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북자북] ‘우리대학’을 기록하는 신문이기 때문에
[진북자북] ‘우리대학’을 기록하는 신문이기 때문에
  • 장영경
  • 승인 2022.01.20 20:4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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_얼마 전 190번을 타고 가다가 구청 앞에서 시위하는 모습을 봤다. 가던 길을 멈추고 버스에서 내렸다. 창문으로 보던 것보다 훨씬 많은 인파가 모여 있었고 주최 측과 경찰은 실랑이를 하는 듯 보였다.

 

_시위대 쪽에서 걸어 나오시는 한 분께 무슨 일인지 여쭤보았다. 구청에서 길을 파는데 흙이 쏟아 나와 바다를 오염 시켜 해녀들이 큰 피해를 보았음에도 제대로 된 보상이 되고 있지 않다는 이야기였다.

 

_‘제대로 된 보상

 

_이렇게 소리 낸 사람들과 달리 소리 없이 묻힌 사람도 있다. 작년 2, 학교의 행정착오로 보험 없이 승선하여 사고로 사망한 우리대학 실습생 정승원 군이다. 이후 그를 기억하는 사람이 있을까. 그의 가족이 아직도 그를 위해 학교와 싸우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을까.

 

_누군가 우리를 보곤 말한다. 정식 기자로 대우받는 것도 아니고, 자기 일도 아니면서 왜 저렇게 진심이지?

 

_그 이유는 우리가 이 순간에 최선을 다하기로 다짐했기 때문이다. 신문사에 들어올 때는 각기 다른 목적을 들고 왔지만, 지금 우리는 하나의 마음을 가지고 있다. ‘내 기사가 우리대학 사람들에게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다’, ‘기꺼이 기사 속 내용이 되어준 사람들에게 도움이 되고 싶다

 

_우리는 대학신문이다. 우리의 특별함은 우리대학을 기억하고 기록한다는 점이다. 현재 많은 대학들이 대학신문의 존재 이유에 대해 의문을 표한다. 그러나 우리가 없다면 누가 우리대학을 기록할 것인가. 누가 학교의 상처를 후벼파 드러낼 것인가.

 

_당장의 두려움으로 인해 상처를 소독하지 않고 덮어둔다면 겉은 말끔해 보일 수 있다. 하지만 결국 그 속은 곪아 썩어 문드러질 것이다. 아프겠지만 고름을 후벼내고 소독한 후 약을 발라야 한다. 그래야 새 살이 돋으며 더 튼튼해질 수 있다.

 

_대학총장을 발행인으로 세워져 있는 신문사는 일한 대가를 학교로부터 받는다. 그러나 학교가 학생을 위해 일을 잘하고 있는지 감시하고 견제하는 임무를 수행해야 한다. 아이러니한 일이라고 볼 수 있으나, 이는 결국 한 가지로 귀결된다. 바로 학교의 발전을 위해 일하라는 뜻이다. 어떤 조직이든 발전을 위해선 끝없는 감시와 견제는 필수다. 우리 사회는 청렴함과 투명함을 발전의 기본 요건으로 보기 때문이다.

 

_이번 325호는 어느 때보다 그 역할에 충실했다고 말할 수 있다. 또한 앞으로 한국해양대신문이 나아갈 방향을 드러냈다. 학교에도 전한다. 우리는 학생들의 입장에 서서 학교를 기록할 것이고, 이는 곧 학교의 발전으로 이어질 것을 확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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