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익인간 뜻으로 나라 세우니
홍익인간 뜻으로 나라 세우니
  • 이재혁
  • 승인 2021.08.11 20:2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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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익인간 대신 민주시민? 홍익인간의 중요성을 깨달아야 할 때”
“홍익인간의 역사를 상기시킬 필요가 있어”

2021324, 민형배 등 12명의 국회의원이 홍익인간'을 교육기본법 제2조에서 삭제하고 민주시민이라는 단어로 대체할 것이라는 개정안을 공동 발의하였다. 이 같은 사실이 알려지자 교육계와 종교계에서 큰 반발이 일어나기 시작했고, 사람들 사이에서도 관심이 생기자 청와대 국민청원에까지 올라왔다.

*삼국유사에 기록된 홍익인간
*교육기본법 개정안 주요내용

 

 

*홍익인간

 

인간 세상을 널리 이롭게 한다.”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누구나 익히 알고 있는 홍익인간의 뜻이다. 홍익인간은 한반도 최초의 국가인 고조선의 건국이념으로부터 이어져온 정신이자, 현재 우리의 이념 중 하나로서 크게 자리 잡혀있다. 그리고 홍익인간은 대한민국의 건국과 동시에 제정된 교육법 제2조에 명시되어 있었으며, 몇 차례 개정된 현재의 교육기본법에서도 마찬가지이다.

 

*홍익인간 삭제

 

교육은 홍익인간의 이념 아래 모든 국민으로 하여금 인격을 도야하고 자주적 생활능력과 민주시민으로서 필요한 자질을 갖추게 함으로써 인간다운 삶을 영위하게 하고 민주국가의 발전과 인류공영의 이상을 실현하는 데에 이바지하게 함을 목적으로 한다.”-대한민국 교육기본법 제2

 

그들이 홍익인간 삭제를 주장하는 이유는 홍익인간 개념이 법에 명시되기에는 상대적으로 추상성이 강해 그 뜻을 명확히 해석하는 것이 어렵고, 1949년 제정된 교육법의 교육 이념이 70년 넘게 변화한 한국의 사회 현실을 반영하지 못하기 때문이라고 한다. “인간 세상을 널리 이롭게 한다.”라는 개념 자체는 확실히 법의 명시로서 추상적일 수 있지만, 교육계 전문가들은 이것이 오랜 이념이자 이제는 우리의 보편적 상징이 된 홍익인간을 삭제해야 하는 명분이 될 수는 없다고 주장한다.

 

교육기본법을 개정하는 데에는 반드시 교육기관이나 단체, 국회 교육위원회 의원들과 협의하는 과정이 필요함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절차 없이 발의하였다는 것도 비판의 대상이 되었다. 개정안을 발의한 의원 중에 교육위원회 소속은 13명 중 한 명뿐이었다 하고, 청와대 또한 개정안에 대한 사실을 몰랐다고 전했다.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교총)가 전국 교원 873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도 73.4%가 교육 이념에서 '홍익인간'을 삭제하고 '민주시민'을 강조한 개정안에 반대했다. 또한 80.4%는 교육 이념을 바꾸려면 각계 전문가가 참여하는 별도 논의기구를 통해 숙의를 거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응답했다.

 

* 홍익인간과 함께한 우리

 

*삼국유사에 기록된 홍익인간
*삼국유사에 기록된 홍익인간

 

 

옛날에 환인의 서자인 환웅이 천하에 자주 뜻을 두어, 인간세상을 구하고자 하였다. 아버지가 아들의 뜻을 알고 삼위태백을 내려다보니 인간을 널리 이롭게 할 만한지라, 이에 천부인 세 개를 주며 가서 다스리게 하였다.”-삼국유사에 기록된 홍익인간

 

'홍익인간'이라는 단어가 확인되는 가장 오래된 출처는 고려 시대인 13세기 말 일연이 편찬한 삼국유사이다. 삼국유사는 고조선과 삼국시대의 역사, 그리고 신화들을 기록해놓은 역사서이고, 또한 삼국유사는 현존하는 책 중에서 단군 신화를 기록한 최초의 책이다.

