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해운업에 미치는 영향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해운업에 미치는 영향
  • 이아영 기자
  • 승인 2022.10.18 2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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_우크라이나-러시아 사태(이하 우크라이나 전쟁)가 7개월째 이어지고 있는 지금, 세계 경제는 요동치고 있다. 특히 식량자원과 에너지자원과 밀접한 시장의 경우 그 정도가 더하다. 자원분배의 문제는 특히 수출입과 깊은 관련이 있다고 볼 수 있는데, 이 때 대부분의 수출입을 주관하는 해운업은 받는 영향이 더욱 크다. 세계 경제와 밀접히 연관된 해운업은 우크라이나 전쟁에 어떤 영향을 받았는지 알아본다.

 

전쟁은 해운산업환경에 어떤 영향을 끼쳤을까?

_해운산업의 환경에 우크라이나 전쟁은 많은 영향을 미쳤지만, 그 중 큰 영향을 미친 2가지를 뽑자면 ▲금리 상승과 인플레이션 ▲유가 및 연료가의 상승을 들 수 있다.

 

금리 상승으로 인한 선박금융환경 악화

_IMF(국제통화기구)는 7월 World Economy outlook을 통해 우크라이나 전쟁이 세계 경제성장 둔화에 영향을 미치고 인플레이션을 가속시키고 있다고 평가했다. 인플레이션은 상품들의 가격수준이 전반적, 지속적으로 상승하는 현상이다. 7월 발표에서 IMF는 4월 발표한 세계경제성장률전망치 대비 2022년은 0.4%p 2023년은 0.7%p 하향시켜 각각 3.2%, 2.9%의 세계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예상했다. World bank(세계은행)6월 Global Economic Prospects 또한 2022년, 2023년 세계경제성장률 전망치를 1월 발표 대비 하향 수정했다. World Bank는 글로벌 공급망 붕괴와 스태그플레이션이 많은 나라들의 경제성장을 위협할 것이며, 많은 나라의 경기침체를 유발할 것으로 예측했다. 

 

_미국 연방준비제도는 인플레이션 억제를 위해 올해 상반기 세차례에 걸쳐 기준금리를 1.5%p 인상하였고 7월 0.75%p의 추가 인상을 단행했다. 선박 거래에 있어 주로 사용하는 화폐는 달러인데, 현재 미국달러의 급격한 금리 인상으로 선박금융환경에 악영향이 우려된다. 

 

_우리대학 해운경영학부 모 교수는 급박한 금리인상이 선박환경에 악영향을 끼칠 것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선박 투자는 많은 양의 자본을 필요로 하고, 이익창출을 위해 조달비용보다 훨씬 더 많은 수익을 가져와야 하는데 세계경기가 악화되고 물동량이 줄어든다면 비용 대비 효율이 굉장히 떨어진다.”라고 말하며, “화물량이 줄어들고 금리가 올라가는 현재 경제상황에서는 선박투자와 같이 고비용 산업은 굉장히 좋지 않은 상황”이라는 의견을 표했다.

 

유가 및 연료가 상승

_2022년 산유국의 더딘 생산증가로 1분기 상승추세를 이어가던 중 전쟁에 따른 러시아산 원유 수출의 차질로 인해 국제유가는 상반기 빠른 상승추세가 유지됐다. 전쟁 개시 후 3월부터 월평균 현물가격 기준 모든 원유의 가격이 배럴당 100달러 이상으로 지속됐다.

 

_고유가 추세에 따라 연료 가격 역시 높은 수준을 기록했는데, 싱가포르항 기준 MGO(저유황유)의 평균가는 톤당 1,329.4달러로 상반기 중 106.4% 상승하였으며, 동일 기준 고유황 연료인 380cst는 동 기간 44.0% 상승하여 톤당 616.6 달러를 기록했다. 2분기 중 연료유의 가격은 사상 최고치의 국제유가 수준을 기록했던 2008년 4~7월과 유사한 수준이다. 다만 2008년 당시에는 황산화물 규제가 없었기 때문에 저가의 벙커유가 사용가능했으나 현재 규제로 인해 선박은 대부분 저유황유를 사용한다. 저유황유가 주된 연료로 사용되고 있는 올해 상반기는 해운 역사에 있어 연료비 부담이 가장 높은 시기인 것으로 추정된다.  

 

현재 상황이 해운업 시장에 미치는 영향

_해운업은 싣는 화물의 종류에 따라 다양한 선종이 존재하며, 다루는 화물의 종류가 다르기에 선종별로 경제적 상황으로부터 받는 영향이 천차만별이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의 여파 또한 선종별로 차이가 있기 때문에 여파를 크게 받은 벌크선 시장 ▲탱커 시장 ▲LNG선 시장 ▲LPG선 시장을 위주로 전쟁의 영향에 대해  살펴본다.

 

_벌크선의 BDI 지수(Baltic Exchange) 그래프를 살펴보면 하반기 6월부터 BDI지수가 하락한 것을 볼 수 있다. 6월 평균 BDI는 2,389로  전년대비 18.5% 하락한 수치로 나타났다. BDI하락은 경기침체 우려와 코로나로 인한 물류 정체의 회복에 따른 것으로 추정되며, 하반기 벌크선 시황에 대한 우려가 있었다. 그러나 상반기 우크라이나 곡물 수출 중단 등으로 벌크선 해상운송량은 크게 둔화되고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한 교역로의 변화로 운송거리가 길어지면서 선복 수요는 증가했다. 전쟁으로 인한 원거리 효과와 해상운송량 둔화가 시황하락을 막은 것으로 보인다.

