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대학 학생생활관, 학생들이 살기에 적합한가
우리대학 학생생활관, 학생들이 살기에 적합한가
  • 김채빈
  • 승인 2022.05.05 11:3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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_ “우리 학교가 그렇지 뭐..”

 

_ 흔히 기숙사라 일컫는 학생생활관에 거주하는 학생들은 항상 불만을 토로한다. “부경대 기숙사는 냉장고도 있다던데”, “부산대는 에어컨 마음대로 쓸 수 있대” 등 타 대학과 비교를 하며 우리대학 학생생활관 시설에 아쉬움을 내비친다. 온라인 익명 커뮤니티(에브리타임)나 한국해양대신문 제보방에도 관련 주제가 잊을 만하면 수면 위로 떠오른다. 과연 우리대학 학생생활관 시설은 타 대학과 견주면 열악한가. 해당 의문에 답을 얻기 위해 부산 내 같은 국립대 ▲부산대 ▲ 부경대와 같은 영도 지역 ▲고신대 학생생활관을 전면 조사해 분석했다.

 

무엇이 불편한가

_ 본지는 지난달 19일부터 지난 1일까지 14일간 우리대학 재학생 552명을 대상으로 『학생생활관 불편사항 조사』를 진행해 이를 종합했다. 조사에 응한 이들은 ▲온수, 냉·난방, 에어컨 ▲혈관 출입 시스템 ▲생활관 내 배달음식 취식 금지에 관해 가장 많은 답변을 내놓았다. 이어 ▲수질 ▲청결 상태 ▲방음 ▲인터넷, 와이파이 ▲세탁기, 건조기 ▲냉장고 등 다양한 문제점을 짚었다.

 

우리대학 기숙사 수용률이 제일 높다고?

_ 대학의 주요 정보를 제공하는 웹사이트인 『대학알리미』에 따르면, 2021학년도 기준 ▲부산대 기숙사 수용률 21.5%(재학생 19,880명) ▲부경대 기숙사 수용률 23.8%(재학생 15,647명) ▲고신대 기숙사 수용률 37.3%(재학생 3,781명) ▲한국해양대 기숙사 수용률 40.1%(재학생 6,368명)로 우리대학 학생생활관이 가장 높은 기숙사 수용률을 기록했다. 우리대학 특성상 해사대학 학우들은 전원 승선생활관에 거주한다. 2022학년도 기준, 해사대학 승선생활관을 제외하고도 기숙사 수용률은 약 29%(재학생 4,166명)로 타 대학 대비 높은 수용률을 기록했다.

 

 

 

중앙통제식 온수, 난방 너무 불편해요.

_ 설문조사에 성실히 응한 4명과 심층 인터뷰를 진행한 결과, 국제대학 소속 3학년 A 씨는 “온수와 난방을 중앙통제식으로 조절하는 것은 매우 불편하다”며 “침대까지 열기가 올라오지 않는다”고 말했다. 누리관에 거주 중인 해양인문사회대학 소속 2학년 B 씨는 “기숙사에 에어컨이 없는 것이 말이 안 된다”며 “지금도 이렇게 더운데, 여름에는 어떻게 살라는 얘기냐”라고 호소했다.

_ ▲부산대 대학생활원 원생지원팀은 “에어컨은 각 호실마다 설치되어 있으며 여름에 리모컨을 배부한다.”며 “온수는 상시 공급하고, 난방의 경우는 중앙통제식이다”고 전했다. ▲부경대 학생생활관 행정실은 “각 호실마다 에어컨이 설치되어 있고, 개별 작동 가능하다”며 “온수와 난방 모두 개별적으로 사용할 수 있다”고 밝혔다. ▲고신대 행복기숙사 행정실은 “시스템 냉난방기로 에어컨과 히터를 겸용으로 사용하고, 바닥난방이 설치되어 있다”며 “온수와 냉·난방 모두 자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한국해양대 학생생활관 통합 행정실 실무팀장(이하 행정실)은 “학생생활관 자체 조사 결과, 대부분의 대학에서 시간별 난방 및 온수를 공급하는 것으로 조사됐다”며 “부경대의 경우, BTL 기숙사로 각방 계량기가 설치되어 사용량만큼 공공요금을 납부하는 형식이다”고 덧붙였다. “현재 아치관, 아라관에 시스템 냉∙난방기가 설치되어 있으며, 냉방의 경우 공공기관 에너지이용합리화 추진에 관한 규정에 따라 운영하고 있다”고 밝혔다.

