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속되는 해사대 언론제보, 그 배경과 앞으로는
계속되는 해사대 언론제보, 그 배경과 앞으로는
  • 김채빈 기자
  • 승인 2022.06.05 00:3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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_ 지난 2021년부터 우리대학 학우들의 언론제보가 잇달아 이루어졌다. ▲ “팔굽혀펴기 1200개? 한국해양대 신입생 가혹 행위” (연합뉴스, 21년 4월) ▲”실습선 ‘빽빽이 자습’ 또 논란”(뉴스1, 21년 7월) ▲”한국해양대 기숙사서 386명 집단 감염” (부산일보, 22년 3월) ▲”해사대 기숙생 ‘격리자 급식 도우미 방역물품 비닐장갑이 전부’”(뉴스1, 22년 4월) 등 이외에도 크고 작은 언론보도가 발생했다.

_ 현재도 언론 제보를 통해 해사대학 문제를 해결하려는 움직임이 포착되고 있다. 온라인 익명 커뮤니티(에브리타임)에서 ▲식수 조사 ▲ 승선생활관 와이파이 속도 저하 등에 대해 언론 제보를 진행하자는 목소리가 들린다.

 

(온라인 익명 커뮤니티(에브리타임)에 게재된 언론 제보 관련 내용)

 

_ 언론 제보에 대해 해사대학 내부적으로도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익명을 요청한 항해학부 3학년 A씨는 “언론제보로 인해 문제가 해결되는 모습은 안 좋은 선례를 남긴 것 같고, 학교 이미지 실추가 걱정된다”고 해사대학의 미래에 대해 우려했다. 항해학부 4학년 B씨는 “내부적으로 해결하려는 노력을 진행해야지, 계속해서 외부로 문제를 퍼트리는 건 옳지 않다”고 주장했다.

_ 이에 본지는 지난 5월 11일부터 18일까지 일주일간 해사대학 언론제보에 관한 설문조사를 실시해 학우들의 의견을 물었다. “계속해서 이루어지는 해사대 언론제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라는 질문에 응답한 111명 가운데, 69.4%는 ‘옳다’, 30.6%는 ‘옳지 않다’고 답했다. ‘옳다’고 답한 학우들은 ▲”제보를 하지 않으면 학교 측은 미온적으로 대처한다. 피해는 학생들의 몫이다” ▲”학생들의 목소리를 반영하지 않다가 언론 제보로 한순간에 대응이 바뀌는 것을 보고 언론제보만이 해답이라 느꼈다” ▲”지속적으로 문제를 언급해야 개선의 여지가 있다” 등을 이유로 꼽았다. ‘옳지 않다’고 답한 학우들은 ▲ “학교 내에서 해결할 수 있는 문제임에도 무조건 제보로 해결하려는 경향이 있는 것 같다” ▲”사실관계, 앞뒤 사정을 파악하지 않고, 공식적인 민원 처리 절차도 밟지 않은 채로 개인의 불만 사항을 전체의 의견인 것처럼 언론에 허위, 과장 제보하는 것은 잘못되었다” 등을 근거로 내놓았다.

 

(해사대학 언론제보 설문조사 결과)

 

_ ‘언론제보를 통한 문제 해결이 아닌 내부적인 절차를 통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선 학교가 어떻게 변화해야 한다고 보는가’라는 질문에 학우들은 다양한 의견을 제시했다. ▲”명예사관부를 부활해야 한다” ▲”예전 선배들의 문화를 가져와야 한다” 등 이전으로 돌아가자는 의견과, ▲”변화는 당연한 것이다. 해사대를 관리하는 관리자들의 마인드가 현시대에 맞게 변화해야 한다” ▲”학교의 이미지와 체면만 생각하여 입막음하려는 분위기가 과거부터 조성되어 왔기에, 내부적으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선 근본적인 것들을 변화시켜야 한다” ▲”학생들과의 소통을 지금보다 더 원활히 해야 한다” 등 소통의 중요성에 대해 언급했다. ▲”익명성을 보장하는 주기적 불만 사항 설문조사” ▲”희망 학생 혹은 학생대표를 대상으로 한 간담회” ▲”교내 불만 신고, 건의 절차 간소화” 등 구체적 방안에 대한 답도 내놓았다.

_ 계속되는 해사대학 언론제보의 배경과 앞으로의 방향에 대해 알아보고자 ▲해사대학장 김유택 교수 ▲해기교육원장 겸 승선생활관장 이상일 교수 ▲항해융합학부 문성배 교수 ▲ 항해융합학부 김진권 교수 ▲ 도원사관부 이동우 사관장을 만나 인터뷰를 진행했다.

