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기'내는 사람들
'용기'내는 사람들
  • 정예원
  • 승인 2021.08.11 2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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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속가능한 한국을 위해 의식적으로 일회용품 사용을 줄여야 할 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상황이 장기화되면서 배달 음식을 주문하는 사람들이 늘어났다. 그에 따라 일회용 배달용기의 사용이 많아지고 있다. 환경부에 따르면 지난해 음식 배달은 2019년과 비교하여 75.1%가 증가하였고, 플라스틱 폐기물은 15.6% 증가한 848t이 발생하였다. 최근 이러한 일회용기로 인한 환경문제를 조금이나마 해결하고자 젊은 층에서 개인 용기를 들고가 음식을 포장해오자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더불어 배달어플 3(배달의 민족, 요기요, 쿠팡이츠) 또한 일회용품을 줄이기 위한 방안을 내놓고 있다.

 

-배달어플 3사의 플라스틱을 줄이기 위한 노력

배달어플 3(배달의 민족, 요기요, 쿠팡이츠)는 현재 '일회용 수저, 포크는 빼주세요' 옵션을 만들어 필요에 따라 선택하도록 하고 있다. 환경부와 배달어플 3사는 빼주세요옵션 대신 필요한 경우에만 선택하도록 하는 옵션으로 변경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그간 배달어플에서는 기본적으로 일회용 수저, 포크가 제공되도록 설정되어 있었다. 주문자가 빼주세요라는 요청을 따로 하지 않으면 필요하지 않더라도 일회용 수저를 받게 되고, 불필요한 쓰레기가 생기기도 했다. 이에 3사와 환경부는 소비자가 요청하는 경우에만 일회용 수저, 포크를 제공하는 것으로 기본값을 변경하기로 결정하였다. 이 변경값은 사전고지를 거쳐 61일부터 적용되었다. 현재 배달의 민족에서는 안주셔도 돼요넣어주세요옵션이 함께 자리하고 있으며, 요기요와 쿠팡이츠는 넣어주세요옵션으로 바뀌었다.

배달의 민족은 422일부터 58일까지 아름다운 가게와 함께 일회용 수저, 포크 기부 행사를 진행하기도 했다. 식사 시 사용 가능한 포장된 일회용 숟가락, 젓가락, 포크를 기부받아 무료 급식소 등 필요한 곳으로 전달하는 것이 이 행사의 목적이었다.

 

-MZ세대의 용기내 챌린지와 자영업자의 반응

일회용품 폐기물의 심각성을 인지하는 소비자들이 생겨나고 있다. 이들은 일회용품을 줄이기 위한 다양한 캠페인에 자발적으로 참여하고 있다. 가장 대표적인 캠페인은 제로 웨이스트(zero waste)’이다. 제로 웨이스트는 모든 제품, 포장, 자재를 태우거나 매립하지 않고, 토지, 해양, 공기로 배출하지 않으며 책임있는 생산, 소비, 재사용 및 회수를 통해 모든 자원을 보존하는 것을 말한다. 제품의 흐름을 바꾸어 낭비가 없는 사회를 목표로 하는 것이다.

일상에서 이 제로 웨이스트를 실천할 수 있는 일환으로 용기내 챌린지가 주목받고 있다. 그린피스와 배우 류준열이 20204월 처음 시작한 이 챌린지는 SNS를 통하여 사람들에게 알려졌다. ‘용기내 챌린지는 말 그대로 음식점에 다회용기를 가져가 음식을 포장해오거나 마트의 비포장 채소 및 과일을 구매할 때 신문지, 다회용기를 이용해 일회용품 사용을 줄이는 챌린지이다.

실제로 인스타그림애 ‘#용기내’, ‘#용기내챌린지를 검색하면 다회용기에 음식을 포장해온 사람들의 게시물을 어렵지않게 찾아볼 수 있다. 가장 흔하게는 텀블러에 커피를 테이크 아웃 해왔다는 글부터 마카롱, 케이크, 아이스크림과 같은 디저트류, 떡볶이, 김밥 등의 분식류, 심지어는 감자탕까지 다회용기에 포장해왔다는 게시글까지 존재한다. 유튜브에는 용기낸 대학생1’이라는 이름으로 용기내 챌린지를 컨텐츠로 하고 있는 채널 또한 존재한다. 용기내 챌린지에 참여중인 사람들은 처음에는 거절당할까 무서웠지만, 의외로 대부분이 호의적인 반응을 보였다고 말한다. 아직까지는 용기를 내밀며 설명을 해야하는 경우가 있지만 어느정도 인지도가 생기고 있다는 반응도 있다.

