품절 대란!
품절 대란!
  • 조성환
  • 승인 2022.09.02 13: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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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켓몬빵 그게 뭔데?”

 

 

copyrightⓒSPC삼립

 

2022223일 포켓몬 빵이 재출시 되며 많은 사람들의 목을 끌었다. 포켓몬빵은 1500원이라는 다소 저렴한 가격대로 형성되어 7가지 종류의 맛과 띠부띠부씰 이라는 스티커와 함께 구성 되어있다. 단종 되었다가 재출시한 만큼 엄청난 인기를 끌고 있다. 어릴 적 빵을 먹고 싶어도 용돈으로 한 개, 두 개 씩 밖에 못 사먹던 지금의 20, 30세대들이 시간이 지나 사회에 취직하고 경제적 여유가 생기자 편의점으로 몰려든 것이다. 포켓몬빵에 들어있던 스티커는 곧 놀이였고 현재 어른들은 동일한 행위를 하며 소소한 행복과 재미를 느끼고 있다. 또한 포켓몬빵을 구하면 SNS에 올렸고 이는 곧 관심이 없던 사람에게도 흥미를 유발하며 나도 포켓몬빵 구해보고 싶다라는 욕구를 불러 일으켰다. 동시에, 인스타그램에 지정 해시태그와 스티커 인증샷을 올리면 추첨을 통해 포켓몬스터 레전드 아르세우스를, 선착순 20명 한정으로 한정판 뮤, 뮤츠 스티커를 삼립 본사로 보내면 닌텐도 스위치를 증정하는 출시 이벤트를 하였다. 하지만 생각보다 파급력이 컷던 것일까? 포켓몬빵에 대한 인기는 닌텐도 스위치 행사가 끝나도 사그라들지 않았다.

 

포켓몬빵 품절이요

 

출시 이후 1주일간 150만개의 포켓몬빵이 팔리고, 출시 4주만에 600만개 판매량을 달성하면서 전성기 때 세워진 한달 500만개 판매량 기록을 넘어섰으며, 출시 43일만에 1,000만개 판매를 돌파했다. 이는 곧 포켓몬빵 품절대란으로 이어졌다. 1990년대 후반 ~ 2000년대 초반 어린 시절에 용돈으로 빵을 샀던 아이들이 적어도 20년이 지나서 20대 후반, 30대 초반의 어른이 되었고 이제는 신용카드를 내밀면서 있는대로 전부 다 사버리는 싹쓸이를 할 수 있어졌기 때문이다. 게다가 시대 변화에 따라 SNS를 통해 밈이 확산되고, 당근마켓 등을 통해 동네근처에서 스티커 교환 수집이 용이해졌다. 물가의 상승으로 저축만으로 만족할만한 생활을 할 수 없게 되자 적은 돈으로 만족을 찾는 소확행심리가 더해져서 인기가 지속되고 있다. 실제로 빵을 사는 사람들은 대부분 20~30대가 많다고 하며 박스 단위로 구매하고 있다고 한다. 특히 인스타그램과 트위터에서는 해시태그 인증과 함께 포켓몬빵 구매글을 올리는 여성층들이 어마어마하게 많아졌으며 빵을 구하지 못하고 헛걸음을 하는 사람들이 너무 많아서 편의점에서 11개 판매 제한을 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이야기까지 나올 정도다.

 

실제로 편의점 알바를 하고 있는 필자는 하루에 셀수도 없이 포켓몬빵 없어요?”라는 질문을 받는 것은 물론, 포켓몬빵에 대한 열기는 더더욱 증가해 물류 트럭이 도착할 때가 되면 사람들이 몰려 자신이 먼저 왔다“, ”포켓몬빵 미리 선 결제는 안돼요?“ 등등 포켓몬빵을 사러오는 손님들을 대처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또한 202232주차를 기점으로 네이버 쇼핑 등 온라인 판매처는 대부분 품절이 찍히거나 아예 내려간 상태이며, 공식 몰인 삼립몰에서도 전 제품이 1달 이후 출고분까지 전부 매진된 상태이다. 아무래도 전국에서 접근 가능한 판매처가 온라인이다 보니, 온라인 물량부터 동나는 것은 예정된 수순이었다

 

버려지는 포켓몬빵 이대로 괜찮을까?”

 

 

copyrightⓒ세이프 타임즈. 신승민

 

포켓몬빵의 띠부띠부씔에 대한 관심이 쏠리다 보니 당연하게도 빵을 대량으로 구매한 후 스티커만 보관하고 빵은 그대로 버리는 경우가 흔히 일어나고 있어 환경적으로 문제가 심하다고 한다.