 

세탁기, 건조기 너무 적어요.

_ ▲부산대 자유관의 경우, 수용인원 1,380명에 세탁기 28대, 건조기 16대가 설치돼 있다. 세탁기 1대당 49.3명, 건조기 1대당 86.3명이 사용한다. 이용요금은 1,000원이다. ▲부경대 세종 1관의 경우, 수용인원 1,632명에 세탁기 28대, 건조기 10대가 설치되어 있다. 세탁기 1대당 58.3명, 건조기 1대당 163.2명이 사용한다. 이용요금은 1,300원이다. ▲고신대 행복기숙사는 수용인원 744명에 세탁기 17대, 건조기 7대가 설치되어 있다. 세탁기 1대당 48.3명, 건조기 1대당 106.3명이 사용한다. 이용요금은 1,000원이다.

_ 우리대학의 경우, ▲누리관 세탁기 1대당 77명(6대 설치), 건조기 1대당 58명(8대 설치) ▲아라관 세탁기 1대당 40명(14대 설치), 건조기 1대당 80명(7대 설치), ▲입지관 세탁기 1대당 40명(5대 설치), 건조기 1대당 40명(5대 설치)이 사용한다. 행정실은 “학생생활관 세탁기 및 건조기는 전문 업체에 위탁운영 중에 있으며, 타 국립대학교 및 운영업체 자문 결과 통상적으로 세탁기는 50~70명 당 1대, 건조기는 80~100명당 1대의 기준으로 운영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세탁기 사용을 희망하는 시간대가 저녁시간 또는 주말에 한정되어 있다 보니, 상대적으로 사용시간이 겹쳐 다소 불편함이 있는 것으로 예상된다. 번잡한 시간을 피하여 세탁기를 사용하는 것을 추천한다.”고 덧붙였다.

 

냉장고도 없고, 관내에서 배달음식도 못 먹어요.

_ 우리대학 학생생활관 관생 수칙에 따르면, 생활관 내 음식물 반입을 금지하고 있다. 배달음식은 가온관에서 취식을 허용한다. ▲부산대 ▲부경대의 경우, 관내에서 배달음식 섭취가 가능하고 ▲고신대의 경우, 샬롬관은 내부에서 섭취할 수 있고, 행복기숙사는 기숙사 지하 공용휴게실에서 취식할 수 있다.

_ ▲부산대는 일반적으로 냉장고가 설치되어 있지 않으나, 콘도형 기숙사에는 설치되어 있다. ▲부경대는 호실마다 미니 냉장고를 보유하고 있다. ▲고신대 ▲한국해양대는 냉장고가 설치되어 있지 않다. 해양과학기술대학 소속 4학년 C 씨는 “냉장고가 없어 음식을 보관할 수 없고, 배달 음식을 관내에서 섭취하지 못하는 것은 부당하다”고 토로했다. 이에 행정실은 “『식품위생법』 제88조에 의거하여 집단급식소를 설치, 운영하고 있으며 쾌적한 생활관 환경과 식중독 및 음식물 사고 예방 등을 위하여 호실 내 음식물 반입을 금지하고 있다”며 “생활관 내 식중독 사고 발생 시 과태료 부과 및 사고의 원인 규명 등을 위해 생활관 식당 운영불가로 인해 큰 파장이 불가피다하다”고 전했다. 냉장고 설치에 대해서는 “음식물 반입불가에 따른 냉장고 설치 필요성, 관리 문제 등 추후 관생자치위원회와 논의하고 타 국립대학교를 조사해 검토하도록 하겠다”고 답했다.

 

저렴한 관리비

_ 2022학년도 1학기 2인실 기준 ▲부산대 진리관, 효원재의 관리비는 553,000원, 웅비관 686,400원, 자유관 766,700원이다. ▲부경대 세종 1관은 605,000원, 세종 2관 689,700원이다. ▲고신대 행복기숙사는 926,400원이다. ▲한국해양대의 경우, 아라관(2인실) 557,500원으로 상대적으로 저렴한 편이다. 6인실인 누리관 443,400원, 1인실 입지관 650,000원과 비교해도 낮은 편에 속한다. 이에 국제대 소속 4학년 D 씨는 “관리비가 저렴한 것은 인정하지만, 시설이 노후되어 열악하다”고 전했다.

