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배라 불러줘서 고마워"
"선배라 불러줘서 고마워"
  • 김채빈
  • 승인 2022.01.20 14:4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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_ 우리 주위에 있지만, 들리지 않는 목소리가 있다.

 

 

_ 우리대학은 2019학년도 편입학 전형을 통해 165명의 편입생을 모집한데 이어 2020학년도에는 198명의 편입생을 모집했다. 「2021학년도 전기 편입학 전형 모집요강」에 따르면 편입생들은 3학년의 신분으로 본교에 입학한다. 「대학현황에 의하면 2021학년도 한국해양대의 재적생은 8,331명이다. 재적생의 약 4%에 해당하는 편입생들은 본교 활동에 어떤 고충들을 가지고 있는지 들어보았다. 본지는 ▼국제대 소속 7명 ▼해양과학기술대학 소속 2명 ▼공과대학 소속 3명, 총 12명의 편입생과 인터뷰를 진행했다.

 

같은 등록금을 내고도, 듣고 싶은 수업을 못 듣는다니!

_ 편입생 수강신청은 수강 정정기간의 시작날이자 첫 수업날인 3월 2일 18시에 시작된다. 국제대 소속 A 씨는 “당연히 해당 날짜의 첫 수업은 빠질 수밖에 없고, 해당 과목의 전반적인 진행과 소개가 부족하여 수강 신청에 큰 어려움을 겪었다” 면서도 “전공과목의 경우 조교님께 부탁드리면 모두 채워 주셨기에 힘들지는 않았다. 하지만 교양은 어쩔 수 없이, 남는 과목을 선택했다.” 고 말했다. 해양과학기술대학 소속 H 씨는 “수강정정기간에 수강 신청을 진행해야 하므로, 편입생의 경우, 현실적으로 수강정정이 불가능하다” 고 말했다. 인터뷰를 진행한 편입생들 모두 전공과목은 조교님이, 교양과목은 어쩔 수 없이 남는 과목을 선택했다고 입 모아 전했다. 이에 대해 학사과는 “신입생의 경우는 임시 학적부를 만들어 2월 말에 수강 신청이 가능하지만, 편입생의 경우는 전적대학에서의 학점 인정과정이 필요하다” 며 “해당 전적대학에 일일이 확인이 필요하여 별도의 편입생 수강신청은 시스템적으로 힘든 부분이 있다”고 전했다.

 

학점으로 인해 너무나 바쁜 편입생

_ 「편입학 모집요강」에 따르면 편입생 전적대 학점은 학점인정 심사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교양과목, 전공과목, 일반선택과목으로 구분되어 인정된다. 국제대 소속 A 씨는 “평균적으로 편입생의 경우, 10학점 내외로 전공학점이 인정되지 않는다” 고 말했으며 국제대 소속 B 씨는 “전공 학점으로 인정되지 않는 경우가 있어, 3학년 과정을 진행하면서 계절학기를 필수적으로 수강해야 한다”고 전했다. 더하여, 공과대학 I 씨는 “비슷한 전공과목이 인정되지 않아 힘들어하는 편입생이 있는 반면, 저 같은 경우는 배우는 내용이 다르지만, 과목의 이름이 비슷하다는 이유로 전공학점으로 인정되어 후속 전공강의를 수강하는데 많은 어려움을 겪었다”라며 “조금 더 체계적인 학점인정 시스템이 마련되면 좋을 것 같다”라 전했다.

 

 

“학교 건물에 들어가지 못해요”

_ 편입생은 대학 생활을 경험해본 본교의 신입생이지만, 학교에 대해 모르는 부분이 많은 것은 여타 새내기들과 다를 바 없다. 국제대 소속 C 씨는 “처음 학교에 갔을 때 카드를 통해 건물에 출입할 수 있다는 것을 몰라, 문 앞에서 다른 학생들이 지나가길 기다려야 했다” 면서 “190번 버스의 출발시간이나 셔틀버스, 통근버스, 학교버스 등에 대해 잘 알지 못하였고, ‘오션뷰’와 같은 학내 정보 앱에 대해서도 몰랐다.”고 말하며 학교생활에 대해 가르쳐줄 사람이 없어서 매우 힘들었다는 내용을 전했다.

