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자치기구 예산 10% 전면 삭감, 그 배경과 앞으로의 행방은?
학생자치기구 예산 10% 전면 삭감, 그 배경과 앞으로의 행방은?
  • 김채빈
  • 승인 2022.05.05 1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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_ 지난 2월 22일, 재정과에서 공개한 『2022학년도 제1회 재정위원회 회의록』에 따르면 총학생회, 총동아리연합회 지원 금액이 전년 대비 10% 정도 절감된다고 밝혔다. 이에 본지는 학생복지과의 『학생활동 및 후생복지』 예산 감소 배경과 앞으로의 예산 기조에 대해 심층 취재했다.

학생자치기구 예산, 얼마나 감소했는가

_ 재정과에서 발표한 『2022학년도 대학회계 세입 · 세출 예산서』에 따르면 ▲총학생회 95,184,000원 ▲총동아리연합회 37,440,000원 ▲ 언론사 32,805,000원으로 책정됐다. 전년도 ▲총학생회 105,760,000원 ▲총동아리연합회 41,600,000원 ▲언론사 36,450,000원에 비하여 전면 10% 삭감됐다.

_ 학생자치기구 예산 감소는 올해만의 이야기가 아니다. 2012년도부터 2022학년도까지 10년간 학생자치기구 ▲총학생회 ▲총동아리연합회 ▲언론 4국 예산을 조사한 결과, ▲총학생회 66% ▲총동아리연합회 20% ▲언론 4국 80% 정도 감소했다.

 

 

총학, 총동아리연합회, 언론 4국은 어떤 일을 하는가

_ 홍승표 총학생회 비상대책위원장은 “총학이란 학생들에게 발생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학교 및 학생들과 논의하며 해결책을 세우고, 각종 사업을 통해 학생들이 학교생활에 만족할 수 있도록 하는 역할을 수행한다”며 “간식사업, 축제, 각종 대회, 셔틀버스 관련 사업 등을 진행한다”고 덧붙였다. 이어 “총동아리연합회는 약 70개의 동아리, 약 2,000명의 동아리원을 대표하는 학생회이다.”며 “동아리들이 더욱 원활한 활동을 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지원하고 동아리 복지에 힘쓴다”고 설명했다. 장영경 한국해양대신문 편집국장은 “언론사는 대학 내의 다양한 사상과 자율성을 고취시켜 전달함으로써 대학문화 발전에 기여한다”며 “현재 언론사는 ▲신문국 ▲방송국 ▲교지편집국 ▲영자신문국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학내 정보 전달 및 대학 집행기관에 대해 건강한 견제와 비판을 위해 다방면으로 활동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학생자치기구 예산 삭감 원인은 무엇인가

_ 지난 3월, 전 학우를 대상으로 실시한 『학생복지금 삭감』 설문조사에 따르면, 응답한 552명 가운데 94%는 전년도 대비 학생자치기구 예산 10% 삭감에 대해 “몰랐다”고 답했다. 지속해서 감소하는 학생자치기구 예산에 대해 57.7%는 “감소해서는 안 된다” 고 답했다. 그렇게 생각한 이유로는 ▲ “학생들을 위한 예산을 감소하는 것은 옳지 않다” ▲ “학생 복지 개선이 필요하다” ▲ “학생들의 동의를 얻어야 한다” 등이 있었다. “감소하는 것이 맞다” 고 응답한 28.4%는 ▲ “학생자치기구가 무슨 활동을 하는지 모르겠다” ▲ “비대면이니 감소해야 한다” ▲ “학생 수가 줄어드니 당연한 것이다” 등을 이유로 꼽았다. 한편, 13.9%는 “모르겠다”고 답했다.