 

늦게 가면 밥이 없어요

_ 국제대 소속 4학년 D 씨는 “정해진 식사 시간이 있지만, 맛있는 반찬이 나오는 날은 음식이 빨리 떨어져 아주머니가 다른 음식을 주신다”고 불만을 말했다. ▲부산대 ▲부경대의 경우, 고정식으로 아침, 점심, 저녁 중에서 택한다. 선택의무식에 대해 일각에서는 잔반이 많은 것이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를 표한다. 이에 행정실은 “고정식에서 선택의무식으로 제도를 변경한 가장 큰 이유는 생활관 관생의 식습관 변화 및 주말 귀가 등의 사유로 고정식 개선 요구에 따른 것이다”며 “식사 제도 개선에 따른 잔반의 변화에는 큰 변동이 없다”고 답했다. 이어 “현재 학생생활관 식당의 배식이 자율 배식인 만큼 잔반을 줄이기 위해 관생 여러분 모두의 협조가 필요하다”고 전하며 “배식량 예측 및 조리에 차질이 없도록 식당 관계자에 전달하겠다”고 답했다.

 

나쁜 수질, 벌레, 청결, 혈관 인식, 인터넷 속도 등등 너무 불편해

_ ▲부산대 소속 18명 ▲부경대 소속 13명 ▲고신대 소속 10명과 인터뷰를 진행해 답변을 종합했다. ▲부산대 소속 2학년 갑 씨는 “방충망은 잘 설치되어 있지만, 방에 따라 날파리는 조금 나온다” 며 “입사 시 청소상태는 양호하고, 인터넷이 엄청 빠르지는 않지만 수강신청이나 가벼운 게임은 가능하다”고 전했다. 이어 “수질과 수압은 좋다”고 말했다. ▲부경대 소속 3학년 을 씨는 “방충망이 잘 되어있고, 허술한 부분은 곧바로 수리해준다”며 “입사 시 청소는 되어 있지만, 더러운 부분이 있어 추가로 청소해야 한다”고 말했다. “인터넷, 와이파이는 연결 개수가 많아지면 끊기는 불편함이 있고, 수질 상태는 좋다”고 총평했다. ▲고신대 소속 4학년 병 씨는 “행복기숙사의 경우, 신축이다 보니 전반적으로 상태가 좋다”고 전했지만 “인터넷은 자주 끊기는 문제가 있다”고 강조했다.

_ 우리대학 공과대학 소속 4학년 E 씨는 “손등 혈관 인식이 잘 안돼서 들어갈 때마다 마음이 조마조마하다”고 말했다. 해양인문사회대학 소속 새내기 F 씨는 “오래 거주하지는 않았지만, 벌레가 너무 많으며, 인터넷이 너무 느리다”며 “특히 필터기를 매주 갈아야 할 정도로 수질이 좋지 않다”고 재차 강조했다. 행정실은 “불편사항에 대해 학생생활관 홈페이지 시설물고장신고란에 접수하면 조치하고 있다”며 “손혈관 출입방식은 현재까지 큰 무리 없이 운영되고 있다. 간혹 개인의 컨디션 및 날씨에 따라 시스템에 에러가 생기는 경우 생활관 통합사무실로 방문해 주시면 즉시 조치 가능하다”고 말했다. 이어 “수질은 생활관 홈페이지 공지사항에 건물별 상수도 수질검사 및 정수기 수질검사 시험성적서(사용에 적합)를 게시하고 있다”며 “과거 수질검사 결과는 탁도(냉수는 적합 판정)에 따라 부적합 판정을 받았으나 3차례 온수보일러 세척, 세관 작업 실시와 더불어 물탱크 청정수 전량 배출 신규 청정수 보충을 통하여 부산광역시 보건환경연구원 검사 결과 식수 수질 기준 ‘적합’ 온수 탁도 ‘적합’ 판정을 받았다”고 전했다.

 

우리대학 학생생활관, 개선 가능한가

_ 인터뷰를 진행하며 고학년 학우 대다수가 “우리학교가 그렇지 뭐..” 라며 시설 개선에 대해 큰 기대를 품지 않았다. 이에 학생생활관 실무팀장은 “총장 및 대학본부의 전폭적인 관심과 지원으로 대학혁신지구에 2024년 완공을 목표로 500여명 규모의 BTL 신축 기숙사가 준공될 예정이다”며 “대학본부와 학생생활관은 최적의 신축 기숙사 준공을 위하여 최선을 다하고 있다” 고 전하며 “한국해양대학교 학우님들에게 멋진 모습을 선보이도록 하겠다”고 답했다. 더하여 최근 관생자치위원회에 합격한 F 씨는 “학우들의 불편사항을 파악하고 해결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포부를 내비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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