 

 

Q. 지난 2021년부터 해사대학 관련 언론제보가 지속적으로 이어져 오고 있는 상황인데, 그 원인이 무엇이라 보는지.


_ 김유택 해사대학장: 작년 4월쯤, 수도꼭지 오와 열 문제를 발단으로 언론제보가 시작됐다. 그 당시 언론에 잘못 알려진 부분이 있어 왜 그것에 대해 교육을 해야 하는지 글을 작성해 승선생활 홈페이지에 게시했다. 간단히 말하자면, 배에서 진동이 발생했을 시 수도꼭지가 흐트러져 있다면 알아채기 쉽기 때문이다. 그런 교육의 일환으로 학생이 진행했던 것 같은데, 팔굽혀펴기도 시키고 과도한 숫자로 인해 제보가 이루어진 것 같다. 결론적으로 얘기하자면, 살아가면서 다양한 문제들이 발생하는데 제 바람은 내부적으로 소통을 통해서 해결할 수 있으면 좋겠고, 그것이 힘들면 외부를 통해 문제를 해결했으면 좋겠다.

_ 이동우 사관장 : 소통의 창구가 있지만, 대부분 학생들이 잘 모르고 홍보가 제대로 되지 않은 것 같다. 생활관 측에서도 상담실을 운영하고 있는데 학생들이 많이 이용하지 않고 있다. 학생들 입장에서 교수, 지도관보다는 사관부에게 더 쉽게 말을 할 수 있다. 저희가 건의 사항을 받으면 최대한 들어주고 지도관에게 건의한다. 하지만 과정이 복잡하고 시간이 오래 걸려 학생들이 언론 제보를 하는 것 같다. 또한 학생들은 소통이 잘 이루어지고 있지 않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

_ 이상일 승선생활관장 : 조그맣게 볼 때는 젊은 세대들 한 명, 한 명 제보하는 내용은 다 맞다. 하지만 큰 그림으로 볼 때는 철두철미하게 이기적인 자신만을 위하는 것들이 많다. 그런 것들을 많이 느꼈다. 언론 제보라 하면 공적인 내용이 되면 좋겠지만, 개인적인 내용을 보복하려는 수단으로 사용해 아쉽다. 개인적으로 학생들에게 에브리타임에 뭐든 올려도 좋다고 말한다. 다만 사람의 인격을 침해하는 내용은 올리지 않았으면 한다.

_ 김진권 교수 : 다양한 요인이 있다고 생각한다. MZ 세대의 특성 같은 것은 배경이고, 코로나 상황에서 학생들의 의견을 온전히 받아낼 수 있는 시스템들이 작동하지 않은 것 같다. 본부에서 학생들과 소통을 위한 시스템을 갖추고 학생들을 위한 각종 사업들을 만들려고 노력했지만 생각했던 만큼 작동되지 않은 것 같다. 특히 코로나로 인해 상호 신뢰성에 대한 부분들이 장벽이 있지 않았나 생각한다. 잘잘못에 대한 문제가 아니라, 시스템에 문제가 있다면 학생들은 자신들의 의견을 온전히 받아들일 수 있도록 내부의 장을 먼저 여는 것이 순서라 생각한다.

_ 문성배 교수 : 제보라는 자체가 긍정적인 면과 부정적인 면 두 가지가 있다. 긍정적인 면은 행정 처리 절차가 굉장히 빨리 이루어진다는 것이다. 하지만 모든 것이 빨리 이루어지는 것이 좋은 건 아니다. 어떤 결정이라는 것이 심사숙고를 통해 발생할 수 있는 여러 문제점을 충분히 검토한 다음, 의사결정이 이루어져야 하는데 그것이 너무 성급하게 이루어질 수 있다는 단점이 있다. 또한 언론이라는 것이 우리대학만을 포커스를 두고 보는 것이 아니기에, 사회적 이슈가 될 만한 자극적인 내용을 잘못 와전하거나 핵심적인 내용을 고려하지 않고 언론화하면 우리 학교 이미지가 실추된다는 그런 문제점이 생길 수도 있다. 언론 제보까지 갔다고 하면 그 학생도 굉장히 고민했을 것이라 생각한다. 학교에서 행하는 의사결정이 과연 누구를 위한 것인지 학생들도 조금 생각해볼 필요성이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교수들이나 학교 행정은 학교 전체 또는 장기적인 미래를 보고 움직이고 있는데, 한두 사람의 의견에 따라 번복하는 것은 장기적으로 봤을 때 좋지 않은 영향이 있을 수 있다. 학생의 신분에서는 당연히 학교 행정에 불만이 있을 수밖에 없지만, 학생들이 조금 이해해주면 좋겠다.