 

 

_ 학생자치기구 10% 예산 삭감에 대해 김미옥 재정팀장은 “전체 예산을 편성할 때, 재정 여건을 고려하여 수입과 지출을 살펴본다” 며 “대학회계의 주요 수입원인 등록금이 2009년 이후로 동결되거나 인하되어 왔다”고 설명했다. 덧붙여 “2021학년도부터 입학 정원이 68명이 줄었다”며 “앞으로 계속해서 수입원이 줄어든다”고 말했다. 지출에 관해서는 “물가도 올라가고 인건비, 공공요금은 꾸준히 상승한다”며 “고정경비 인상분을 반영하면 다른 부분에서 지출을 줄여야 한다”고 설명했다.  “학생자치기구 예산만 10% 삭감한 것이 아니라 전 부서의 예산이 10% 삭감되었다”고 강조했다. 이종원 학생복지과장은 “학생들이 잘 몰라서 학생자치기구 예산만 10% 삭감한 것으로 알지만, 전 부서가 다 그런 상황이다” 며 “학생복지과 사업 중 학생 편의를 위한 통학버스 관련 사업비는 유지했다”고 말했다.

_ 계속해서 해마다 줄어드는 학생자치기구 예산에 관하여 재정팀장은 “코로나 19로 인해 학생생활관, 평생교육원 등의 수입대체경비부서가 운영되지 않아 수입이 적다”며 “학교 평가를 위한 대학 혁신 사업이라든지, 대학발전 계획에 따라 필요한 재정투자는 증가하고 있다”고 밝혔다. 학생복지과장은 “현재 대한민국은 고등학교 졸업인구, 학령인구가 감소하고 있다”며 “앞으로는 10% 삭감이 아닌 더 큰 폭으로 삭감될 경우도 생각해야 한다”고 재차 설명하며 “이것이 대한민국의 현 상황이다”라고 강조했다.

 

“이해한다” vs “학생의 권리를 빼앗겨서는 안 된다”

_ 설문조사에 성실히 응한 3명과 심층 인터뷰를 진행한 결과, 해사대학 소속 4학년 A 씨는 “학교 사정이 그렇다면 이해한다”고 답했다. 하지만 해양인문사회대학 소속 2학년 B 씨는 “대학회계는 항상 부족하다”며 “예산 삭감을 계속 받아들이다 보면, 몇 년 후에는 학생자치기구가 모조리 사라질 것이다”라 강조했다. 김건우 해양과학기술융합대학 비상대책위원장은 “학생의 입장을 우선시하지만, 학교의 입장도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고 생각한다”며 “재정위원회 소속 학생위원으로서 앞으로 학생자치기구 예산 삭감이 더 이상 악화되지 않도록 노력하겠다”라고 답했다.

_ 재정위원회는 재정 및 회계의 운영에 관한 주요사항을 심의·의결하기 위한 기구이다. 『한국해양대학교 재정 및 회계의 운영에 관한 규정』에 따르면, 재정위원회는 당연직 위원 6명과 일반직 위원 9명으로 구성된다. 당연직 위원은 ▲교무처장 ▲학생처장 ▲기획처장 ▲사무국장 ▲산학협력단장 ▲평의원회 부의장으로 구성되며, 일반직 위원은 ▲교원 3명 ▲재학생 2명 ▲직원 2명 ▲외부 인사 2명으로 구성된다.

 

우리는 어떻게 해야하는가

_ 계속되는 학생자치기구 예산 감소에 대해 김홍승 학생처장(나노반도체공학전공)은 “코로나 19로 인해 학교가 긴급 상황이다 보니, 전체 예산 10% 삭감이 불가피했다”며 “교수의 입장에서 학생자치기구 예산이 계속 감소하는 상황이 안타깝다”고 소회를 밝혔다. 이어 “재정과에서 연초에 예산 방향에 대한 가이드를 제공하는데, 학생자치기구에 고지하지 않아 오해가 생긴 것 같다”며 “학생들에게 정기적으로 예산 방향을 고지하는 절차를 구축하겠다”고 말했다.

_ 학생자치기구 예산이 계속 감소하는 상황 속에서 학생은 어떻게 행동해야 하냐는 본지의 질문에 학생처장은 “수동적으로 등록금만을 가지고 해결하기는 힘들다”며 “동아리 등 학생자치기구가 비교과 프로그램과 연계하여 대학 본부에 각종 아이디어를 제공하고, 협의하여 사업의 형태로 발전시켜 사업비를 조달하는 것도 한 가지 방법이다”라 설명했다. 더하여 “현재 대학은 시민 사회의 성격을 띈다. 학생들은 권리도 주장하고 상대편의 입장도 고려하여 중용되는 부분들을 찾아가는 훈련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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