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물며, 지키는 사람들
머물며, 지키는 사람들
  • 최혜인 기자
  • 승인 2022.05.05 19: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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_학교는 학생과 교수만으로 구성되지 않는다. 그 외에도 수많은 대학 직원들과 비정규직 노동자, 통계에 잡히지 않는 간접고용 노동자가 존재한다. 모두 각자의 위치에서 맡은 바를 해내기에, 오늘도 학교는 탈 없이 돌아간다.

_이번 호에서는 학내의 다양한 노동자 중 가장 많은 시간을 학교에 머물며 학생과 학교를 지키는 인물을 만났다. ADT캡스의 신정수 조장님과 학생생활관 한종일 사감님이 바로 그 주인공이다.

 

 

[ADT캡스 신정수 조장]

_학교 곳곳에서 ADT(캡스) 표시를 볼 수 있다. 건물 출입 카드, 복도 CCTV, 화장실의 비상벨은 모두 ADT 캡스 경비상황실과 연관돼 있다. ADT캡스는 무엇이며, 어떤 일을 하는지에 ADT캡스의 신정수 조장님을 만나 이야기를 나눴다.

 

Q. ADT는 어떤 일을 하는가?

우리 대학 ADT캡스는 해양대와 ADT캡스 간 계약을 통해 경비 업무를 담당하는 경비 외주업체이다. 외부인 출입 통제가 가장 주요한 업무다. 그 외에도 학생이 머무르는 기숙사나 건물들을 순찰하고, 특이사항이 생기면 제일 먼저 달려가 초동 조치를 취한다.

 

Q. 학내 사건∙ 사고 발생 시 어떻게 대처하는지?

화재 등의 사고가 발생하면 가장 먼저 우리 쪽으로 신호가 온다. 신고가 접수되거나 신호가 울리면 곧바로 출동해 상황을 파악한다. 경찰에 접수된 사건∙ 사고의 경우, 경찰 쪽에서 협조공문이 오면 CCTV 녹화영상을 넘기기도 한다.

 

Q. 사건∙ 사고가 일어나면 ADT캡스에서 책임지는 부분이 있나?

도난이나 분실에 대해선 책임지지 않는다. 하지만 화재 등 학교 건물에 문제가 발생한 경우에는 시설경비원으로서 책임이 있다.

 

Q. 경비 업무는 어떻게 이뤄지나?

ADT캡스는 1년 365일 24시간 학교를 지킨다. 2교대로 12시간씩 근무한다. 주간에는 2명, 야간에는 3명이 상주한다. 평일 주간에는 새로운 신규공사나 등록 등의 업무를 하고, 야간에는 사람이 많이 드나들면 하기 힘든 작업을 주로 한다. 그 외에 하루 2번씩 순찰을 돌고, CCTV도 10분에 한 번씩 체크한다.

 

Q. 시험 기간에는 학생들이 야간에도 학교 건물을 많이 사용하는데, 이 기간에 특별히 신경 쓰는 부분이 있나?

강의실 같은 경우는 원칙적으로 22시 이후에는 퇴실해야 한다. 강의실 개방 전에는 학생들이 저희에게 “왜 야간 강의실 사용이 안 되냐?”고 전화가 많이 왔다. 우리도 시험 기간에는 학생들이 마땅히 공부할 곳이 없다는 걸 안다. 그래서 현재는 학생처와 상의해 시험 기간에 학생들이 편하게 강의실을 이용할 수 있게 하고 있다. 야간에 사람이 드나들면 더 신경이 쓰이기 때문에 시험 기간엔 특별히 신경 써 순찰하는 편이다.

 

Q. 화장실에 달린 비상벨, 사용 가능한가?

모두 정상적으로 작동된다. 비상벨 점검은 사람이 없는 주말마다 주기적으로 진행한다. 비상벨이 고장 나거나 미설치된 곳은 틈틈이 신규공사도 하고 있다. 비상벨을 누르면 일차적으로 시스템에 경보가 울리고, 업무용 휴대폰으로 2차 신호가 들어온다. 그럼 즉시 가서 상황을 파악한다.

 

Q. 코로나로 인해 특별히 달라진 업무가 있나?

해양대 남 둘레길, 북 둘레길, 자갈마당, 산책로 등이 잘 되어있는데, 코로나로 인해 그곳들이 모두 통제됐다. 통제선이 있지만 뚫고 들어가려 하는 사람이 꽤 많다. 학내 코로나19 감염병 유입 및 확산을 방지하기 위해 외부인 출입을 통제하고 있다. 주말에는 특히 외부인들이 가족들과 산책하거나 낚시하기 위해 많이 온다. 해양대가 도로가 한적하니 좋아서 운전 연습도 많이 하러 온다. 그래서 외부인 출입을 통제하는 방송 횟수가 늘었다.

 

Q. 보안요원으로 일하게 된 계기는?

태권도를 하다가 부상 때문에 운동을 그만두게 됐다. 경찰경호학과를 들어가서 경찰 준비를 하다가 힘들어 다른 진로를 찾던 중 군대에서 우연히 보안업체 컨설팅 강의를 들었다. 그 강의로 인해 흥미가 생겨 ADT캡스에 지원하게 되었다. 지금 하는 일이 적성에 잘 맞는 것 같다.

 

Q. 일하면서 겪는 고충이 있다면

지금은 익숙하지만 입사 초기에 12시간씩 일하다 보니 주, 야간이 바뀔 때 체력적으로 힘들었다. 야간 순찰을 할 때 해사대의 긴 복도와 예섬관을 순찰하는 게 너무 무서웠다. 새벽에 혼자 순찰하기 때문에 많이 뒤돌아봤다. 지금은 여유롭게 다닌다. 또 다른 고충은 사람을 대하는 데 있다. 학생들이나 외부인들도 어찌 보면 고객이니까 고객 응대가 제일 힘들다. 학생들의 신고 전화를 받고 술에 취한 외부인을 상대해야 하는 상황이 있었는데, 욕설과 신체접촉 때문에 많이 곤란했던 게 기억난다.