 

(해사대학장 김유택 교수)


Q. 본지의 설문조사 결과, 언론제보에 대해 “학교 이미지 실추가 걱정된다”, “학생들의 의견이 받아들여지지 않기에 언론제보가 이루어지는 것이다” 등 다양한 의견이 나타났다. 언론제보를 통한 문제해결이 아닌, 내부적으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필요한 것은 무엇이라 생각하는지.

_ 해사대학장 : 해사대학 조직을 살펴보면, 승선생활관장, 해기교육원장, 해사대학장으로 구조가 되어있다. 아무래도 승선생활관이 학생 생활과 밀접하므로 많은 불만이 발생한다. 승선생활관에서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해기교육원장에게 직접 소통할 수 있도록 하는 창구를 만들었지만, 학생들이 많은 문의를 하지 않는다고 한다. 학생들이 언론 제보하는 것에 부연 설명을 하자면, 요새 우리대학뿐만 아니라 군대도 마찬가지고, 문제가 생기면 일단 언론에 제보한다. 제보를 한 사람의 입장에서는 대처가 빠르기 때문에 계속해서 제보가 발생하는 것 같다. 현재는 기본적으로 문제가 발생하면 언론, 인권위, 국민신문고를 통해 해결하려는 경향이 있다. 내부에 다양한 루트를 거쳐보고 해결되지 않는다면 외부를 통해 해결했으면 한다.

_ 사관장 : 해사대의 경우, 매주 일요일에 전 학년이 참석하는 인원 점검이 있다. 이때 한 달에 한 번 정도 관장이 참석하여 학생들이 의견을 바로 전달할 수 있도록 하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지도부에 의견을 내보았으나, 그 자리에서 바로 피드백을 구하는 것은 절차와 체계상의 문제로 어렵다는 답변을 받았다. 저희 사관부의 출마 공약으로 학생장들이나 소수의 학생을 선발하여 관장님과 얘기하는 시간을 만들려고 했으나 현실적으로 아직까지 제대로 안 이루어져 있다. 개인적으로 지도관에게 조금 더 권한이 생겼으면 한다.

_ 승선생활관장 : 승선생활관에 문제가 생기면 승선생활관에 건의할 수 있도록, 실습선에 문제가 생기면 해기교육원에 건의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구축해놨다. 하지만 아무리 익명이라고 해도, 직접적으로 건의하기에는 학생들이 부담스러워하는 것 같아 해기교육원으로 문의하면 저랑 직원 한 명만 볼 수 있도록 만들었는데도 건의가 없었다. 가끔 개인 메일로 협박성 내용을 보내기도 한다. 문제를 해결해 주지 않으면 단계를 나눠 바뀔 때까지 제보하겠다고 말이다. 학교에 부조리가 있고 문제가 있으면 학교 평판과는 상관없이 개인의 인권을 위해 제보하는 것은 좋다고 본다. 하지만, 개인의 다른 목적 달성을 위해 제보하는 것은 반대한다.

_ 김진권 교수 : 요새 총학에 많은 관심이 없고, 현재도 비대위 체제로 알고 있다. 총학이 학생들의 대표자로서 의견을 수렴하고, 학생들을 대신해 학교 측에 전달하고 협의해나가는 부분이 코로나로 인해 많이 단절된 것 같다. 총학이 학생들과 얼마나 소통하고, 학생들이 총학과 얼마나 소통했는지 점검해보면 좋을 것 같다.

_ 문성배 교수 : 상담제도라든지 면담제도 같은 것들이 있지만, 이런 것들을 통해서는 학생들의 불만이 무엇인지 잘 드러나지 않는 것 같다. 학생들도 자기 이야기를 신분이 노출된 상태에서 스스럼없이 하기 힘든 부분이 있다. 그렇기에 자기가 하고 싶은 이야기를 교수들뿐만 아니라 학생들끼리도 공유할 수 있는 시스템을 보완해야 할 것 같다.