 

편의점알바도 포켓몬빵 때문에 고통

 

 

copyrightⓒ매일안전신문. 이진수

 

편의점 알바와 손님간의 마찰도 심화되고 있다. 포켓몬빵 입고 문제로 편의점 알바, 점주를 향해 소리를 지르거나 민폐를 저지르는 등의 사건이 늘고 있다. 띠부띠부씰을 확인하겠답시고 빵을 뭉개고 도망가는 사람도 잇따르고 있으며, 심지어 단체 행동으로 장사에 지장이 생기게 하는 경우도 발생했다. 물류가 오길 기다리다가 점원이 검수 검품을 진행하지도 않았는데 박스를 헤집어두거나 숨겨둔 게 아니냐고 진상을 부리는 것도 흔한 일이다. 포켓몬 빵을 팔지 않는다는 안내문이 붙어있어도 다짜고짜 들어와 빵을 내놓으라며 점장이나 알바생을 협박, 폭력을 가하거나 편의점 기물들을 파손하는 행위가 종종 일어나고 있다.

 

손님만의 문제도 아니야...”

 

편의점을 찾는 손님만의 문제도 아니다. 편의점 일부 점주들은 포켓몬빵을 인기를 끌면서 엄청난 수요를 자랑하고 있음에도, 정작 공급은 수요를 전혀 따라가지 못하다 보니 정가에 웃돈을 더 주고서라도 구매하려는 수요가 생겼다고 말한다. 이러한 수요를 캐치한 업주들은 고작 몇 푼 안되는 정가를 받고 파느니 더 많은 이득을 얻고자 하는 심산으로 다른 상품과 끼워서 팔거나, 특정 금액 이상 구매한 사람에게만 팔거나, 아예 따로 빼돌린 물량을 웃돈을 받고 암거래하는 케이스가 수도 없이 발견되고 있다.

 

 

copyrightⓒ인사이트. 전유진

 

포켓몬빵 대란 어떻게 해쳐나가야 할까?”

 

답은 단순하다. 포켓몬빵의 공급을 늘려 소비자의 수요와 유사하게 맞추면 희소성이 떨어질 것이고, 소비자들은 흥미를 잃고 상품의 구매를 고민할 것이다. 품절대란은 소비자의 수요량과 공장에서 만드는 제품의 공급량이 비슷하거나, 소비자가 생각하는 가격과 실제 제품에 가격 비교에 있어 소비자가 여전히 효용이 커 구매할 의사가 큰 경우 품절대란이 일어난다. 현재 포켓몬빵의 경우 두 가지 모두에 해당된다. 또한 빵이라는 특성 때문에 제조과정이 다소 까다로워 공급량이 따라가질 못한다고 한다. SPC삼립의 입장에 따르면, 포켓몬빵 열풍을 확인한 이후 베이커리 제품을 생산하는 시화, 성남, 영남공장을 24시간 풀가동하고 있는 상태이지만, 여전히 수요를 따라가지 못한다고 설명했다. 소비자들은 베이커리를 증설하면 공급부족 현상을 해결할 수 있다며 공장 증설을 요구하고 있지만, 삼립의 입장은 단호했다.

 

여러가지 품절대란 사례들과 증설의 공포

 

SPC삼립은 베이커리 증설 계획은 없다고 했다. 왜 쉽사리 공장을 증설하지 못하는 것 일까? 20118월에 출시한 꼬꼬면의 사례와 20148월에 출시한 허니버터칩의 사례로 비추어 볼 수 있다. 꼬꼬면의 경우 남자의 자격 요리 경연대회에서 이경규가 들고 나와, 최종적으로 준우승을 한 라면이다. 비록 준우승을 하긴 했지만 상품성과 완성도 높은 맛으로 상품화에 성공했다. 출시직후 꼬꼬면의 판매량은 상상을 초월했고, 보름만에 350만 봉지가 팔렸다. 수도권 중심에서만 주로 꼬꼬면 공급이 이루어 졌음에도 품절대란이 일어나자, 팔도측은 팔도비빔면과 함께 꼬꼬면을 팔도 대표라면으로 키우기 위해 생산라인을 증설하는 과감한 결정을 하였다. 하지만 이는 섣부른 결정이었으며 당시 흰색 국물라면이라는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하던 꼬꼬면은 얼마가지 못해 빨간색 국물라면에 따라잡히고 시장 점유율은 한자리 수로 줄어들었다. 뉴스기사에 의하면 적자를 기록하고 있을 만큼 상당한 타격이 있었다고 한다. 2014년 기준으로 꼬꼬면을 흔히 볼 수 없게 되었으며, 한순간 바짝 떠올랐다가 내려온 라면을 꼬꼬면과 비교하여 기사화하기도 하였다.