 

▲1년간 BDI지수 그래프 [제공: 한국수출입은행 경제연구소 자료: Clarkson PLC]

 

_탱커시장의 경우 유조선 선형별로 복잡한 양상을 띠고 있으나, 전반적 시황은  주요 노선의 운임이 상승해 개선되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2022년 상반기 세계 석유 생산량은 OPEC의 증산으로 코로나 이전 수준을 회복했으며, 우크라이나 전쟁의 여파로 러시아원유의 수입을 감소시키고 미국, 중동 등지로부터 수입으로 대체 시켜 새로운 운송교역로가 탄생했다.. 마지막으로 고유가로 인한 선박들의 운항속도 감속으로 총 선복량이 감소했다. 이 세가지 원인으로 탱커선의 운임개선 효과가 나타났다는 것이 한국수출입은행 해외경제연구소의 의견이다. 석유제품운반선의 경우에도 교역로 변화로 인한 원거리 효과 발생으로 해운수요가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유조선 운임 추이 그래프
[제공: 한국수출입은행 경제연구소 자료: Clarkson PLC]
▲유조선 용선료 추이 그래프
[제공: 한국수출입은행 경제연구소 자료: Clarkson PLC]

_LNG-LPG 시장은 우크라이나 전쟁의 영향으로 운임과 용선료 모두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_LNG선의 경우 2분기 이후 우크라이나 전쟁 여파로 러시아 파이프라인을 통한 천연가스 수입이 미국, 중동 등지로 전환되었고, 아시아 일부 물량이 재수출되는 현상도 일어나며 해운 수요가 크게 증가했다. LNG선 용선료 추이 그래프를 보았을 때 1분기 큰 폭 하락이후 전쟁 효과로 2분기 크게 상승한 것을 볼 수 있다.

 

_2022년 상반기 LPG 해운상황은 전쟁효과로 인해 2분기 본격 상승했다. 유럽국가들이 LPG를 러시아가 아닌 미국으로부터 수입하여 대체하였고 미국 또한 적극적 수출로 해상운송 수요가 발생하여 시황이 상승하였다. LNG선과 마찬가지로 2분기 상승폭이 크게 나타났다. 하반기 LPG선 시황은 경기침체로 수요가 둔화될 것으로 예상되나,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새로운 교역로가 만들어져 수요가 급감할 가능성은 낮다.

 

▲LPG선 정기용선료 추이 그래프
[제공: 한국수출입은행 경제연구소 자료: Clarkson PLC]

 

▲LNG선 정기용선료 추이 그래프
[제공: 한국수출입은행 경제연구소 자료: Clarkson PLC]

 

_모 교수는 우크라이나 전쟁이 LNG선의 공급량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말했다. 교수는 “러시아에서 오일을 수급했던 국가들이 이제 장거리로 LNG를 수급해야하기 때문에 운송수요가 장거리로 이동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고 말하며 운송수요는 화물양+운송거리이기 때문에 이 점이 시장에 큰 영향을 끼친 것이라는 의견을 표했다.

 

해운업과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_해운업은 화물을 실어 나르고 그 운송비, 즉 운임을 화주에게 받아 이득을 창출하는 세계적 규모의 산업이다. 또한 해운업은 극단적인 경기민감형 사업으로, 국제 물류의 흐름에 기민하게 반응할 수밖에 없으며, 국제 정세의 작은 변화가 큰 영향을 줄 수 있는 분야이다.

 

_현재 거의 모든 선종이 전쟁의 영향으로 운임향상 등 호재를 보이는 것으로 나타난다. 결과만 본다면 우크라이나 전쟁 상황은 국제해운산업에 오히려 좋은 상황이라 판단할 수 있다. 하락세였던 LNG선박의 시황이 2분기 기준 오른 것으로 볼 때 이번 우크라이나 전쟁은 해운업계에 이익을 불러왔다는 것이 명백하게 드러난다.

 

_하지만 해운업은 과거부터 10~20년 주기로 호황, 불황 사이클이 명백히 존재해왔으며, 그 차이가 상당하다는 점을 해운사는 명심해야 한다. 지난 1년간 코로나로 인한 유례없는 호황이 끝나가고, 전쟁으로 잠시 막아 놨지만 결국 업계가 다시 정상화되는 것은 피할 수 없는 일이다. 해운업계는 지금 호황이 막바지임을 알아차리고 불경기에 대비, 다음 호황기를 대비하여 기반을 다지는 것에 초점을 맞춰야 할 것이다. 

 

_모 교수는 해운업계가 할 수 있는 대비책으로 현재의 영업이익을 유보금으로 쌓아 과거와 같이 긴 불황이 올 것을 대비할 수 있는 완충재를 만드는 것과 그리스와 일본처럼 저시황기에 값이 싼 선박을 많이 확보해, 고황기때 선박을 매각하는 전략을 제시했다. 다만 친환경 규제로 인해 미래 전망이 불분명하다는 점을 주의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참고문헌

한국수출입은행 해외경제연구소 [해운-조선업 2022년 상반기 동향과 하반기 전망]

KIEP 러시아분과 대외경제전문가풀 세미나 [우크라이나 전쟁의 주요 쟁점과 전망]

IMF(국제통화기구) [July World Economy outlook: Gloomy and More Uncertain]

World bank(세계은행) [June Global Economic Prospects: Stagflation Risk Rises Amid Sharp Slowdown in Growth]

한국해양수산개발원 KMI 동향분석 [우크라이나 사태가 우리나라 해양수산 분야에 미치는 영향과 대응방안]

UNDP(유엔개발계획) [Food, fuel, finance: The global impact of the war in Ukrai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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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8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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