 사진을 건질 수 있을 것입니다. 반딧불이를 찍기 위해서는 조리개를 최대한 열어야 하고 셔터도 조금 오래 열어야 하며 ISO도 확보해야 하는데 핸드폰으로는 어려워서 이쁜 사진은 못 찍어왔지만 그 장면이 머릿속에서 잊히지 않으니 그것으로 만족합니다.

 

반딧불이 너는 정체가 뭐니?

아무리 우겨봐도 어쩔 수 없네. 저기 개똥 무덤이 내 집인 걸~’이라는 개똥벌레 노래 다들 아시죠? 저는 어릴 때 이 노래를 엄청나게 자주 부르고 다녔던 기억이 있습니다. 이 노래의 주인공 개똥벌레가 바로 아름다운 빛을 내는 반딧불이입니다.

사진3_ 반딧불이, 두산백과
사진4_ 반딧불이, 두산백과

 

 반딧불이는 잘 보면 꽁무니에서 빛을 내는데 바로 반딧불이의 꽁무니 배 마디에 있는 발광 마디가 빛의 근원지입니다. 수컷은 2개의 배 마디, 암컷은 1개의 배 마디가 있는데 이곳에 있는 발광 세포에 루시페린과 루시페라제라는 성분이 있어 이것이 산소와 만나 산화작용을 일으키면서 아름다운 빛을 내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반딧불이는 왜 이런 아름다운 빛을 내는 것일까요? 바로 유충 반딧불이는 자기 스스로 빛을 내어 주변을 경계하기 위해서입니다. 유충과 달리 성충이 빛을 내는 것은 또 다른 의미가 있는데요, 바로 자신의 짝을 찾기 위함입니다. 반딧불이의 성비는 보통 암컷 1마리당 수컷 50마리 정도이기 때문에 암컷을 둘러싼 경쟁이 치열할 뿐 아니라 반딧불이 수명이 짧아서 빨리 자신의 짝을 만나 자손을 낳아야 하는 의무를 지고 있다고 합니다.

 반딧불이는 딱정벌레목, 반딧불이과 곤충으로 생물 가운데서 드물게 빛을 내는 희귀종입니다. 하지만 특이하게 반딧불이 자신은 빛을 내지만 빛을 싫어해서 보통 어두운 숲이나 수분이 충분한 지상에서 서식하며 주로 이끼와 달팽이를 먹이로 먹습니다.

 반딧불이의 종류를 알아보자면 반딧불이는 전 세계적으로 1900여 종이 존재합니다. 하지만 우리나라에서는 대표적으로 큰흑갈색반딧불이, 왕꽃반딧불이, 북방반딧불이, 운문산반딧불이, 꽃반딧불이, 파파리반딧불이, 애반딧불이, 늦반딧불이 등 8종이 서식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에서 반딧불이를 볼 수 있는 곳으로는 전라북도 무주와 다대포 몰운대 주변, 장산 인근, 강서구 일대 등에서 반딧불이가 자주 출몰하며 그 중 대표적으로 우리 학교 주변에 있는 태종대가 반딧불이의 서식지입니다. 만약 태종대에서 반딧불이를 본 적이 있다면 그건 아마도 부산지역에서 대표적으로 나타나는 파파리반딧불이와 늦반딧불이라고 생각할 수 있을 것입니다. 파파리반딧불이는 지금까지 관찰되는 반딧불이 개체 중에서 가장 많은 종으로 검은 등판을 가지며 가슴은 무늬가 없는 주황색을 띠고 있습니다. 이 종은 보통 6월에서 7월 초까지 나타나기 때문에 초여름에는 파파리반딧불이를 많이 관찰할 수 있습니다. 늦반딧불이는 8월 초에서 9월 중순에 나타나며 우리나라에서 볼 수 있는 반딧불이 중에서 가장 크기가 큰 종류입니다. 습한 숲에서 사는 이 반딧불이는 수컷 머리가 노란색인 것이 특징이며 암컷의 경우에는 날개가 퇴화돼 있습니다. 따라서 암컷이 날개가 없으므로 암컷이 풀포기에서 빛을 깜박이면 위를 날던 수컷이 암컷을 찾아온다고 합니다. 또 기장군에서는 물에서 다슬기 등을 먹고 사는 애반딧불이가 자주 나타난다고 합니다.