 

일연은 고기라는 고서를 인용하여 삼국유사에 단군신화를 서술했다고 밝혔는데, 현재 고기의 정확한 편찬 시기를 알 수 없지만 홍익인간이라는 단어가 고려 이전부터 존재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또한 고려 시대 홍익인간을 언급한 기록으로는 삼국유사를 저술한 시기와 거의 동시대인 13세기 말 이승휴의 제왕운기가 있다. 제왕운기 또한 단군신화를 비롯한 신화와 우리의 역사가 기록되어 있다.

 

이 두 책에 홍익인간이 기록된 것은 홍익인간의 중요성을 알 수 있는 증거가 되기도 한다. 13세기 말, 고려는 여몽전쟁으로 인한 여파로 몽골제국과 강화를 맺게 되어 몽골제국의 내정 간섭과 수탈에 시달려 나라 전체가 혼란스러웠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일연과 이승휴는 몽골제국에 의해 우리의 정체성이 훼손되지 않을까 하는 위기의식을 느꼈기에, 고려의 정체성 보존을 목적으로 역사서를 편찬하였다. 이러한 편찬 목적을 가진 삼국유사와 제왕운기에 홍익인간이 기록되어 있다는 것은 홍익인간의 상징성을 알 수 있게 해준다.

 

이후 조선 초기, 응제시주와 세종실록 지리지에 홍익인간 정신이 기록되었다.

 

하지만 두 책 모두 홍익인간인간을 다스릴 뜻을 가지고라는 의미를 지닌 의욕하화인간(意慾下化人間)‘이라는 단어로 대체 표기해 제왕운기의 단군신화를 인용하였다는 특징이 있다. 이는 조선이 유교적 색채가 강한 나라이고. 건국 초기인 조선과 멸국인 고려와의 차별을 두려고 했기 때문이라고 추측된다.

 

“(...) 이는 사회각층의 지력과 권력과 부력의 가짐을 고르게 하여 국가를 진흥하며 태평을 보전, 유지하려 함이니 홍익인간과 이화세계하자는 우리 민족의 지킬 바 최고의 공리임.”

-대한민국 임시정부 건국강령

 

이후 일제강점기인 1941, 독립운동가 조소영은 대한민국 임시정부 시절 건국강령에 홍익인간을 대한민국 건국정신 중 하나로서 기록하였다. 해방 후 우리나라는 임시정부 시절 건국강령을 기반으로 제헌을 했는데, 이로 인해 홍익인간은 우리나라 헌법 중 교육기본법에 교육 이념으로서 규정되었고, 현재까지도 명맥이 이어지고 있다.

 

이렇게 수백 년간 홍익인간을 보존한 우리에게 홍익인간의 가치는 엄청나다고 할 수 있다.

 

그렇기에 현재 대한민국의 보편적인 공교육에서 홍익인간의 이념을 민족의 전통적 가치관으로서 가르치고 있으며, 거의 대다수의 한국인들 또한 홍익인간을 국가의 상징 수준으로 인지하고 있다.

 

* 시작

 

몽골제국의 간섭을 받았던 고려, 건국초기의 조선, 해방과 동시에 새로운 시작을 꿈꾸는 대한민국 임시정부 등 홍익인간이 기록된 역사를 보면 홍익인간은 우리의 정체성이 위협받을 때, 그리고 우리가 새로운 시작을 할 때 항상 기록되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홍익인간 삭제 논의로 혼란스러운 요즘, 우리는 홍익인간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 보고, 그 의미를 되짚어 가치를 찾길 바란다. 또한 역사와 기록이 보여주듯이 우리 또한 홍익인간 정신으로 그 뜻을 잘 보전하여 우리의 시작을 이어나갔으면 한다. 만약 그것이 실현된다면, 분명 우리 세상은 널리 이로워질 것이라고 생각한다.

 

 

 

 

<출처 및 참고자료>

 

신하영 기자, 교사 10명 중 7홍익인간민주시민 대체 반대”, <이데일리>

 

네이버 블로그, 홍익인간이란..?

 

양정우 기자, 대종교 "'홍익인간' 삭제한 교육기본법 개정안 철회해야", <연합뉴스>

 

 

<사진 출처>

 

네이버 지식백과, 홍익인간

 

박세미 기자, ‘홍익인간의 수난...교육기본법에서 빼겠다는 의원들, <조선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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