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가오는 ESG, 과연 우리대학은
다가오는 ESG, 과연 우리대학은
  • 김채빈 기자
  • 승인 2022.10.18 20:3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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_ 우리는 ESG 시대에 살고 있다.

 

_ ESG는 환경(Environmental), 사회(Social), 지배구조(Governance)의 영문 첫 글자를 조합한 단어로, 기업 경영에서 지속가능성을 달성하기 위한 3가지 핵심 요소이다. 과거에는 기업을 평가함에 있어 ‘얼마를 투자해서, 얼마를 벌었는가’를 중심으로 ‘재무적’인 정량 지표가 기준이었지만, 최근 기업이 사회에 미치는 영향력이 증가하며 ESG 관련 ‘비재무적’인 지표가 기업의 실질적인 가치 평가에 있어 더 중요할 수 있다는 인식이 늘어나고 있는 상황이다.

 

ESG 구성 세부 요소. KRX ESG 포털 제공
ESG 구성 세부 요소. KRX ESG 포털 제공

 

_ 최근 KPR 디지털커뮤니케이션연구소가 매스미디어와 함께 SNS상의 빅데이터 440만 건을 분석한 결과, 2021년 ESG 관련 언급량은 242만 3,000건으로 2020년 대비 약 44%가 증가했다. 또한 미국에 이어 유럽도 ESG 공시 의무화를 추진하며, 유럽 정부와 의회는 CRSD(기업 지속가능성 보고 지침)을 채택했다고 밝혔다. CSRD는 기업이 사람과 지구에 미치는 영향을 공개하도록 의무화하여 기업책임 강화를 위한 방안으로, 지속가능성 의무 공개를 포함해 기업의 행동 변화를 주도하고 향후 지속가능성 보고를 재무 보고와 동등하게 만드는 것을 목표로 한다.

 

_ 『2020 한국 ESG 금융 백서』에 따르면, 2021년 ESG 금융 규모는 2020년 말 기준, 492조 원으로 2017년 대비 242% 성장했다. ▲ESG 대출 ▲ESG 채권 ▲ ESG 펀드 등 다양한 ESG 금융상품들이 개발됐으며, 최근 5년간 모든 금융 유형이 2배 이상 성장했다.

 

연도별 ESG 금융 유형 규모 추이
연도별 ESG 금융 유형 규모 추이

 

 

기업, 금융당국 글로벌 ESG 공시 압박에 초긴장

_ 지난해 10월, 영국 글래스고에서 열린 제26차 유엔기후협약당사국 총회에서 국제지속가능성 기준 위원회 ISSB(International Sustainability Standards Board)가 출범하여 국제적으로 인정되는 단일 지속가능성 기준을 제정하기로 결정해 진행 중이다. 이에 기업들과 금융당국은 ESG 공시에 발 빠르게 대비하고 있다. 삼성·SK·현대차·LG 등 한국의 주요 그룹은 물론 4대 금융지주·증권업계·정보기술(IT)업계·식품업계·철강업계 등 업종을 가리지 않고 ESG를 핵심 키워드로 내걸었다. 금융위원회는 2025년부터 자산 2조 원 이상 유가증권시장 상장사들에 대한 ESG 의무 공시를 예고했으며,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지난 31일 이화여자대학교에서 열린 녹색 금융 관련 국제 컨퍼런스 및 청년 채용설명회에서 “ESG 워싱과 기후리스크 관리 등 최근 국제기구와 해외 감독당국의 대응에 발맞춰 금감원도 국내 금융권 특성 등을 감안한 감독 정책을 정립할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 금융감독원 제공
이복현 금융감독원장. 금융감독원 제공

 

 

“이제는 대학도 ESG 경영 도입해야”

_ 최근 산업통상자원부는 ‘K-ESG 가이드라인’을 발표하여 ESG에 대한 중요성을 강조했다. 이에 공공기관들도 ESG 경영에 적극 나서고 있다. 지난 6월 30일, 한국사학진흥재단 미래정책연구실이 ‘ESG 경영과 대학의 역할’을 주제로 『KASFO BRIEF』 2호를 발간했다. 보고서에는 기업, 공공기관을 넘어 대학도 ESG 경영을 적극적으로 도입해야 하며, ESG 경영 도입에 고려할 절차와 방안들이 제시돼 있다.

_ 보고서에 따르면, 교육과 인재 양성을 담당하며 국가로부터 재정지원을 받는 대학은 공공기관의 성격을 띠기에 여타 공공기관과 마찬가지로 ESG에 관심을 두고 사회적 책임을 감당해야 한다. 재단은 대학 ESG 경영 도입을 위해 세 가지 방안으로 ▲ ESG 연구 확대 및 관련 인재 양성 ▲ 대학 ESG 경영을 통한 ESG 문화확산 기여 ▲ 대학 ESG 경영 공시기준 마련을 꼽았다.

_ 건국대, 건양대, 배재대 등 대학에서 선제적으로 ESG 위원회를 구성해 대학의 ESG 경영과 교육 비전을 공개하였으며, 충남대는 지난해 11월, 17개 지자체, 대학, 공공기관 협의체로 구성된 ESG 추진 협의체를 출범했다. 또한 전주시는 전주지역 6개 대학과 ‘전주시-대학 ESG 협약’을 맺어 ▲친환경 캠퍼스 조정 ▲ 재능 나눔을 통한 지역사회 공헌 ▲ 학생 인권을 존중하는 대학 조성 ▲ 청렴하고 평등한 대학문화 조성 등을 ESG 공동실천사업 목표로 설정했다.

