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왜곡, 이대로 괜찮은 걸까?
역사왜곡, 이대로 괜찮은 걸까?
  • 김희진 수습기자
  • 승인 2021.08.11 20:2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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_지난 3월 26일 SBS 월화 드라마 '조선구마사'가 역사왜곡 논란으로 방영 2회 만에 폐지됐다. 해당 드라마는 태종이 마치 무고한 백성을 살해하는 학살자로 표현된 장면, 중국음식과 중국식 인테리어 소품 등을 방영해 논란이 됐다. 이로 인해 국민청원, 시청자 게시판을 통한 방영 중단과 SBS 지상파 재허가 취소 요구가 빗발치자 드라마를 협찬한 브랜드들이 줄줄이 계약을 파기했고 대중의 공분을 이기지 못한 SBS가 결국 방영권 구매 계약을 해지했다. 이번 조선구마사 폐지는 재밌다는 이유 하나로 역사왜곡을 방관하는 시청자들에게 역사왜곡에 대한 경각심을 일깨워주는 사건이 됐다. 끊이지 않는 역사왜곡과 그걸 아무런 제재 없이 소비하는 소비자들, 이대로 우리 문화는 괜찮은 걸까?

 

SBS 제공, 조선구마사 포스터

 출처: SBS, 조사구마사 포스터

'갓도, 한복도 모두 중국 문화?'
_지난해 11월 중국산 게임인 '샤이닝니키'에선 한복을 둘러싼 문화공정 논란이 일어났다. 제작사에서 한국 서버를 위한 선물로 한복 의상을 출시하자마자 한복이 중국 소수민족 조선족의 전통복이기 때문에 ‘한푸(漢服:중국 전통의상)’라고 명시해야 한다는 중국인들의 항의가 빗발쳤다. 이에 페이퍼게임즈는 한복 의상을 삭제했다. 뒤이어 한국 누리꾼들이 반발하자 운영진은 중국 SNS 웨이보에 "하나 된 중국 기업으로서 조국의 입장과 늘 같다. 한국 서버에서 조국을 모욕하는 유저에게 제재를 가하겠다"라며 입장을 밝히고 급기야 한국 서비스 종료를 발표하며 많은 공분을 샀다. 

_또 다른 공정은 '갓'이다. 모바일 소셜 어드벤처 게임 'SKY-빛의 아이들'(이하 SKY)의 제작사인 댓게임컴퍼니 게임사 대표가 '갓은 중국의 것'이라는 주장을 한 것이다. 논란이 된 아이템은 갓을 연상케 하는 '춤추는 안무가 영혼의 모자(Dancing choleographer sprit's hat)'이다. 문제는 글로벌 서버와 중국 서버에 적용된 아이템의 모습이 다른 것이었다. 갓 그대로의 모양이 나온 글로벌 서버와는 달리 중국 서버에선 갓 형태가 아닌 중국 전통 양식의 모자로 적용되자 이에 중국 유저들은  '중국 서버에만 다른 외형으로 디자인한 것은 갓이 한국 고유문화임을 인정한 것 아니냐'라고 반발했다. 그러자 제작사 대표인 제노바 첸은 지난 2월 자신의 웨이보를 통해 "중국 문화는 전 아시아의 문화에 영향을 주었다. 이번 모자 아이템 또한 송대와 명대의 모자를 참고했다"라고 밝혔고 이후 해당 아이템 설명에 Hat of Ming Dynasty in CHINA(명나라 왕조의 모자)'라는 설명까지 추가했다.

 

'갓'을 연상케 하는 '춤추는 안무가 영혼의 모자'를 쓰고 있는 캐릭터

                                                                 ▲출처(사진=SKY-빛의 아이들 공식 트레일러 캡쳐) '갓'을 연상케 하는 '춤추는 안무가 영혼의 모자'를 쓰고 있는 캐릭터

_논란에도 불구하고 지난 4월 중국 게임이 국내 모바일 게임 시장에서 매출 상위 100위권 중 40% 넘게 차지했다. 지난해 말 29개였던 것에 비교하면 15개나 증가했다. '2020 중국 게임산업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서만 1조 5000억 원에 달하는 수익을 올렸다. 매출만 봐도 알 수 있듯이 한국은 미국, 일본에 이은 중국 게임 수출시장의 큰 손이다. 이 가운데 중국 중앙선전부는 최근 '게임 심사 평점 세부 규칙'을 최근 새롭게 수정했다. 심사 기준에는 '중국의 우수한 문화를 전파와 정확한 역사관 즉, 사회주의 사상을 포함해야 한다'라는 조항이 들어갔다. 중국에서 개발, 유통되는 게임은 모두 이 규칙을 따라야 하는데, 이러한 게임이 무분별하게 한국으로 유통되면 잘못된 역사 정보가 퍼질 위험이 크다는 것이 문제이다. 

 

'바로 잡아야 하는 필요성'

_중국 젊은 누리꾼들은 왜 많은 비난과 비판을 받고 있으면서도 계속해서 한국의 전통문화에 대해 소유권을 주장할까? 한국해양대 하세봉 교수는 이에 대해 "중화문명에 대한 자부심의 발로이지 않을까 생각한다."라며 그런데 왜 하필 '최근에 와서 중화문명의 자부심이 드러나느냐' 하는 점에 대해선 "중국이 G2가 되었다는 점과 중국에서 행해지고 있는 애국주의 교육이 크게 작용했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또한, "중국의 소수민족들 중 조선족들은 갓을 썼고 김치를 담가 먹었고 한국의 전통적인 생활양식 여러 가지를 가지고 있다. 그런데 그 조선족은 중국인이다. 예를 들어, 원난성의 바이족이라는 소수민족이 있는데 그 소수민족들이 가지고 있는 춤이라든지, 전통놀이는 바이족의 전통이지만 중국의 전통이기도 하다. 왜냐면 바이족들은 현재 중국인이기 때문이니까. 아마 그런 식으로 '조선족들이 가지고 있는 풍속이기 때문에 김치나 갓 등이 중국 문화이다.'라는 생각을 하는 것 같다."라고 덧붙이며, 김치 같은 경우는 한국이 브랜드화 시키고 여러가지 국제적인 홍보를 강하게 강조하는 것에 신경을 쓰는 게 더 중요한 대처 방법이라고 조언했다.

 

'이대로 가만히 있다면?'

_중국은 1986년부터 티베트 역사를 중국사로 편입시키는 사업인 서남공정을 벌였다. 티베트는 본래 중국 고유의 영토라며 티베트로 이주하는 한족에게 주택, 일자리 등의 각종 특혜를 제공하면서 한족 이주 정책을 전개했다. 중국은 서남공정을 통해 7세기부터 독립국가를 이루어 중앙아시아의 패권 국가로 활약했던 티베트를 중국의 지방정부로 격하시켰다. 이렇듯 문화공정 또한, 지속적으로 관심을 가지지 않는다면 눈 깜짝할 새에 중국 문화로 예속화될 가능성이 상당하다. 성신여자대학교 서경덕 교수는 MBC에브리원 '비디오스타'에서 "왜곡에 대해 맞서지 않으면 안 된다. 우리의 문화와 역사에 우리가 많은 관심을 가져야 한다. 우리가 잘 알아야 올바르게 고칠 수 있다"라고 말했다. 이렇듯 중국 내의 애국주의 분위기가 갈수록 심화되고 있기 때문에 문화공정은 계속해서 시도될 것이다. 때문에 우리는 한국의 고유한 문화를 지켜내기 위해서 왜곡을 인지하고 바로잡으려는 노력을 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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