 

 

(승선생활관장이자 해기교육원장인 이상일 교수)


Q. 현 제도상으로는 저학년들의 의견을 수용하기에 한계가 있다며, 부사관제도를 재도입하자는 목소리가 많다.

_ 해사대학장 : 부사관을 보는 관점이 여러 가지가 있다. 2학년 선배들이 미리 조언해주고 그런 좋은 측면도 있지만, 상하관계가 형성되다 보니, 소수의 사람이 군림하려고 하는 경향이 있는 것 같다. 개개인의 성향에 의한 교육까지 관여하기는 힘들기에 그런 취지의 부사관은 없어지는 게 맞다. 하지만 약 1,600명 정도의 인원이 생활하다 보면 자율적인 조직의 인력들이 더 필요한데, 그럴 경우에 크루 제도를 도입해 실행 중이다. 최근 플리마켓 행사를 진행할 때도 많은 인원이 지원했다고 들었다. 부사관제도의 재도입은 조금 두고 봐야 할 것 같다.

_ 사관장 : 예전 부사관제도는 시대에 맞지 않게 과한 부분이 있었다. 인권침해의 여지로 사라진 것에는 동의한다. 그러나 현재 사관부 인원이 37명이지만 너무 바쁘고 일손이 부족하다. 교육권을 없애고 학생회 업무 지원을 위한 인력 충원은 필요하다. 현재는 ‘크루 제도’를 통해 인력을 보충하고 있다. 개인적으로 2학년 때부터 일하며 학교가 어떻게 돌아가는지를 배웠는데 현재 2학년들은 그런 기회가 없는 것 같아 안타깝다.

_ 승선생활관장 : 완장을 차게되면 어깨에 힘이 들어가기 마련이다. 원래 취지에 맞도록 하면 아무 문제없지만, 남용하면 문제가 생긴다. 부사관 제도가 좋은 점도 있지만, 나쁜 점도 있기에 교수들과 협의하여 폐지했다. 더하여 현재 저학년들이 의견을 내지 못하는 것에는 동의하지 않는다. 4학년들이 1, 2학년에게 지적해도 ‘당신이 뭔데 나한테 그러느냐’라고 말하는 학생도 있다. 인권위의 지적도 있었고, 현재 4학년들이 저학년들에게 훈련 줄 수 있는 시스템을 없애버렸다. 4학년과 저학년, 교수와 학생 간에 힘에 의한 관계가 아니라 최소한 존중해줄 부분은 존중해주면 좋겠다.

_ 김진권 교수 : 이후에 의견 수렴을 해보는 것이 맞는 것 같다. 기존 시스템이 바뀌었고 시스템을 다시 재정비해야 하는 것은 맞다. 개인적으로 부사관 제도는 감사의 지적도 있었고, 기능을 다 했다고 본다. 다른 제도들을 공론화하는 것이 더 좋지 않겠나. 지금 시대에서는 옛날처럼 학생이 학생을 지도하는 것은 맞지 않고, 지도에 대한 개념이 아닌, 경험이나 방법 같은 노하우를 전달해주는 협력체제로 가야 하지 않겠나 생각한다.

_ 문성배 교수 : 부사관 제도 자체의 취지는 좋은 목적으로 출발했는데 저학년들은 일종의 괴롭힘의 대상으로 보는 것 같다. 개인적으로 부사관 제도는 교육이 아니고 학생들이 어떤 모범을 보이는 것이기에 좀 필요하다고 본다. 4학년보다는 2학년 선배에게 이야기하는 것이 더 편할 수도 있다. 하지만 부사관, 사관, 교수 전부 사람이다 보니 중간 과정에서 왜곡되는 경우가 발생할 수 있다. 그런 부분들은 같이 피드백하고 보완하는 것이 필요하다.

 

(승선생활관의 모습)

 

Q. 언론제보로 인해 해사대 고유의 문화가 급격하게 많이 없어진 것 같다는 의견이 많다.

_ 해사대학장 : 해사대학 교육의 문화가 급격하게 없어진 것은 거의 없다. 명예사관제도가 없어져서 크게 느끼는 것 같다. 과거 명예사관부는 상점, 벌점을 부과하고 훈련을 시켰다. 이 부분에 있어 국민인권위에서 학생이 학생을 지도하고 상벌 점을 부과하는 것은 있을 수 없고, 인권 침해라 하여 없어졌다. 올해부터는 각 대학 인권센터도 설립되는데, 현대는 인권이 가장 중요하기 때문에 사라지게 되었다.

_ 승선생활관장 : 개인적으로 해사대 고유의 문화가 없어진다는 것에는 동의하지 않는다. 해사대의 고유한 문화라는 게 무엇인가. 선배가 후배를 때리고 훈련 주는 것은 고유한 것으로 생각하지 않는다. 혹자는 이런 상황에서 학생들이 배를 탈 수 있느냐 묻는다. 저도 배를 30년 탔는데, 우리의 고유한 것을 갖기 위해선 프로의식이 있어야지, 강압에 의한 것은 필요 없다고 생각한다.