 

반딧불이 축제

사진5_ 제18회 태종대 반딧불이 축제, 부산영도구청 공식 홈페이지
사진6_ 제18회 태종대 반딧불이 축제, 부산영도구청 공식 홈페이지

 태종대에서는 반딧불이 행사도 열리는데 제가 갔다 오고 나서 6일 이후인 2019615일 태종대 반딧불이 행사 제18회가 열렸었다고 합니다. 반딧불이 체험행사는 보통 놀이와 교육이 어우러진 프로그램으로 짜여있으며 마술쇼, 친환경염색, 짚공예, 나무 곤충 만들기, 녹색 생활 체험 등의 프로그램이 마련되는 것 같습니다. 영도구 측은 반딧불이 체험 행사는 어린이에게 자연의 소중함을 일깨워주고, 어른에게 어린 시절의 추억을 되새기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보며 태종대에 서식하는 반딧불이 개체 수를 늘리기 위해 정기적으로 생태 보호 활동을 벌이고, 야간 모니터링을 통해 반딧불이 생태를 관리했다고 합니다. 현재 코로나 19로 인해 모든 축제가 거의 취소되어 반딧불이 축제는 하지 않지만 6월부터 9월 사이에 우리 학교 주변에 있는 태종대에 가서 반딧불이를 보고 오는 것도 엄청난 힐링이 되리라 생각합니다. 반딧불이가 많이 보이는 지점으로는 밑에 지도 3번에 위치한 태종사 들어가자마자 나오는 입구와 거기서 길을 따라 조금 더 깊숙이 들어가면 엄청나게 반짝거리는 반딧불이를 볼 수 있습니다. 또 정문과 열차 승차장 사이에 보면 길이 하나 더 있는데 그쪽에서도 반딧불이를 많이 볼 수 있었습니다.

그림7_ 태종대 위치도, 태종대 유원지 홈페이지

 태종대뿐만 아니라 전라북도 무주에서는 이번 2021828일부터 95일까지 총 9일간 제25회 무주반딧불축제를 할 예정이라고 합니다. 특히 무주에서는 늦반딧불이가 많이 나온다고 합니다. 현재 코로나 19로 인해 고향에 많이 가 있을 텐데 집이 전라북도 무주 주변이라면 반딧불이를 보러 가보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또한 제주도 곶자왈에서도 반딧불이를 많이 볼 수 있다고 합니다. 기회가 된다면 다들 반딧불이를 보러 떠나보는 건 어떨까요? 잊지 못할 소중한 추억을 만들 수 있을 것입니다.

그림8_ 이데일리 뉴스기사[렌선축제] 모세의 기적, 반딧불이..시끌벅적한 ‘축제’가 그립다, 2021, 강경록
파이낸셜뉴스, 반딧불이 쏟아지는 제주도 곶자왈 푸른밤, 2020, 좌승훈
https://blog.naver.com/ikissyous/222081900429

 

반딧불이를 위해

 반딧불이는 아주 까다로운 곤충입니다. 깨끗한 환경에서만 서식하는 반딧불이는 주변 환경이 오염되면서 점차 서식할 자리를 잃어가고 있습니다. 태종대를 가보면 태종대 순환도로의 차량 진입을 차단해 놓은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이로 인해 자동차 빛이 나 도시가스에서 나오는 오염물질이 줄어들어 태종대 주변에는 다시 반딧불이가 늘어나고 있다고 합니다. 따라서 이러한 점들을 잘 지켜주는 것이 중요하겠죠? 또한 우리나라에서는 사라지고 있는 반딧불이를 보호하기 위해 천연기념물로 지정해 두기도 하며 반딧불이가 다량으로 출현하는 곳을 찾아 보호구역으로 정해두기도 한답니다. 그렇다면 우리가 반딧불이를 보러 갔을 때 유의해야 할 사항은 무엇인지 알아보겠습니다. 반딧불이는 빛이 있는 곳에서는 자신의 빛을 내지 않습니다. 즉 반딧불이에게 사람들이 내는 인공의 빛은 기피 대상인 것입니다. 따라서 반딧불이를 관찰할 때에는 휴대폰 불빛이나 손전등 주변의 불빛들은 모두 차단해 주어야 합니다. 또한 손으로 잡으려 하거나 잡아서 집에 가지고 가려는 행동은 하지 말아야 할 것입니다. 이러한 점들을 지켜주면서 반딧불이를 본다면 반딧불이들도 우리 옆에서 오래오래 아름다운 빛을 내어줄 것입니다.

김수정 , sujeong3553 @g.kmou.ac.kr

 

 

<참고자료>

- “반딧불이”, 두산백과

- 2015년 내사랑 부산 7: 부산의자랑거리 태종대편

- 좌승훈, “반딧불이 쏟아지는 제주도 곶자왈 푸른밤”, 파이낸셜뉴스2020, https://www.fnnews.com/news/202006101820199687

- 제주도 곶자왈 반딧불이, https://blog.naver.com/ikissyous/222081900429

- 강경록, “[렌선축제] 모세의 기적, 반딧불이..시끌벅적한 축제가 그립다.”, 이데일리 뉴스기사, 2021, https://www.edaily.co.kr/news/read?newsId=01134886628950192

- 제18회 태종대 반딧불이 축제 (부산, 영도구, 영도, 태종대)”, 부산영도구청 공식 홈페이지, 2019, https://blog.naver.com/yeongdonews/221564066415 

- 열차 정류장 위치도, 태종대 유원지 홈페이지https://www.bisco.or.kr/taejongdae/facil/facil01/facil01_1/index.as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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