▲배우 류준열의 용기내 챌린지 인스타그램 인증ⓒ 류준열
▲배우 류준열의 용기내 챌린지 인스타그램 인증 ⓒ류준열

제로 웨이스트 캠페인에 동참하는 자영업자들도 생겨났다. 다회용기를 가져와 포장을 해가면 정량보다 많이 담아주거나, 할인을 해주는 가게들이 늘어나고 있다. 또한, 경기도 용인시에는 용기를 가져와야만 물건을 살 수 있는 용기내 가게가 지난 2월 문을 열었다. 다회용기를 가져와야만 케이크를 테이크아웃 할 수 있는 디저트 카페, 보증금을 받고 텀블러를 빌려주는 카페 등도 생겨났다. 이렇듯 자영업자들도 자신의 자리에서 환경을 지키기 위한 노력에 동참하고 있다. ‘용기내 챌린지에 동참하는 소비자들과 가게들이 늘어나며 다회용기 이용 식당과 카페를 알려주는 친환경 지도 사이트도 만들어졌다.

 

-일회용품 줄이기에 동참하는 기업들

용기내 챌린지를 비롯하여 제로 웨이스트에 참여하는 사람들이 늘어가면서 기업들 또한 일회용품 줄이기에 발 벗고 나서고 있다. 가장 대표적으로는 카페에서 머그잔을 사용하고, 플라스틱 빨대 대신 종이 빨대를 내어주는 것을 꼽을 수 있다. 실제로 여러 카페 체인점을 방문해 보았을 때 플라스틱 빨대는 요청 시에만 제공해주기도 하였으며, 매장 내에서 먹을 시에는 90% 이상의 카페에서 머그잔에 음료를 담아주었다.

카페 외에도 일회용품 및 불필요한 쓰레기를 줄이기 위한 노력을 하는 기업들이 존재한다. 롯데칠성음료의 아이시스8.0 에코는 기존 생수통의 라벨을 없애고 뚜껑 부분에 포장지를 감싼 형태로 2020년 새롭게 출시되기도 하였다.

 

-일회용품 감축을 위한 환경부의 규제

환경부는 일회용품 사용의 심각성을 일찍부터 인지하여 환경단체 및 기업들과 자발적인 협약(MOU)을 체결하고 있다. 앞서 언급한 배달어플 3사와의 1회용 수저 제공 기본값 변경을 비롯하여 일회용 컵 재활용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카페 체인점과 패스트푸드점과의 협약을 통해 플라스틱 재질 합의, 로고 크기 최소화, 유색 로고 색 통일 등을 시행중에 있다.

환경부는 또한, 코로나 이후 사용량이 늘어난 플라스틱 용기의 무게를 줄이기 위해 내년부터 단계적으로 플라스틱 용기의 두께를 제한하는 방안을 신설하기로 하였다. 더불어 배달 음식 플라스틱 용기를 생산하는 협회와 배달 용기 무게를 20% 감축하는 협약을 지난해 5월 체결하였다.

 

▲4월부터 실시 중인 환경부의 재포장 금지 적용대상ⓒ 환경부
▲4월부터 실시 중인 환경부의 재포장 금지 적용대상 ⓒ환경부

올해 4월부터는 포장제품의 재포장 금지가 시행되었다. 여기서 말하는 재포장이란 공장에서 생산된 제품을 유통의 편리성, 판촉을 목적으로하는 N+1, 증정 사은품 제공 등의 행사 기획으로 묶어 포장하는 행위, 판매되는 제품을 3개 이하로 합성수지 필름·시트로 추가로 묶어 포장하는 경우를 말한다.(, 합성수지 재질이 아니거나 테이프로 붙이는 형태의 포장은 허용된다.)

 

일회용품은 이미 우리의 삶에 깊숙이 들어와 자리잡고 있고 이것을 완전히 포기하는 것은 확실히 쉬운 일은 아닐 것이다. 의식적으로, 그리고 자발적으로 일회용품 사용을 줄이기 위해 노력하지 않는다면 우리는 아마 계속하여 일회용품을 소비할 것이다. 그러나 환경문제의 심각성을 인지하는 사람들이 점점 늘어나고 있고, ‘용기내 챌린지’, ‘제로 웨이스트에 참여하는 사람들 또한 많아지고 있다. 참여하는 사람이 늘어나며 인식도 점차 변화하고 있어 제로 웨이스트를 실천하기 좋은 분위기 또한 점차 형성되고 있다. 환경부의 적극적인 태도와 규제, 기업의 환경을 생각하는 움직임과 노력, 개인의 인식 변화로 일회용품 없는 세상을 만들기 위한 노력이 이어져야 할 때이다.

 

 

 

 

<참고자료>

윤인경, “용기내 챌린지: 내가 냄비 들고 가서 주꾸미를 포장해온 이유”, <BBC 코리아>, 2021.05.18., https://www.bbc.com/korean/news-57153336?xtor=AL-73-%5Bpartner%5D-%5Bnaver%5D-%5Bheadline%5D-%5Bkorean%5D-%5Bbizdev%5D-%5Bisapi%5D

 

환경부, “(참고)1회용 플라스틱 수저, 꼭 필요할 때만 요청하세요”, 2021.04.22., http://www.me.go.kr/home/web/board/read.do?menuId=286&boardMasterId=1&boardCategoryId=39&boardId=1447320

 

환경부, “플라스틱 전주기 발생 저감 및 재활용 대책 수립”, 2020.12.24., http://www.me.go.kr/home/web/board/read.do?menuId=286&boardMasterId=1&boardCategoryId=39&boardId=14206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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