 

Q. 계속되는 언론제보에 대해 학생들 사이에서도 ‘옳다’, ‘옳지 않다’ 등의 수많은 갑론을박이 이루어지고 있다. 이런 상황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_ 해사대학장 : 아무래도 요즘 아이들의 성향이 빠른 해결책을 원하고, 언론을 통한 문제해결이 더 빠르다고 인식하는 것 같다. 내부적으로 해결하기 위해선, 지도관에게 설명하고 승선생활관장, 해기교육원장, 학장, 총장을 거치는 등 과정이 길다. 그런 과정도 일종의 교육이고 학습이다. 나는 이렇게 생각하는데 상대방은 어떻게 생각하는지 들어보고 반박해가면서 좋은 방향을 찾아 나갈 수 있다. 조금 더 진득하게 자기 조직의 변화를 이끌어나가는 것도 배움의 과정이다.

_ 승선생활관장 : 토론이 없는 것 자체가 문제다. 우리는 지금 토론 없이 세상을 살아왔기에 갑론을박하는 현 상황이 너무 좋은 것 같다. 발전하는 곳에서는 갑론을박이 없으면 그건 독재다. 서로 자기만 옳다고 우기기 시작하고, 비난하면 문제가 생기지만, 본인 의견을 논리적으로 얘기하고 상대방의 의견을 듣고 서로 받아들이며 결론을 향해가는 것은 옳다.

_ 김진권 교수 : 솔직히 상황은 좋다고 본다. 대학생들은 지성인이다. 아무 소리 안 하고 가만히 있는 것이 이상한 것이다. 소위 말해서 자기의 의견을 자신감 있게 말하고 다른 사람 의견을 들을 수 있는 시스템이 있어야 한다. 신뢰감을 바탕으로 내부에서 우선적으로 해결해보려 노력하고 도저히 안 된다면 다양한 그다음 스텝을 밟으면 좋겠다.

 

Q. 마지막으로 학생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있다면.

_ 해사대학장 : 특히 해사대는 나름대로 특수 목적을 갖고 해기사, 전문해양인력으로 성장하기 위해서 그것에 필요한 다양한 교육을 받는다. 그런 교육의 필요성을 어느 정도 인지하고, 문제에 관해 토론하고 설명하면서 스스로 답을 찾아가는, 선순환적으로 발전하는 조직이 되면 좋겠다.

_ 사관장 : 해사대학에 이어져 온 문화 중에 특색 있고 즐거운 것들도 많다. 포크댄스, 해대인의 밤, 제복 패션쇼 등 코로나 때문에 놓친 해사대 문화들을 잘 유지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_ 승선생활관장 : 자기표현 잘하는 것은 좋지만 해양대학에 왔으면, 보이는 곳이든 안 보이는 곳이든 기본적인 규정을 잘 지켰으면 좋겠다. 스스로 본인에 대한 책임을 지고, 떳떳하게 남에게 요구할 부분을 요구하면 좋겠다. 또 너무 틀에 박힌 생활을 하면 창의성이 사라진다. 그런 박스형 인간을 만들고 싶진 않다. 기본 룰 안에서 서로 자유롭게 생활했으면 좋겠다. 지금까지는 기본 룰이 너무 강해 자유가 없었다. 장기적으로 승선생활관이라는 곳이 질서 속에서 선후배가 함께 공부하는 그런 공간으로 변했으면 한다.

_ 김진권 교수 : 코로나 상황으로 인해 학교의 시스템들이 바뀔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모두가 새롭게 시스템을 만드는 구성원들이다. 그 다음 후배들에게 물려주고, 준수해야 하는 하나의 시스템을 만드는 과정에 동참하면 좋겠다.

_ 문성배 교수 : 나는 아무래도 꼰대 세대라고 볼 수 있다. 이 조직에 나를 맞출 것이냐, 조직이 나를 맟추게 할 것인지 한번 생각해보면 좋겠다. 정해진 조직 구조에 맞추는 부분도 필요할 것 같고, 내 생각과 다른 부분에 대해 무조건 배척하지 말고, 이해하려고 생각해보면 좋을 것 같다. 학생들이 고등학교 교육과정에서 공부만 하다 대학에 입학하다 보면, 자기중심적으로 살다가 공동체 생활을 하면 힘든 부분이 있을 텐데, 다른 사람의 의견에 이해해보려 노력을 한번 해보는 자세가 필요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도원사관부 이동우 사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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