 

Q. 일에 대한 만족도와 향후 계획은?

ADT캡스가 SK쉴더스로 바뀌면서 복지도 더 좋아졌다. 급여도 나름 만족하는 편이다. 해양대에 있다가 기간이 지나면 시험을 쳐서 ADT출동차량으로 가고 싶다. 출동 차량은 정해진 관내를 돌며 신고가 접수되면 찾아가 해결하는 일을 한다. 업무강도는 출동 차량이 더 높지만, 급여도 많고 복지도 더 좋아서 그곳으로 가고 싶다.

 

Q. 지금 하시고 있는 일에 대한 자부심이 있다면?

도난 등의 사건∙ 사고가 있을 때 저희가 경찰보다 더 빨리 가서 해결할 수 있다는 점이 좋다. 가끔 경찰이 CCTV를 보고도 찾지 못하는 걸 저희가 찾을 때도 있어서 그럴 때 사명감도 생기도 뿌듯하다.

 

Q. 항상 소지하는 호신 물품이 있나?

가스총과 삼단봉을 항상 소지한다. 하지만 이것들은 정말 위급한 상황이 아니면 쓰지 않는 게 원칙이다. 상황 처리를 할 때 경비원은 많은 권한이 없기에, ADT선에서 해결이 곤란하면 결국 경찰을 부를 수밖에 없다.

 

Q. 학생들에게 바라는 점이 있다면?

저희가 대관시설 업무도 담당하고 있는데, 가끔 학생들과 충돌이 있다. 저희는 편하게 다 이용하게 해주고 싶지만 학교의 지시를 받는 입장이다 보니 그 부분은 이해해주기를 바란다.  

 

 

[학생생활관 한종수 사감]

아치관, 누리관, 아라관, 입지관으로 구성된 학생생활관은 국내는 물론 세계 여러 곳에서 온 1,300명이 함께 생활하는 곳이다. 그중 462명의 학생이 생활하는 누리관을 관리하는 한종일 사감을 만났다.

Q. 어떤 일을 담당하시나?

누리관 건물과 시설물을 관리하며, 관생들을 보호하기 위해 출입자 통제등의 업무를 담당한다. 상∙ 벌점 기준표에 명시된 내용에 따라 상∙ 벌점을 매기기도 한다. 주기적으로 순찰을 하고, 경비실로 오는 택배도 관리하며, 학생 불편 사항도 받는다. 공지할 게 있으면 방송도 하고, 관사 내 배치된 소화기 점검도 한다. 식당 출입 관리도 담당한다.

 

Q. 이 일을 하신 지 얼마나 되셨나?

올해로 6년 차다. 이전에는 대학원생이 머무는 아치관을 담당하다, 작년 2학기부터 누리관에서 근무한다. 누리관은 두 명이 번갈아 가며 격일로 일한다. 아침에 들어와서 다음 날 아침에 나가는 식이다. 24시간 중 잠자는 시간을 제외하고 18시간 정도 일하는 것 같다. 쉬는 날은 대부분 집에서 휴식을 취한다. 가끔 친한 사람들과 등산을 가며 스트레스를 풀기도 한다.

 

Q. 일하시며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게 있나?

항상 ‘책임감’ 있게 일한다고 자부할 수 있다. 월급을 받고 일하는 거니, 나에게 주어진 업무는 책임감 있게 해내는 걸 중시한다. 누리관만큼은 내가 관할이니까 수시로 순찰도 하고, 새벽에도 틈틈이 계속 CCTV를 확인한다.

학생을 대할 때 반말하지 않으려 한다. 학생들이 뭘 물어볼 때면 항상 ‘뭐든 물어보세요. 내가 아는 범위 내에서 다 대답해줄게요’가 고정 멘트다. 학생들에게 섣불리 모르겠다고 하지 않는다. 학생들이 식당 출입할 때도 항상 존댓말로 인사를 받는다. 학생들에게 괜히 “밥 많이 먹어라.”, “두그릇 가져다 먹어라.” 말을 걸기도 한다.  

 

Q. 일하며 생긴 습관이 있나?

항상 메모한다. 기록해두지 않으면 금방 잊어버린다. 이면지 뒷장에 순찰하며 간 곳들, 기억하고 싶은 학생들 이름들을 적어둔다. 6년 동안 항상 빠짐없이 이렇게 해왔다. 이게 내 나름대로 일에 최선을 다하는 방식이다.

 

Q. 학생들에게 바라는 점이 있다면?

코로나 시국이니만큼 식당에 들어갈 때 거리두기를 잘 지켰으면 좋겠다. 밖에서 어떻게 하든 식당에서는 서로를 위해 거리두기가 필요하다.

공지사항을 전달해야 할 때, 나는 한 사람인데 방마다 머무는 학생은 많으니까 일일이 말할 수 없다. 방송으로 고지하는 내용들 잘 숙지해 행동해주시길 바란다.

 

Q. 학생들에게 말하고 싶은 점

학창 시절은 시간이 지나서도 기억에 많이 남는다. 잊지 못할 추억거리를 많이 만들었으면 좋겠다. 술 마시며 노는 것도 좋은데, 동아리 등 생산적인 활동도 많이 하면 좋겠다. 요즘 학생들은 공부하기도 버겁다는걸 잘 안다, 힘들겠지만 잊지 못할 많은 추억을 남기고 가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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