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인 밀키트, 반짝 사업으로 끝날까?
무인 밀키트, 반짝 사업으로 끝날까?
  • 정예원
  • 승인 2022.09.01 16:3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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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은 밀키트를 아시나요? 밀키트는 손질된 식재료와 양념까지 포함되어있는 조리 직전 단계의 간편식을 말합니다. 첨부된 설명서를 따라 조리만 하면 되는 간편함과 어느 정도 보장되는 음식의 맛 때문에 밀키트를 사용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아마 이 기사를 읽고 계신 분들도 밀키트를 한 번쯤은 사용해보셨겠다고 생각됩니다.

 

무인 밀키트 시장의 성장

코로나19의 장기화로 인해 배달 음식의 수요가 늘어났다는 것은 많은 분이 아는 사실입니다. 배달시장과 더불어 주목받은 시장이 하나 더 있습니다. 바로 즉석조리식품 시장입니다. 직접 요리를 하기에는 어렵고, 배달료는 부담스러운 상황에서 사람들은 즉석조리식품을 찾기 시작했습니다. 편의점 도시락, 레토르트 식품 등 데우기만 하면 먹을 수 있는 가정간편식과 달리 메뉴가 다양하고 원하는 재료를 더 추가해 직접 요리할 수 있는 밀키트를 찾는 사람들이 많아졌습니다.

이러한 흐름을 반영하여 2020~2021년 무인 밀키트 사업이 창업 붐이 일었습니다. 비교적 적은 자본으로 창업이 가능하고, 무인으로 24시간 운영이 가능해 인건비를 크게 낮출 수 있다는 점도 창업의 열기를 더했습니다. 대단지 아파트의 상가 건물을 중심으로 500m 이내에 밀키트 판매점이 3개 이상 모여있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채선당’, ‘CJ 제일제당과 같은 대기업에서도 자체 밀키트 프렌차이즈를 내는 등 밀키트 판매점이 우후죽순 생겨났습니다.

밀키트 브랜드 쿡킷, ⓒCJ제일제당
밀키트 브랜드 쿡킷, ⓒCJ제일제당

 

쇠락의 길을 걷는 밀키트 시장

하지만 거리두기가 해제되며 성장하던 무인 밀키트 사업은 주춤하기 시작했습니다. 네이버 카페 아프니까 사장이다에는 밀키트 가게 폐업 및 양도에 관한 글이 게재되고 있습니다. 올해 4월 한 달에만 6개의 양도 글이 올라왔고, 창업 상담 글도 꾸준하게 올라오고 있습니다. 작년 5월과 9월 각각 단 한 건의 양도 글이 게재된 것과 대비되는 상황입니다. 매도 및 양도의 사례를 보면 판매점 개점 약 한 달 만에 점포를 매도하는 자영업자도 있습니다.

무인 밀키트 창업 붐이 쇠락의 길을 걷기 시작한 건 정부의 거리두기 해제로 외식 수요가 회복되면서 무인 밀키트 판매점을 찾는 고객의 발길이 끊긴 것이 가장 큰 요인으로 보입니다. 밀키트의 가격이 싸게는 6천 원대에서 최대 2~3만 원을 넘어가는 제품들도 있기 때문에 거리두기와 영업 제한이 모두 해제된 현재 상황에서 비슷한 가격대의 식당으로 발걸음을 돌리는 소비자들도 존재합니다.

대형마트에서는 대기업의 밀키트 제품을 납품받아 판매하고 있어 특별한 차별점이 없다는 것도 매출 하락의 요인으로 꼽힙니다. 또한, 배달의 민족 B마트, 마켓컬리, 쿠팡프레시 등 배달서비스의 상품 구색 확대로 인한 밀키트 수요를 대체한 영향도 큽니다. 온라인 장보기, 대형마트 방문 등으로 장을 보며 다른 상품과 함께 밀키트를 구입하는 소비자들은 맛과 가격 면에서 특별함을 느끼지 못해 밀키트만을 구매하기 위해 판매점을 찾아갈 이유가 없다고 설명하기도 했습니다.

 

해외 밀키트 시장의 현황

그렇다면 해외의 밀키트 시장은 어떤 상황일까요? 해외 또한 위드 코로나 체계로 전환되며 밀키트의 수요가 점점 줄어들어 끝물이 아니냐는 목소리가 해외 밀키트 시장에서는 들려오고 있습니다. 소매업 시장 분석업체인 코어사이트리서치가 발표한 결과에 따르면 코로나19가 대유행하던 2020년 미국 밀키트 시장의 규모는 약 69% 성장한 58억 달러에 달했습니다.

하지만 지난해 위드 코로나 체계로 전환된 이후 업계 1위인 헬로프레시의 매출은 61.5% 상승하는 데 그쳤고, ‘블루 에이프런은 지난해 2,640만 달러의 적자를 기록했습니다. 미국 워싱턴포스트(WP)는 단순한 수요 감소 때문이 아닌 복합적인 이유가 작용하여 밀키트 산업의 성장세가 꺾인 것이라 평가했습니다. 수요 감소, 경쟁업체 증가, 물가 상승에 따른 소비 위축, 다시 문을 연 식당의 배달 시작 등이 원인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입니다. 이외에도 밀키트를 통한 요리 연습 후 직접 요리를 하는 사람들도 늘었을 것이라는 평가도 있습니다. 재료와 레시피를 준비해주는 밀키트가 오히려 소비자들이 직접 식재료를 구매해 요리하도록 이끌었다는 것입니다.

 

수요 감소, 외식수요 회복, 경쟁업체 증가 등 복합적인 요인으로 성장세가 꺾이고 있는 밀키트 시장. 무인 밀키트 사업이 대만 카스텔라, 인형 뽑기처럼 일시적인 유행으로 우후죽순 생겨났다 한순간 사라지는 반짝 사업과 같은 쇠락의 길을 걷게 될지, 이 위기를 이겨내고 다시 성장하여 자리 잡는 사업이 될지 앞으로의 시장 방향에 주목할 필요가 있어 보입니다.

 

 

<참고자료>

 

이정아 기자, “창업 붐 1, 탈출각 재는 무인 밀키트”’, <헤럴드경제>, 2022.03.18., http://news.heraldcorp.com/view.php?ud=20220318000289

 

김효선 기자, “코로나로 호황기 누렸단 밀키트 산업, 방역 해제에 매출 급감”, <조선비즈>, 2022.03.15.,

https://biz.chosun.com/international/international_general/2022/03/15/OFPKTI3WBNBB3HPRAK75A42IIQ/?utm_source=naver&utm_medium=original&utm_campaign=biz

 

전지선 기자, “[이슈공감] 식품업계 관심밀키트성장과 전망”, <공감신문>, 2022.04.17., https://www.gokorea.kr/news/articleView.html?idxno=7223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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