_ 편입생 관련 카페인 <독편사> 에 따르면 일반적으로 편입생들은 ▼카카오톡 오픈 채팅방을 스스로 찾아 들어가거나 ▼해당 학과 조교가 편입생 단체 톡방을 만들어 주거나 ▼재학생 단체 톡방에 추가로 들어가 합격한 대학의 정보를 얻는다. 우리 대학의 경우는 학과 조교의 재량에 따라 편입생들의 정보 획득 방법이 달랐다. 국제대 소속 D 씨는 “저희 과의 경우는 조교님께서 아프리카 TV 생방송을 통해 친절하게 학교에 대해 알려주셨다” 고 전했으며 국제대 소속 E 씨는 “저희 과의 경우, 코로나19 활동 이전에는 대면을 통해 조교님과 선배님들이 알려주셨는데, 현재는 조교님께서 통화를 통해 알려주신다”고 말했다. 하지만, 인터뷰를 진행한 12명 중 4명은 재학생 단체 톡방 초대가 누락되어 아무런 정보를 얻을 수 없었다고 말했다. 공과대학 소속 J 씨는 “저 또한 단체 톡방 초대에 누락되었으며, 주위에도 3명의 편입생이 누락되어 곤혹을 치렀다.” 며 체계적인 학교 시스템의 필요성을 피력했다. 학생복지과는 이에 대해 “학교는 카톡, 전화나 원하는 경우 대면으로 학생들에게 정보를 전달하고 있으며, 학생들이 원하는 방식으로 정보를 전달받을 수 있다. 학과마다 다른 방법으로 진행된다” 고 답했다.

 

타지 편입생은 어떡하라는 소리인가요?

_ 편입생의 경우, 전적대에서의 성적이 인정되지 않아 본교로 편입 후, 첫 학기에는 학생생활관 입관이 쉽지 않다. 최근 2년간은 코로나19로 인해 블렌디드 대면 수업을 진행하여 편입생의 학생생활관 입관이 수월하였지만, 국제대학 소속 16학번 F 씨는 “타지 사람인데, 수강 신청 기간도 늦고, 학생생활관 입관도 불가능하여 첫 학기 준비에 많은 어려움이 있었다. “고 말했다. 이에 대해 학생복지과는 “기숙사 신청기간이 편입생 합격시기보다 이르다.”며 “합격 발표 후, 해당 학과에 문의하여 기숙사 여석이 생길 경우 들어갈 수 있다.” 고 전하며 재학생과 동일한 조건으로 기숙사에 신청할 수는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학교 적응은 자기 하기 나름이다?

_ 편입생 관련 카페인 <독편사>에 들어가 보면, 편입생들의 학교생활에 대해 걱정하는 글이 많은 지분을 차지한다. 그리고 이에 대한 대책으로는 학교에 적응을 잘한 사례를 제시하며, 편입생 각자 자기 하기 나름이라고 말한다. 국제대 소속 G 씨는 “편입생인 만큼 학교 및 학부에서 주관하는 프로그램 및 활동에 대한 정보에 대해 기존의 재학생보다 받아들일 수 있는 매체는 결핍되어 있다. 하지만 본인이 능동적으로 행동한다면 그 마저도 극복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_ 편입생 전부의 의견을 대변할 수는 없지만 인터뷰를 진행한 12명 중 6명이 학교생활에 큰 어려움을 겪었다고 답했다. 물론 과대나 학생회에 참가하여 학교 생활을 성공적으로 수행하고 있는 편입생들도 존재한다. 허나, 편입생들의 학교 부적응 문제는 편입생 개개인의 역량에 달린 것으로만 생각해야 하는 것일까.

 

무엇이 필요한가

_ 편입생의 목소리를 대신 내어줘야 한다. 편입생 관련 프로그램에 대해 총학생회에 문의한 결과, 총학생회 측으로부터 “진행 중이거나 기획 중인 편입생을 위한 프로그램은 현재 없습니다.”라는 답변을 받았다. 중대신문에 따르면, 연세대는 지난 2017년 편입학 추가합격 등록 기간과 수강신청 기간이 겹쳐 문제가 제기됐다. 총학생회의 요청에 의해 연세대 교무처는 논의 이후 편입생 추가합격자 수강신청 기간을 2월말로 조정했다. 경희대, 고려대, 서강대, 성균관대 등 또한 편입생 수강신청 기간을 2월 말에 별도로 배정해 운영하고 있다. 공과대학 소속 K 씨는 “조교의 역량에 따라 편입생들의 상황이 달라지지 않도록, 학교 자체에서 편입생을 위한 정보 제공 방법을 마련했으면 좋겠고, 편입생을 위한 공지사항이 있으면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편입생에 대한 선입견

_ 학교 시스템에 대한 문제도 중요하지만, 다른 문제도 시급하다. 공과대학 소속 L 씨는 “편입생으로서 문제는 학교 시스템이 아닌 선입견에 대한 부분이 가장 큰 것 같다”고 답했다. 최근 학생 커뮤니티(에브리타임)에서도 재학생과 편입생 사이의 갈등을 보여주는 게시글이 줄줄이 올라왔다. 적법한 입학 절차를 거치고 들어온 편입생에게 부적절한 시선은 문제가 있다. 인터뷰 진행 과정에서 국제대 소속 C 씨는 “선배라 불러줘서 고맙다”고 말했다.

_ 무엇이 이들을 이토록 위축시켰는지 고민해봐야 하는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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