_ 대학과 지자체가 협력하여 ESG 경영을 도입하는 이유는 ‘상생’이다. 학령인구 감소로 인한 대학의 위기는 곧 지역의 위기로 이어지는 시점에서 대학과 기관이 사회적 책임의 주체로 지역사회의 문제를 함께 해결해 나가면서 지역 활성화를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대학과 지자체의 협력으로 지역 전체의 지속가능성을 제고할 수 있다. 

 

 

“ESG경영, 우리대학은?”

_ 우리대학의 ESG 경영 현황과 ESG 경영 도입에 대해 해양경영경제학부 유일선 교수에게 자문을 구했다.

 

 ESG 등장 배경에 대해 설명 부탁드립니다.

유일선 교수 : 최근 기후변화, 자원고갈, 삼림파괴 등 환경오염과 산업재해, 노동착취, 아동노동 등 기업의 사회적 책임회피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으며, 소수 대주주 중심의 폐쇄적 의사결정 구조로 인한 부정부패, 정경유착, 주주 손실 발생 등 불투명한 기업 지배구조 역시 고려 대상으로 떠오르고 있다. 과거에는 기업의 목표가 이윤추구뿐이며, 화폐적 가치를 나타내는 재무제표를 통해 기업가치를 나타냈지만, 기업들의 환경문제 유발과 사회적 무책임에 대해 소비자들의 비판의 목소리가 커지고, 기업의 지속가능성에 대해 고민하게 됐다. 이에 E(환경문제), S(사회적 책임), G(지배구조) 관련 비화폐적 가치 역시 기업의 평가 기준 포함에 대한 필요성이 대두됐다.

 

국내외 ESG 상황은?

유 교수 : 2006년 유엔 “책임투자원칙(PRI) 발표를 시작으로, 2014년 EU가 기업의 비재무정보공개 지침 입법을 완료했으며, 2021년 지속가능금융공사(SFDR)을 규정해 금융기관 투자상품의 지속 가능 정보공개가 의무화됐다. 세계 3대 연기금인 노르웨이 국부펀드 주도로 전 세계 국부펀드의 75%가 기업평가에 ESG 평가 기준이 적용 중이다. 국내는 2015년 국회에서 국민연금법 개정으로 ESG 투자 근거를 마련했으며, 2020년 산업통상자원부가 한국형 ESG(K-ESG) 평가지표 프로젝트를 실시했다. 또한 금융위원회가 ESG 정보 공개를 단계적으로 확대하겠다고 밝혔으며, 국민연금 ESG 투자 비중이 50%까지 확대된 상황이다.

 

대학에도 ESG 경영 도입이 필요하다고 보는지

유 교수 : 대학도 공공기관의 성격을 띄고, 공기업과 비슷하게 이윤만을 추구하지 않는다. 그렇기에 빠른 ESG 경영 도입이 필요하다고 본다. 대학 내 ESG 데이터를 구축하는 방안을 마련해 정보공유시스템을 도입해야 한다.

 

현재 우리대학 내, ESG 경영 관련 강좌가 개설되지 않은 것으로 파악했습니다. ESG 경영 관련 강좌 개설이 필요하다고 보는지

유 교수 : 학생들이 졸업해 사회에 진출하면 노동자, 투자자, 소비자 역할을 수행하게 된다. 개인뿐만 아니라 지속가능한 사회를 유지하기 위해 ESG에 대한 인식이 필요하다. 교양과정 중 ESG 강좌를 개설해, 기업의 환경오염(E), 사회적 무책임성(S), 불투명한 지배구조(G)에 대해 인식하고 기업과 사회공동체의 지속가능성에 대해 토론해야 한다. 또한 기업의 전통적인 이윤추구 방식에 대한 대안을 마련하고 새로운 ESG 평가 지표를 연구·개발해야 한다. ESG 경영 관련 강좌를 통해 책임 있는 현시대의 교양인을 육성해야 한다.

 

우리대학의 ESG 경영 도입을 위해 필요한 준비 과정은 ?

유 교수 : 해양대 관련 ESG 데이터를 수집해 정보공유시스템을 구축하고 대학 내 ‘ESG 위원회’를 설치해야 한다. 대학 본부는 미래 ESG 기반 평가를 대비해 공공기관에 부합하는 ESG 표준화 연구와 준비를 실행해 실천 방안과 실행역량을 제고하고, 학생들은 학생회 주도로 학내 ESG 인식과 역량 제고 방안을 고민하고, 학생의 관점에서 ESG 연구와 실천을 위한 동아리와 학회 활동을 활성화해야 한다.

 

ESG에 대해 학우들에게 한마디 부탁드립니다.

유 교수 : 지속가능한 사회를 만들기 위해서 소비자들의 역할이 중요하다. ESG 경영을 둘러싼 기업과 소비자의 이해관계가 상충한다. 기업의 ESG 경영을 장려하기 위해, 기업을 철저히 따져 ESG 친화 기업 제품을 소비하는 태도를 함양하는 것이 좋다. 또한 현재 한국은 환경문제에만 관심이 집중되어 있어 S와 G 문제, 특히 기업 지배구조(G)에 더욱 비판적 시각을 길렀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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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8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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