 

 

-> 꼬꼬면 사진

 

copyrightⓒ팔도

 

 

->꼬꼬면과의 비교 기사

 

copyrightⓒ이코노믹 리뷰. 박정훈

그렇다면 허니버터칩은 어떠할까? 대한민국 음식 관련 사업 역사상 가장 강력한 단기 인기를 자랑한 제품으로 품절대란이 일어난 후 몇 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인기를 자랑하고 있다. 제대로 된 광고 없이 출시한 제품이지만 오로지 맛으로만 SNS에서 입소문을 타 너도나도 한 번씩 먹어보고 불티나게 팔렸다고 한다. 꼬꼬면과 다르게 물품을 구하기가 힘들었고, 허니버터칩의 폭발적인 인기로 감자 농사를 짓고 있는 농민들의 소득이 2배 이상 늘어났다는 기사도 나왔다. 마찬가지로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는 상황이 벌어졌고 인형 뽑기 기계에 허니버터칩이 등장 하는 이상한 현상이 일어나기도 하였다. 이때부터 품절대란 상품의 본격적인 사재기 현상이 일어났다고도 볼 수 있는데, 당시 중고거래로 유명한 사이트인 중고나라에서는 원가의 3배에 가격에 흔히 거래되었다고 한다.

 

 

->허니버터칩의 사재기 관련기사

 

copyrightⓒ한겨레 신문

 

허니버터칩이 이러한 기염을 토하자, 당연하게 공장 증설 이야기가 나왔다. 하지만 앞에 꼬꼬면의 사례를 아는 해태제과 관계자들은 상당한 고민을 하게 되는데, 꼬꼬면의 장기수요 오판으로 날린 돈이 2000억에 달했다는 정보 때문이다. , 무턱대고 허니버터칩 생산 설비 증설을 했다간 팔도의 전철을 밟게 될 가능성이 높다는 뜻이었다. 결국 해태제과 측에서 투자 차원이 아닌 단순히 허니버터칩 증산을 위한 생산 설비 증설은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못을 박았다. 하지만 달달한 감자칩 시장이 시간이 경과하여도 확고하다는 판단 하에 생산공장을 증설하였고, 생산공장은 2016년에 완공 예정이지만 20155월을 기점으로 잔여물량이 보이기 시작하며 열기가 식었다. 하지만 예전만큼의 광풍은 아니더라도 꾸준히 인기를 유지하며 해태의 주력 상품으로 2017년 전체 과자 판매순위 7위에 오를 정도로 감자칩 시장의 선두주자 자리를 지키고 있는 중이고, 202110위권 밖으로 밀려날 때 까지 꾸준히 잘 팔린 편이었으며, 한인마트에도 2022년 현재까지 매출 1위를 기록하는 등, 여전히 해태제과식품의 주요 상품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지속되는 포켓몬빵 열기

 

-> 당근마켓 포켓몬빵 거래 가격

 

 

copyrightⓒ당근마켓 직접 캡쳐

 

202256일자 포켓몬빵 미개봉품 사재기 가격이다. 개당 4500원에 거래되고 있으며 최근 사재기가 불법이라는 소문이 들려오자 정가에 판매한다고 올려두고, 메시지를 통해 가격을 조정하는 일도 흔하게 벌어지고 있다. SPC삼립 역시 해당상황을 충분하게 인지하고 있음에도 꼬꼬면, 허니버터칩 등의 사례로 쉽사리 공장 증설을 하지 못하고 있어 당분간은 이러한 현상이 지속 될 것이다. 포켓몬빵으로 코로나로 인한 집콕 생활을 덜어주고 잠시나마 동심으로 돌아가서 좋았던 그 초기에 모습은 찾아볼 수 없다. 스티커만 취하고 빵은 버려지는 현실, 각종 범죄에 포켓몬빵이 악용되는 등 포켓몬빵으로 인해 사회는 피폐해져 가고 있다. 얼른 뒤틀려버린 현실 속에서 포켓몬빵이 순 기능을 하게 제자리를 찾아가야 할 것이다.

 

 

 

 

 

 

 

 

 

 

 

 

 

<출처>

2022.03.17.'품절대란' 포켓몬빵 알고 보니 씰스티커 제거 후 쓰레기로 ?. 신승민 http://www.safetimes.co.kr/news/articleView.html?idxno=108875

 

2022.03.22. “포켓몬빵 불매 운동합니다편의점주가 입고 중단한 사연은. 이진수

https://idsn.co.kr/news/view/1065622381163649

 

2022.03.16. 화이트데이 때 남은 페페로로쉐재고털이 하려고 포켓몬빵에 묶어 인질극 벌인 편의점. 전유진

https://www.insight.co.kr/news/386677

 

2016.02.19. 판매 5개월 짬뽕라면 인기, 이번엔 얼마나 오래갈까. 박정훈

http://www.econovill.com/news/articleView.html?idxno=282058

 

2014. 11.19 품귀 현상 허니버터칩중고사이트에도 등장.

https://www.hani.co.kr/arti/society/society_general/665179.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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